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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와촌면 박사리 ‘경산삽살개육종연구소’ 내 훈련장. 삽살개 단디(2세)가 나무토막 이곳저곳을 킁킁거리더니 우뚝 멈춰서는 동작으로 조련사에게 뭔가 찾아냈음을 알렸다. 단디가 멈춰섰던 나무토막에서는 나무 속을 파먹고 있던 흰개미들이 발견됐다.
이곳 연구소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우리 토종 견종인 삽살개가 흰개미 탐지견 훈련을 받고 있다. 흰개미 분비물 냄새에 반응하는 훈련을 반복한 지 넉 달째부터 단디는 흰개미 서식처를 척척 찾아냈다. 또 다른 삽살개 깜(5세)은 아직은 후보다.
권기진 부소장은 “흰개미 탐지견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 1년 정도 훈련을 받아야 한다. 단디와 깜은 앞으로 현장적응훈련을 거쳐 올 상반기에는 실제 현장조사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지정 문화재 2천3백여 건 중 목조 문화재는 3백20여 건. 문화재청에 따르면, 해마다 10~20건의 목조 문화재가 흰개미 피해를 입고 있다. 한반도 기후 온난화로 흰개미 피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문화재청은 3백20여 건의 목조 문화재 전체에 대해 5년마다 흰개미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육안만으로 흰개미 서식여부를 판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흰개미 탐지견을 이용한다. 그러나 현재 흰개미 탐지견은 세 마리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한국삽살개재단, 경산삽살개육종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삽살개 두 마리를 흰개미 탐지견으로 훈련시켜 왔다.
한국삽살개재단 하지홍 이사장(경북대 생명과학과 교수)은 “삽살개는 다른 견종에 비해 성격이 온순하고 침착하면서도 집중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외산품종의 개라면 그냥 지나칠 곳도 꼼꼼하게 잘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단디와 깜을 포함해 모두 여섯 마리의 삽살개를 흰개미 탐지견으로 훈련시킬 계획이다.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김계식 과장은 “1차로 탐지견이 흰개미를 찾아내면 2차로 극초음파 탐색기로 서식여부를 확인한 뒤 살충제를 뿌려 방제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삽살개는 한반도 동남부에 널리 서식하던 토종개로 신라시대 왕실과 귀족들이 군견으로 싸움터에 데리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삽살은 ‘귀신·액운(살)을 쫓는다(삽)’는 의미. 일제 강점기 군용모피 자원으로 지정되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에 처했다. 1969년 경북대에서 복원작업을 시작해 1992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공익을 위해 현장을 누비는 견공은 더 있다. 하루 평균 8만여 명이 드나드는 우리나라의 관문 인천국제공항. 입출국장에서는 제복을 입은 세관직원과 함께 청사를 누비는 마약·폭발물 탐지견을 종종 마주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효율적인 마약류 밀수 단속을 위해 마약 탐지견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1987년 미국 관세청으로부터 폭발물 탐지견 여섯 마리를 기증받은 것을 시작으로 1990년부터 관세청에서 마약 탐지견을 운용하고 있다. 또 2001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관세청 탐지견 훈련센터가 설립돼 자체적으로 탐지견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마약 거래가 거의 없는 마약청정국의 명성을 누려왔으나, 최근 이러한 점을 악용해 국제 범죄조직이 한국을 마약세탁을 위한 중간 경유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탐지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마약 탐지견 31마리가 인천공항 세관과 김포공항 세관 등 전국 8개 주요 공항 세관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다. 이들 탐지견은 국내에 입국하는 여행자의 신변에서부터 휴대품, 수입화물, 특성화물, 국제우편·소포를 감시하여 밀반입되는 마약류 탐지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52건(지난해 10월 말 기준)의 마약류를 찾아냈다.
관세청에서는 탐지견의 후각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항공기 1편당 20~30분 정도 일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담당 핸들러(Handler·개를 훈련시키거나 운용하는 사람)와 수의사가 탐지견의 체력과 건강상태를 살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다른 팀과 교대근무하도록 배려한다.
이 밖에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 찾기 분야도 견공들이 활약하는 주무대다. 2011년 4월 강원도 삼척에서 자살로 의심되는 실종신고가 접수돼 수색 개시 3시간 만에 인명구조견 ‘마니’가 실종자 최 씨를 발견했다.

앞서 2011년 7월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4층 상가건물 붕괴현장에서 구조대원 2백여 명이 사고발생 20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찾지 못했던 매몰자를 인명구조견이 투입 한 시간 만에 찾아내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방방재청 산하 중앙119구조단에서 세 마리, 8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소방본부 19마리 등 모두 22마리의 인명구조견이 활동하고 있다. 인명구조견은 국내 도입 초기 민간단체에서 양성하기도 했으나, 2011년 7월부터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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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