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과거 한국은 불평등하게 일본에 이 공사관을 빼앗겼습니다. 저희 부부는 ‘사랑의 마음’을 담아 한국 정부에 이 집을 넘기게 돼 매우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10월 18일(현지시각) 낮 12시 김찬 문화재청장은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매입 최종 서명식에서 소유주였던 티모시 젠킨스 부부와 매입서명을 마쳤다. 매입금액은 총 3백73만 달러(약 42억원). 최종 서명식에서 젠킨스 부부는 김 청장과 동석한 한국 주요 인사들에게 이렇게 덕담을 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김 청장, 젠킨스 부부와 함께 김종규 문화유산 국민신탁 이사장, 김윤국 CBRE코리아 사장, 홍일송 버지니아주 한인회장, 박보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최영진 주미 한국대사, 정세권 미주한인재단 명예회장, 김정동 문화재위원, 김종헌 문화재 전문위원, 최병구 한국문화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찬 청장은 “미국민에게는 우리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교두보로, 우리 국민에게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젠킨스 부부도 “이 집 매각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가 미국에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매입서명식이 끝난 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 김정동 목원대 교수(문화재위원)는 ‘고종의 워싱턴 공사관, 되찾은 의미 고찰’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고종은 청나라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우리 공사관을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882년 한미수호조약 이후 미국은 곧 우리나라에 공사관을 설치했으나 우리는 미국에 공관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청나라의 방해가 심했기 때문이었죠. 고종의 공사관 설치 지시를 받은 조선 정부는 1891년 11월 28일 2만5천 달러에 이 건물을 샀습니다. 당시 조선의 재정 형편으로는 엄청난 금액이었어요. 매매문서에 소유주는 브라운이었고 구입한 사람은 ‘이씨조선 국왕(King of Chosun Ye)’으로 되어 있습니다.”
김정동 교수는 이어 “우리 정부는 이 건물에 대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문화공간, 역사공간으로 재탄생시켜 1백 년의 역사를 채우고 미래 1백 년을 담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른바 ‘코암 아카이브(Korea-America archive)’ 설치를 제안했다. 건물을 우선 당시의 형태로 복원한 뒤 한·미 양국의 역사 자료 파일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보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은 ‘고종의 국난극복 고뇌와 외교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회장은 “워싱턴 공사관은 동북아 세력 다툼에서 자주독립을 추구하던 고종이 미국을 활용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전초기지였다”면서 “최근 동북아 정세는 열강들의 패권 다툼으로 워싱턴 공사관 건물을 빼앗긴 1백 년 전처럼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종이 추구했던 자주외교로 21세기 외교난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공사관저가 1백 년이 넘도록 남아 있는 것은 어쩌면 후손들에게 조상들이 보내는 교훈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종헌 배제대 교수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국권 강탈의 역사치유, 한·미 문화의 융합 등을 위한 전시, 체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건물을 공간별로 구분해 1층은 1900년대 초의 공사관 건물을 그대로 재현하고, 2층은 한국식 주거 체험공간으로 구성하고, 3층은 기획전시 등을 위한 다목적 홀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워싱턴DC를 방문하는 외국인과 재외한국인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전시기획 및 공간 활용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인 변호사인 제임스 클락은 조선에서 일본의 우월권을 승인한 지난 1905년 포츠머스 회담에서의 미국 역할에 대해 설명한 뒤 “당시 한국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이번 공사관 매입은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에서 벌어진 지난 1백 년간의 놀라운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전문가와 동포 사회의 의견을 반영해 이 건물을 우리 전통문화와 한·미 양국 간 교류협력의 역사를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글·김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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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