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이제는 장년층과 자영업자다. 최근 정부는 길어지는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다양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대책, 서비스산업 육성정책, 각종 규제개혁 등 굵직한 정책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 왔다. 9월 24일에는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여러 부처가 합동으로 민생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장년층의 고용안정과 자영업자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자영업의 어려움이 장년층의 고용불안과 과당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퇴직 장년층의 고용불안이다. 조기 퇴직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몰리고 과당경쟁하는 결과가 이어지는 것이다. 거기에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영업에 몰리면서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 창업에서 폐업에 이르기까지 자영업의 생애주기 단계별 선순환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그밖에 상가권리금 문제나 영세업체의 주차난 등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50대 초 노후설계 돕는 ‘장년 나침반 프로젝트’ 마련
정부는 자영업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단편적인 제도개선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각 단계별로 필요한 조치를 적재적소에 마련해 전반적인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현재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희망 은퇴연령은 72세에 이르지만 실제 은퇴연령은 53세에 불과하다. 거기에 2017년 한국은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장년층 고용안정대책을 마련했다. 평생 경력개발·관리, 재직, 재취업, 은퇴 등 총 4단계로 나눠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다.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이 ‘장년 나침반 프로젝트’다. 본격적인 퇴직 걱정이 시작되는 50대에 진입할 때 개인의 경력을 진단하고 노후설계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50세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지역별로 지정된 민간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재직 단계에서 필요한 대책도 나왔다. 60세 이상의 정년제 안착을 위해 임금체계와 인사제도를 개편하고 근무형태 다양화 등의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도입은 됐지만 제도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금피크제에 대한 재정지원도 강화한다. 근로자가 임금피크제로 인해 임금이 줄어들 경우 과거 2년에 한해 최고 연 840만원을 지원하던 금액이 1,080만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준비된 창업으로 실패율 줄이도록 단계별 대책
이미 퇴직한 사람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28개인 중장년일자리센터를 2015년 33개로 늘리고, 전문인력의 경력과 기술을 활용하는 정부 일자리지원사업을 늘린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박종환 서기관은 “일자리센터는 전국경제인연합회·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민간에 위탁해 상시 운영 중”이라며 “맞춤형 취업전략을 세워주는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을 위한 단계별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준비된 창업으로 실패율을 줄이는 데 힘쓴다. 창업 전에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창업과밀지수와 경고등 표시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창업자금 신청 시에는 온라인 자기진단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유망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교육을 늘리고 지원금도 늘린다. 이미 창업한 사람들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나왔다.
낙후된 구도심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권관리제도를 도입한다. 또 소공인 집적지역에 공동판매장과 창고를 결합한 복합시설을 구축하고 소공인특화지원센터도 확충할 계획이다. 복잡한 규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자영업자들을 위해 총 20건의 업종별 규제도 완화했다. 약 100만명 이상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파산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가 유망 업종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경우 교육과 컨설팅, 자금을 종합 지원한다. 자영업자에서 임금근로자로 전환을 희망하는 사람은 ‘폐업컨설팅→직업훈련·취업수당→채무부담 경감’으로 이어지는 희망리턴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건물이나 상가를 임대해 영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가 권리금이다. 권리금은 건물의 시설과 입지, 고객 등 유무형의 이익과 관련해 주고받는 금전적 대가다. 상관습적으로 권리금 수수가 보편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감안해 권리금의 정의를 법률에 명시할 예정이다.
자영업자들 중에서는 오랜 기간 공들여 사업을 일구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퇴거하는 경우가 많았다. 건물주(임대인)는 과도한 임대료를 요구하며 기존 임차인(건물을 임대한 사람)을 퇴거시킨 후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받거나, 자신이 직접 영업을 하는 식으로 이득을 챙긴다. 바뀐 건물주가 기존 임차인에게 강제 퇴거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힘이 약한 임차인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임차인 대항력 확대… 권리금 회수 방해 원천차단
앞으로는 임차인의 권리가 대폭 강화된다. 먼저 임차인의 대항력(건물주가 바뀌었을 때 기존 임대차계약 내용을 새로운 건물주에게 주장할 수 있는 효력) 범위가 확대된다. 예전에는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x100, 서울 기준)의 규모가 4억원을 초과할 때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었다. 개선된 제도 아래서는 환산보증금 규모와 관계없이 대항력을 인정한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앞으로 건물주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도록 의무화한다. 다만 임차인이 임대료를 3기 이상 연체한 경우, 임차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등 8가지 갱신 거절 사유를 마련해 건물주의 권리도 함께 보호한다. 또 손해배상청구권을 신설해 억울하게 권리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을 구제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임대인이 법률에 규정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를 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묻는다.
앞으로는 권리금 분쟁 해결이 손쉬워진다. 전국 시·도에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권리금 분쟁을 처리하게 할 방침이다. 그동안 음성적으로 거래된 탓에 자주 발생하던 분쟁을 즉시 조정 또는 합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기획재정부 산업경제과 최원석 사무관은 “이번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는 관련 법 개정 이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지자체 민원실에 유사 기능이 있지만 구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글·박성민 기자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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