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은메달 8·동메달 7개 등 당초 목표를 훨씬 웃도는 성적으로 메달 순위 5위에 올랐다.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5위에 오른 손연재(18·세종고)는 ‘손연재 신드롬’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손연재가 나온 지난 8월 11일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은 최고 40퍼센트대 TV 시청률이 나왔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밤 11시 1~5분 곤봉경기 때 KBS2(29.0퍼센트)와 MBC(14.3퍼센트) 합산 시청률이 43.3퍼센트나 됐다. 런던올림픽 시청률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미 각종 TV 광고를 통해 친숙한 모습이지만 대부분의 국내팬들이 리듬체조 경기에 나선 손연재를 지켜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듬체조 개인종합이 후프·볼·곤봉·리본 4개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사람도 많았다.
AP가 12일 자사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을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 대신 5위를 차지한 손연재의 모습을 올린 것도 ‘불모지’ 한국에서 온 선수가 세계 정상급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러시아에서 하루 10시간씩 혹독한 훈련을 견뎌온 손연재는 “제가 사랑하는 리듬체조가 저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양학선(20·한체대)이 남자 체조 도마에서 우승했을 때 그와 경쟁했던 선수들과 다른 나라 코칭스태프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축하했다. 양학선이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양학선이 세계 정상에 오른 도마는 메달 획득 선수들의 점수가 1천분의 1 단위에서 엇갈리기도 하는 또 하나의 ‘극한(極限) 스포츠’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세계 체조계가 양학선을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은 것은 그가 남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을 딴 ‘YANG Hak Seon’은 국제체조연맹(FIG) 채점 규정집에 사상 최고 난도(7.4점)로 인정받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구름판을 밟고 도약해 착지할 때까지 2초 남짓한 시간에 양학선은 공중에서 몸을 세 바퀴(1천80도)나 비틀어 회전한다. 남들보다 최소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이다.
여홍철의 광주체고 후배인 양학선은 “어려서부터 존경하는 여홍철 선배의 기술을 따라 하며 여2 기술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양학선 기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양학선은 “더 높은 난도의 기술이 나올지 모르니 새로운 기술 하나를 더 연마하겠다”고 밝혔다. 양학선이 새로 장착하겠다는 신기술(‘양2’)은 ‘양학선’에서 반 바퀴쯤 더 돌아 모두 1천2백도를 공중에서 회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체조가 ‘세계 최고 기술의 공장’이라는 찬사를 듣는 것도 이처럼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 덕분이다.

44개 펜싱 출전국 가운데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한국 펜싱(금 2·은 1·동 3)은 혹독한 훈련으로 1분당 스텝 수가 최대 80회로 유럽정상권 선수(40회)의 두 배 수준이 되는 ‘발펜싱’으로 세계 펜싱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펜싱 본고장 유럽의 벽을 넘기 위해 한국 펜싱계가 오랫동안 땀흘린 결실이었다.
여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지연(24·익산시청)은 이번 우승이 국제대회 첫 우승이었다. 그만큼 한국 펜싱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돼 한국 대표선수라면 누구나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이다.


비인기도 아닌 ‘무관심 종목’ 대접을 받으면서도 올림픽 결선에 오른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박현선(24)·박현하(23·이상 K워터)자매는 한국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사상 12년 만에 결선에 올라 1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강호들을 제치고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박현선은 “몇 년 전부터 취미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게 우리들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남자 역도 94킬로그램급 김민재(29·경북개발공사)는 8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들어올리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김민재는 인상에서 1백85킬로그램을 들어 2년 전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2킬로그램 더 들어올렸다.
남자 50킬로미터 경보의 박칠성(30·삼성전자)은 세계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종목으로 질타받는 육상에서도 유일하게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칠성은 3시간45분55초의 기록으로 작년에 자신이 세운 기록을 무려 1분58초나 앞당겼다. 13위에 머물렀지만,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육상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한국 육상의 전략종목으로 평가받는 경보에서 정상에 오를 날이 다가온 것이다.
이제 4년 뒤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세계 올림피안들의 축제가 열린다.
앞으로 4년 동안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분투하는 한국 스포츠의 개척자들로 인해 한국과 세계의 스포츠가 더욱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글ㆍ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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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