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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대보증’ 빚더미 11만명 구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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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1997~2001년) 당시 신용불량자가 된 236만 명 중 연대보증으로 채무를 진 11만여 명을 오는 7월부터 선별 구제된다. 외환위기로 부득이하게 빚의 늪에 빠진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을 구제해 서민 경제를 안정시킨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5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 채무자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을 서신용불량자가 된 채무자에게 정부가 채무조정을 해주는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는 “외환위기 당시의 연대보증 채무로 현재까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곤란한 계층이 존재하고, 또 일부는 변제능력에 비해 과도한 채무를 장기간 부담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며 “국가적 재난 시기에 기업이 부실화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채무가 아닌 연대보증 채무로 장기간 곤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원방안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구제 대상은 부도율이 급등했던 1997년부터 2001년 사이 도산한 중소기업에 대해 연대보증한 채무자다. 연체 정보 등 불이익 정보 등록자 1,104명, 연체된 보증채무 미상환자 11만3,830명이 대상이다. 총 채무액은 13조2,42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은행연합회의 어음부도 기업 관련인 정보를 일괄 삭제해 불이익 정보가 등록된 사람들이 이후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계획이다.

연대보증 채무 미상환자에 대해 최대 70퍼센트까지 채무를 탕감해준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신·기보(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금융사 등이 보유한 채무를 사들인 뒤 원리금 감면 등으로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채무조정 대상 연대보증인(11만 명) 중 채무조정을 신청한 채무자의 채권만 매입한다. 매입 가격 산정은 잔여이익 배분방식이 적용된다. 단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개인회생 또는 파산진행 중인 채권은 제외된다.

재원은 캠코가 자체 조달하는데 173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채무조정 대상액 13조2천억원 중 캠코 보유분(6조3천억원)을 제외한 6조9천억원을 0.25퍼센트 가격(과거 기술신용보증기금 매입가 기준)으로 매입할 경우 소요액이다.

구제 대상은 총 연대보증 채무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다.

총 채무를 연대보증인 수로 나눈 뒤 각 보증인에게 나눠진 채무원금의 40~70퍼센트를 감면해준다. 원금은 최장 10년까지 분할납부하면 된다.

채무 조정을 하더라도 상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채무 부담액이 많다고 판단되면 채무 부담액 최고 한도를 별도 산정할 방침이다. 질병·사고 등으로 정상 상환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최장 2년까지 상환 유예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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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사기 등 부적격자 외엔 불이익 정보도 삭제

채무 조정자가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취업 성공 패키지 사업, 소상공인 창업학교 등을 연계해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캠코의 채무 조정으로도 상환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개인회생, 파산 등을 유도할 예정이다.

3대상자는 7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캠코 등을 통해 구제 신청을 하면 된다. 불이익 정보 삭제는 고의나 사기에 의한 어음, 부도자 등 부적격자 여부를 검증한 뒤 처리해줄 예정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대보증 구제는 가치의 문제”라며 “(채무 조정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보다) 구제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카드사태와 미국발 금융위기 등 다른 연대 보증자에 대한 구제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지원정책은 현 은행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대보증 채무 미상환액의 대부분은 이미 은행권의 관리영역을 떠나 있거나 상각 처리된 상태여서 은행에 추가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채무조정 대상이 될 연대보증 채무 미상환자 11만3,830명 중 민간 금융회사에서 관리하는 사람은 5,376명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채무조정 대상액 13조2,420억원 중에서도 금융회사는 1조57억원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대부분의 보증채무 미상환액은 캠코나 신·기보 등 공적 금융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장기 미상환 채권을 대부분 부실채권으로 분류, 충당금을 100퍼센트 가까이 적립하기 때문에 1997~2001년 발생한 채무가 더는 은행 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이번 구제안은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캠코로 매각, 캠코에서 연대보증인 채무를 감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의 금융기관에도 부담이 적다.

글·박상주 기자

 

문의 : 한국자산관리공사 www.kamco.or.kr

희망다모아콜센터 ☎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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