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

 

2“스마트폰 키보드는 일반 사람도 헷갈리고 어렵습니다.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은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어떻게 하면 시각장애인들도 손쉽게 문자를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스마트폰 점자 키보드 앱을 개발하게 된 겁니다.”

지난 11월 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점자 키보드 앱’으로 대상을 수상한 유진희(22·이화여대3) 씨의 말이다.

특허청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박상대)가 공동 주최한 ‘2013 대학창의발명대회’에는 전국 94개 대학에서 3,442건의 발명품이 출품돼 경합을 벌인 끝에 유 씨를 포함한 김지원(21·이화여대3), 윤영미(23·한양대4) 씨가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최고의 발명으로 선정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점자 키 함께 사는 세상 보드 앱’은 약 25만명에 이르는 시각장애인이 손쉽게 한 손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기존에 있던 시각장애인용 고가의 문자 입력장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실용성은 물론 창의성과 완성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이 팀을 지도한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이형준(35) 교수 연구실에서 대상 수상자들을 만났다. 윤영미 씨는 해외에 나가있는 관계로 이 교수와 유진희, 김지원 두 명의 수상자만 참석했다. 2012년 1월 삼성이 주최한 ‘소프트웨어 챌린지캠프’에서 같은 팀으로 만난 셋은 그때부터 시각장애인용 앱을 개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한다.

기존에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에서 상대방에게 문자를 보내는 방법은 음성을 이용하는 것과 모스 부호를 사용하는 것 두가지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 모두 단점이 있었다. 음성을 사용하는 방법은 주위가 시끄러우면 잘 들리지 않고, 모스 부호를 사용하려면 모스 부호를 직접 배워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유 씨는 “시각장애인들이 모스 부호를 몰라도 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점자 체계를 통해 문자를 보내는 방식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2

“점자 체계만 알면 누구나 사용”… 키보드 체계 특허 출원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점자는 총 6개의 점으로 표현되는데, 이 6분할을 스마트기기에 그대로 구현해 바로 타이핑할 수 있도록 구현해 놓은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이 기존 스마트폰에 있는 일반 키보드를 일일이 외워서 타이핑하는 수고를 덜어 준 것이다.

46개 분할면마다 ‘도레미파솔라’의 음을 넣어 어느 칸에 어떤 음이 나오는지 기억하게 해 놓았다. 철자가 틀리면 음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글자를 모두 친 것을 문장으로 확인하려면 화면에 손가락을 놓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자신이 타이핑한 글자를 음성으로 들을 수도 있다.

이때 문자를 틀리게 입력하면, 왼쪽으로 드래그해 지우고 다시 타이핑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다.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문자를 보내야 할 때는 이어폰을 끼고 들으면 된다.

김 씨는 “어떤 스마트폰 사이즈라도 6개 칸으로 꽉 차게 분할되는 키보드 체계는 현재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유 씨의 꿈은 졸업 후 정부조직에 들어가 공공성과 관련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대학창의발명대회 같은 정부 주최 발명대회에 끊임없이 나가 실력을 쌓고 있다. 김 씨는 “통신회사나 반도체회사에 들어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나 엔젤투자자들이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순수하게 평가해 그 아이디어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해서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똑똑한 과학 인재들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박미숙 기자 2013.12.02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