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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지역주민 잇는 ‘복지 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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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봉구 방학 1동 ‘주말농장’에서는 독거노인 20여 명과 어린이집 아이들 30여 명이 손에 흙을 묻혀가며 텃밭을 가꾸고 있다. 채소를 다듬고 만져보는 할아버지와 유심히 지켜보며 이것저것 질문하는 아이를 보니 영락없이 친손자 같다. 여름에는 함께 물놀이도 다녀왔고, 저녁에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한다. 이제는 한가족처럼 주말을 보낸다.

 

서울 도봉구 ‘도봉복지공동체’ 이야기다. 14개 동 240여 명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주민참여형 복지공동체다. 도봉복지공동체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복지행정상’ 민관협력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돈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된 복지가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복지위원회 운영과 함께 도봉구는 복지에 관심 있는 기업과 단체, 종교시설 등 91개소를 민간 복지거점기관으로 선정하고 취약 계층과 1 대 1 결연을 맺어 꼼꼼하게 지원했다. 이들을 통해 운영하는 복지사업만 무려 121개에 달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 ‘선한 이웃’들이 자발적인 재능 기부와 정서적 유대감으로 나눔을 실천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나눔’을 매개로 한 지역 복지공동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반가운 자리가 마련됐다.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경남 거제시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제8회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전국대회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전국 시·군·구의 복지 관계자, 학계 전문가, 공익단체 종사자, 주민 대표 등이 참여해 복지사업을 실천하는 민관협의기구다. 2006년 설치된 이래 공공기관과 지역주민들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복지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지역복지는 민관협력으로, 당신이 필요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국대회는 지역주민들과 공공기관의 뜻을 모으는 화합의 장이었다. 참석자들은 복지 인력과 기능을 확대해 사회안전망의 틈새를 촘촘히 메워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전국의 복지 전문가와 교사, 의사,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500인 원탁토론회’에서는 신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각 지역의 요구에 따른 특색 있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보건복지부 지역복지과 전명숙 사무관은 “갈수록 ‘맞춤형 복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복지 혜택을 ‘얼마나 주는가’가 아닌 ‘어떻게 주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적 성장보다는 실제 주민들이 복지 혜택을 어떻게 체감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성과도 상당하다. 2012년 기준으로 지역사회복지계획 등 각종 사회복지사업에 대해 1,500건에 가까운 건의사항을 제출했다.

또 500여 건의 연구와 조사 실적도 내놨다. 공공기관의 경직성과 주민들의 요구 사이에 생기는 공백에 윤활유 역할을 하며 지역복지정책에 구심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전명숙 사무관은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대해 “복지의 질적 패러다임을 바꾼 통로이자 거점”이라면서 “그동안 탄력이 부족했던 기존의 복지시스템을 뛰어넘은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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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등 기초지자체 3곳, 복지행정상 대상

참석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행사 마지막 날 지역복지사업 우수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0일까지 각 지자체가 주도한 ‘민관협력 우수 사례 공모전’을 실시했다. 168개의 지자체가 경합을 벌인 결과 기초단체 세 곳이 선정됐다. 서울 도봉구와 전북 완주군, 경기 남양주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도를 마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완주군의 ‘희망복지지원단’은 읍·면·동 주민 278명이 자원해 복지에 힘을 보탠 사례다. 2012년 4월 구성된 희망복지지원단은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취약 계층을 위한 활동을 해 왔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출범 이후 지역 시민단체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소외된 곳을 조금이라도 더 보듬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앞으로도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우수 복지자치단체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경기 남양주시는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민간기관인 ‘희망케어센터’와 힘을 합쳐 소외 계층에 대한 긴급 연락망을 구축하고, 이에 따른 통합서비스를 제공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전국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올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기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이번 전국대회의 논의 결과와 지역 주민의 요구를 더욱 세심히 반영한 ‘제3기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은 “앞으로 복지 분야에선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보다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각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복지 시책을 운영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글·장원석 기자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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