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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린 지 11개월 만의 일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5년 만에 외환위기 이전의 신용등급을 회복하게 됐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지난 8월 27일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당시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란 점은 분명하다. 세계 경제의 침체로 선진국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의 성장동력으로 불리는 독일마저도 신용등급이 깎였다. 최근에는 EU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돼 등급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이유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먼저 실물과 금융부문의 안정성이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경제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충격을 빠르게 극복하고 성장세를 회복했다. 신용등급이 우리나라와 같은 AA 그룹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7~2011년 사이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5퍼센트로 AA 국가들(중앙값 2.7퍼센트)을 앞질렀다.


재정건전성과 대외건전성 등 튼튼한 거시경제정책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먼저 경기둔화와 선거 등 재정지출 요인이 많았지만 재정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겪으며 재정이 상당히 부실해졌다.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조정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양호한 재정수지를 유지하고 있다. 위기에서 빨리 회복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관리재정(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수치)은 소폭 적자지만 통합재정은 흑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1.5퍼센트 흑자였고 올해는 0.8퍼센트 흑자가 예상된다. 정부는 균형재정을 유지해 내년부터는 관리재정도 흑자전환할 계획이다.

대외건전성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먼저 단기외채가 감소했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008년 9월 51.9퍼센트에서 지난 6월 33.8퍼센트로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해외부채를 상환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피치는 설명했다.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천1백69억 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 1위는 중국이며 일본, 러시아, 스위스, 대만, 브라질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소득 수준이나 사회정치적 안정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 정권의 붕괴 등 우려가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피치는 전망했다. 피치는 현재의 건전재정 기조가 유지되고 국가채무 감소 추세가 이어진다면 신용등급이 추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무디스에 이어 피치까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 한 것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경제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음을 의미한다. G20국가 중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7위가 됐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A+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국내금융기관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보다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가산금리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CDS금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이후 낮아지고 있다. 지난 9월 5일 현재 우리나라의 CDS금리는 상향조정 이전보다 8bp 하락한 99bp로 중국보다도 1bp 낮아졌다. 중국보다 안심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CDS는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경우 손실을 보전해 주는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이 높을수록 금리가 올라간다.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선진적이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화돼 우리나라 기업이나 제품 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해외투자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투자하기 더욱 안전한 나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글·변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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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