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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인천의 A고교 럭비부 학생들이 사흘간이나 등교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이 학교를 집단이탈한 이유는 럭비부 감독교사의 폭행 때문이었다. 이 학교와 해당 학생들에 따르면 럭비부 감독교사는 “시험기간 오전에는 럭비부실에 가지 말라는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럭비부 학생 4명에게 ‘엎드려 뻗쳐’ 시킨 후 구둣발로 뒷머리를 차는 폭력을 휘둘렀다.

이에 반발해 1, 2학년 럭비부 23명 중 20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집에도 가지 않은 채 강화도에 있는 숙박업소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이에 앞서 2011년 1월에는 초등학교 배구감독이 자신이 지도하는 여자 초등학생 배구선수를 성추행한 일도 있었다. 심재철(한나라당)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배구지도자 성폭력 처리 결과’에 따르면 광주 B초등학교 배구감독은 “국가대표로 만들어주겠다”며 자신의 제자인 초등학생 배구선수 5명을 성추행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이 감독을 영구제명하는 결정을 내렸다.

스포츠계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폭행하는 일도 잦은 편이다.

‘기강을 잡고 예의를 가르친다’는 명분을 내세워서다. 2007년 4월 경기도 화성시 소재 C대학에서 태권도 품세동아리 소속 2학년생들이 1학년생 20여 명의 허벅지 등을 마구 때렸다. 당시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2학년생들은 담배를 피울 때와 술을 마실 때의 예절 등을 가르친다며 돌아가면서 주먹과 대걸레 자루로 1학년생들을 폭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월 15일 발표한 ‘스포츠 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수들 가운데 구타나 가혹행위 등 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28.6퍼센트였다. 성희롱·성폭행을 경험한 비율도 9.5퍼센트나 됐다. 2010년(폭력 51.6퍼센트, 성폭력 26.6퍼센트)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스포츠 폭력을 악화하는 주요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혔다. 폭력을 당하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등의 소극적 대처가 첫 번째다. 폭력 근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이중적 태도도 이에 가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 근절을 위한 학부모의 인식이나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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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체육단체와 합동으로 ▶피해선수 보호 및 지원 강화 ▶공정하고 투명한 처리 시스템 구축 ▶폭력 예방활동 강화 등 3대 방향과 10대 과제를 마련해 스포츠 폭력 근절에 나섰다.

7스포츠 폭력 근절을 위한 10대 과제를 살펴보면 우선 피해선수 보호와 지원 강화를 위해 스포츠인 권익센터 상담·신고 지원대상을 장애인은 물론 프로 선수까지 확대한다. 현재는 체육회 소속 선수·지도자로 한정돼 있다.

또 직접 찾아가는 교육·상담을 확대하고 피해선수에 대한 의료·심리치료 등 통합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신고자불이익처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 상담 때는 비밀 보장 기능을 강화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처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체육단체별 징계 양형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 폭력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조사권과 징계권을 분리해 단체별 조사단을 구성해 사전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조사나 징계 과정에 외부 전문가 참여를 제도화한다.

아울러 각 단체의 폭력 근절 노력과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조직운영평가의 ‘윤리성’ 지표를 세분화하고 가중치를 확대한다. 평가 결과는 매년 공개해 결과에 따라 운영비를 차등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폭력 예방활동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선수 등록 시스템을 보완한다. 지도자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취업 지원 시스템과 연계해 채용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과학적 훈련기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지도자 리더십 우수 모델을 발굴해 홍보하는 한편 리더십 우수 지도자에 대한 시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운동부의 민주적 운영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운동부 컨설팅과 학교 내 학생선수 상담을 상시적으로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지도자 양성과정에서 폭력·성폭력 예방 등 인권교육을 확대하고 학교 스포츠 지도자의 인성교육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선수·학부모·지도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중 폭력예방교육도 확대실시할 계획이다.

글·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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