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데마찌’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김씨처럼 ‘데마찌’를 당하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 지원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심혈관계질환·유방암·소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고용보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무용·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조명·음향 등 기술 스태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자의 자녀·손자녀·형제·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근로시간 15∼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설치한다.
글·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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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