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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가 한자리에 앉아 ‘맞짱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이는 소모적 갈등과 대립의 자리가 아니라 상생발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취지로 사회통합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제3차 토론회’가 5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고자 지난 1월 출범한 사회통합위원회가 주도해 보수와 진보 간 ‘소통의 마당’으로 마련한 10차례의 연중 토론회 중 3번째다.
고건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과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장은 공동 명의의 초청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그동안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간의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이제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생산적인 이념과 정책 경쟁을 통해 21세기 국가 발전의 한국형 모델을 모색해 제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보는 시각 :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한 이번 토론회는 이정복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보수 진영의 복거일 사회평론가와 진보 진영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참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보수 측 시각을 대변한 복거일 씨는 “대한민국에서 정통성을 가진 이념은 자유주의이며, 자유주의는 ‘사회적 강제’의 최소화”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진보 측의 임혁백 교수는 “자유주의란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이념”이라며 “자유주의란 국가권력의 제한을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복거일 씨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민족사회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고 보는 반면, 임혁백 교수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시장적 자유주의를 동시에 추구했다고 파악하는 등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와 정설·이설, 그리고 정권과 코포러티즘(Corporatism·자본과 노동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대한 판단 등에서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의 주장에선 동질성도 발견됐다. 두 사람은 먼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다양한 결합이 가능하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현대 민주주의의 작동원리 안에는 이미 자유주의 가치가 내재돼 있어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의 틈새를 메워준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그리고 ‘자유주의와 코포러티즘은 분명 다르고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각계 전문가와 시민 등 2백여 명의 청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보수와 진보가 ‘구동존이(求同存異)’ 방식으로 5가지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구동존이란 서로 의견을 조화시키되 합치점을 찾지 못하는 부분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뒷날을 기약하는 방식이다. 이날 합의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민주주의에서는 헌법의 기본가치,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공화국 등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우리 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는 각각의 성과를 갖고 있다.
셋째, 21세기에도 대의민주주의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중심원리를 이루고 있고, 가장 중요한 정치원리이다. 다만 대의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의 하나로 거버넌스(국정관리)에 대해 앞으로 주목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갈등 조정자로서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
다섯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조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홍성민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87년 이전까지는 민주냐 독재냐가 정치의 핵심이었으나 2008년 쇠고기 파동 이후 ‘광장정치’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는 광장의 소통정치를 과신했고 이명박 정부는 무시했다. 새로운 정치적 주체를 끌어안지 않으면 진보든 보수든 실패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치는 이분법적 논리에 매몰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질(質)에 관한 토론”이었다고 이날 토론을 평가했다. “오늘 지적된 절차상 민주주의의 문제도 문민정부 이후 크게 발전해왔으며 시장의 자유, 복지 역시 후퇴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전 교수는 “6세계적 평가기관의 평가에서도 가장 낮은 부분이 법치주의다. 선진화를 위해 법에 의한 지배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박경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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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