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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거리나 주택가 골목을 지날 때면 ‘00로’, 00길‘이라는 도로표지판이나 건물에 붙어 있는 낯선 번호판이 자주 눈에 띈다. 바로 새주소 부여사업에 의해 붙여진 새로운 이름들이다. 지난 1996년부터 행정자치부를 주무부처로 정부가 추진 중인 도로 중심의 새주소 부여사업은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결합한 서구형식으로 주소를 바꾸는 것이다. 지번 중심의 현재 주소 체계가 복잡해서 목적지를 쉽게 찾지 못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이기도 하다. 2012년까지 주소 변경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현재 새로운 도로명 부착사업이 70% 가량 이뤄졌다.

이용철 행정자치부 새주소정책팀장은 “새주소 부여사업 체계가 완성되면 목표지점을 찾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위치 정보가 신속·정확해져 도시교통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범죄나 화재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고 택배나 퀵 서비스 등 물류 유통분야도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4조3000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집배원 조재중(31·광화문 우체국) 씨는 새 주소로 바뀌면서 우편 배달이 편해졌다고 평가했다.
“예전엔 1번지가 보이다가 5번지가 나타나고, 또 갑자기 21번지가 등장하는 등 지번이 엉망이이어서 집배원들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새로 부여된 주소는 목표지점을 찾기가 쉬워졌습니다.”

아울러 아직 시행초기 단계라 새 주소에 익숙해지지 않기 때문에 우편물을 자주 보내는 업체나 관공서 등에서는 지번 주소와 새 주소를 함께 사용해서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새주소 부여사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민간 서비스업계에서 제공하는 전자지도나 인터넷지도,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의 주소변경에도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그렇다면 새 주소는 어떻게 부여될까? 건물의 경우 남쪽에서 북쪽, 서쪽에서 동쪽으로 건물의 일련번호가 매겨진다. 또 기준점에서 길 왼쪽이 홀수, 오른쪽이 짝수가 된다. 일련 번호는 약 10m의 거리를 유지해 부여된다.

예를 들어 서울시 중구 태평로의 경우 광화문 네거리에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기점이 된다. 이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각 방향에 들어서 있는 건물들은 10m 간격을 두고 번호가 매겨진다. 예를 들어 기존 지번이 중구 태평로 1가 25번지인 한국프레스센터는 서울시 중구 태평로 33으로 바뀐다. 따라서 한국프레스센터 건물은 기준점인 이순신 장군 동상으로부터 태평로 방면으로 약 330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주소만으로도 위치 추측 가능
하지만 도로명으로부터 부여되는 새주소는 서울의 경우 강북지역은 역사적 유래가 많아 이름만 들어도 금세 위치 추정이 가능하지만 강남은 새로 생긴 도로가 많아 위치 짐작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강북은 가회동길, 효자동길, 율곡로 등 우리가 알던 기존 이름을 그대로 활용한 데 반해 강남은 믿음길, 새밝길 등 새로 지어진 이름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로명은 주민 50% 이상이 동의하면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새주소 정착은 주민등록 교체가 이루어지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주소가 부여되면 등기부 등본 등 공적장부도 모두 바뀌어야 한다.

이 팀장은 “새주소 부여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국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처음엔 다소 불편하겠지만 새주소에 익숙해지면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주소가 정착될 때까지는국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새로운 주소가 궁금하면 www.juso.go.kr에 접속해서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새주소정책팀 이용철 팀장


"빠른 정착 위해 국민 관심 중요"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올해 4월, 새로 생긴 새주소정책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철 팀장은 요즘 하루 일과가 짧게만 느껴진다. 새 주소 부여사업의 빠른 정착을 위해 챙겨야 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국민 홍보를 위해서 새주소 정책을 담은 홍보책자 4만 부를 배포하기 위해 톨게이트에서 하루 종일 서있기도 했단다.

현재는 새주소 부여사업의 신속한 정착을 위해 홍보에 주력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는 통·반장을 활용한 홍보에도 나서려고 합니다. 직접 주소지를 찾아다니며 새 주소를 알리고 확인해서 사인을 받는 식이지요.”

이 팀장은 새주소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새로운 도로이름을 지을 때 주민공모 등을 통해 짓도록 한 것도 지역민의 관심과 애착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다”면서 “국민생활과 직결된 업무를 한다는 자부심으로 새주소가 낯익게 다가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총 8명인 새주소팀원들 역시 “공직생활에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질 전국토의 이름을 새로짓고 정착시키는 사업을 직접 담당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힘든 과정을 잊고 지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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