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저희 학생들에게 가장 돋보이는 점은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마음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을 바꾸겠다는 목표가 있지요.”
페레츠 라비 테크니온대학 총장은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눈과 표정을 볼 때마다 세상을 향한 도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1924년 설립된 테크니온대학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최고의 공과대학이다.
졸업생 60퍼센트가 창업을 하고 이스라엘 100대 기업 CEO의 절반이 이 대학 출신이다. 졸업생 4명 중 1명이 특허를 가지고 있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의 임원 대부분도 이곳 출신이다.
이스라엘 창조경제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학이다. 테크니온대학을 이끌고 있는 라비 총장에게 전자메일로 대학의 역할과 한국과의 교류, 그리고 창조경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테크니온은 수많은 기업인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 수많은 벤처기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이 있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테크니온 출신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창업을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대부분이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키우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합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DNA에 있는 생각입니다. 대학도 같은 입장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 자금을 지원하며 창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테크니온대학 졸업생들은 자발적으로 후배들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재학생들이 기업 활동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공학부 3학년생들은 반드시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기업과의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스로 기업을 일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한국에도 높은 기술을 자랑하는 대학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상업화하는 일은 아직 진전이 더딘 편입니다. 테크니온은 기술의 상업화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요.
“테크니온의 경우 상업화 과정을 돕는 T3라는 기술이전센터가 있습니다. 테크니온에서 연구·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 설립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T3는 라이센싱(Licensing)·로열티·회사지분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으며 올해(2012. 9 ~ 2013. 8)만 T3를 통해 약 2,6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둘 예상입니다.
우리 대학은 T3와 같은 수익 모델을 꾸준히 찾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되면 20~30년 후에는 세계 어느 대학보다도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전 수익과 관련하여 의료 부분에서 전자 및 기계공학쪽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테크니온대학 자체적으로 인큐베이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들 중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약 1~2년 동안 5만 ~ 6만 달러 규모의 투자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벤처캐피털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테크니온대학 벤처캐피털 기관은 테크니온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회사에 지금까지 2차례의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주요 사업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테크니온대학 교수 42명이 한국과 교류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KAIST와 가장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KAIST는 테크니온대학과 유사한 학교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수준 높은 대학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BSF(Binational Science Foundation)와 같은 한국-이스라엘 양자 간 학술연구 펀드가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만약 이런 펀드가 있다면 양국의 학술 교류가 훨씬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KAIST와는 매년 진행되는 학술포럼을 통해 교류하고 있으며 저도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정부는 이스라엘의 경제 모델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또한 창조경제로 설명되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경제 시스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는 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기업문화 형성이 바로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 창조경제는 문화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직원이 사장과 회사에 관련된 내용들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도전정신을 뜻하는 ‘후츠파(Chutzpah)’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도전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이지요.
한국에서도 이러한 후츠파 정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학교 교육과 기업정신을 장려하는 사회 문화 가운데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합니다. 많은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들이 성공보다는 실패를 맛봅니다. 이런 실패 속에서 사람은 성장합니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이러한 도전에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화 없이는 창조경제를 이룰 수 없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한국에는 교수와 학생의 수평관계, 자유롭게 질문하는 문화, 실패가 허용되는 문화가 필요한 듯합니다. 제가 한국에 갔을 때 많은 한국 학생들이 질문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습니다. 바보같은 질문이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신 있게 질문하면 좋겠습니다.
테크니온에는 노벨상을 받은 다니엘 셰흐트만 교수가 있습니다. 그의 ‘유사결정(quasicrystal)?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니엘 셰흐트만의 연구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연구라고 손가락질했습니다.
하지만 셰흐트만 박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연구에 집중했고 결국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것을 후츠파 정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킬 때 꿈은 이루어집니다.”
글·조용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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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