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다. 청년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중소기업은 일하겠다는 청년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이 난제를 동시에 풀기란 쉽지 않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먼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 모두 대기업만 바라봐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자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무 환경, 사회적 지위와 인지도 등이 모두 열악하기에 청년들이 외면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수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취업박람회를 수시로 연 것도 그 일환이었다.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운영하고, 청년 채용을 늘린 기업에는 혜택을 제공했다. 마이스터고를 신설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해외취업도 지원했다. 청년창업을 위한 지원도 매년 강화해왔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임금과 복지, 사회적 지위 등이 모두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과의 간극은 하루 아침에 줄일 수 없다. 그렇다면 대기업에는 없는 중소기업만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요즘 대기업 간부들은 언제 그만둘지 퇴직문제로 고민이 많다.
하루아침에 조직에서 밀려날 수 있기에 야근과 주말근무를 하며 버틴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에는 실력만 인정받으면 정년이 보장되는 문화가 있다. 기업측이 오히려 핵심인력을 붙잡기 위해 고민한다. 중소기업은 사람이 귀한 곳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정부가 할 일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과 복지혜택의 차이를 보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실질적 변화가 쌓여야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취업제도 보완과 함께 정부가 깊게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 또 있다. 청년창업 지원제도 개선이다. 지금의 창업지원제도는 신청자를 선별해 창업 사관학교 과정을 지원해주는 형식이다. 교육 이수 뒤 창업자금 일부를 지원한다. 실제 창업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하지만 실패의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10명 중 8~9명이 실패하는 것이 창업이다. 청년기 때 창업에 실패하면 거의 대부분 평생 신용불량자로 살아야 한다.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 가족부터 말리고 드는 이유다.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
수많은 글로벌 강소기업을 키워낸 독일의 사례를 보자. 이 나라에는 사업에 실패해도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독일 정부는 사업 과정과 실패 원인을 꼼꼼히 분석해준다.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는 동시에 경험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해 실패를 줄이기 위함이다. 이른바 패자부활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우리도 이런 식의 제도 도입을 고려할 때다. 실패한 청년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망한 청년이 평생 신용불량자로 지내는 것은 나라·사회·개인 모두에게 손해다.
중소기업 활성화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가 형평성 있게 재정립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비합리적 제도의 개선도 중요하다. 그래야 중소기업이 힘을 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고용수치를 보자. 대기업이 고용하는 인원은 줄었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늘었다. 대한민국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갈 길은 명확하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다. 중소기업이 일하기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인재가 모인다. 그럼으로써 경쟁력이 올라가고 더 나은 일터로 변한다. 이런 선순환이 시작되어야 한다. 하루라도 빠르면 더 좋다.
글·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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