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칠순을 넘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장애인 청소년들의 수영 지도사(보조교사)로 나서 눈길을 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경기도 부천YMCA 수영장에 가면 수영복 차림으로 장애인 청소년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노인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지난해 경기도 부천시니어클럽에서 신규사업으로 도입된 노인 체육지도사로 선발돼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8월 14일 수영장에서 만난 권성갑(72) 할아버지. 칠순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해 보였다. 마침 관내 상록학원의 장애청소년 15명들을 대상으로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말이 수영이지 사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생존연습을 시키는 것입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얕은 물에서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물에 뜰 수 있도록 기초 적응훈련을 시키는 중입니다.”
권 할아버지는 수영은 균형능력, 감각기능의 회복을 도와줘 장애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수영 예찬론을 폈다.
“장애아들 대부분이 물을 겁내서 물속에 들어가는 데만도 1~2주 이상 걸립니다. 이런 아이들이 어느 정도 물과 친해지면 여느 놀이처럼 생각하고 즐기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끝까지 물을 두려워하는 녀석들을 대할 때는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권 할아버지는 바닷가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자연히 수영을 배웠다고 한다. 장애아들은 운동을 하고 싶어도 스스로 하기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학교 체육시간에도 장애가 심한 아이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인자한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빌려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무엇보다 아이들 스스로 즐거워한다는 것.
부천 YMCA 수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혜자(51) 강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수영보조교사로 도와주니까 장애 청소년들의 재활운동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혼자 할 때는 진도가 더디기만 했는데 노인들이 지도사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아이들 학습 적응력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어르신들은 시간도 철저히 지키고 아이들을 친손자처럼 예뻐해주니까 잘 따르고 학습효과도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노인 체육지도사들은 수영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다. 옷을 갈아입을 때나 샤워할 때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잘 걷지 못하는 아이들을 부축해서 계단을 오르내린다.
노인들은 한결같이 “이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내가 더 건강해졌어요. 수영을 한 후로 군살이 빠지고 웬만해서는 아프지도 않아요. 봉사도 하고 내 몸도 좋아지니 일거양득이지요”라면서 환하게 웃는다.
권 할아버지처럼 수영을 잘하는 분만 지도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여든 한 살인 허홍 할아버지는 수영은 못하지만 장애 청소년들을 돌보는 체육지도사로 활동 중이다.
허 할아버지는 장애아에 대한 편견도 없앨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지도사로 활동하기 전에는 장애아들을 만날 때 무관심했지만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친근감이 듭니다. 오히려 비장애이면서도 험하고 못된 애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장애가 있는 얘들은 모두 착한 것 같아요. 아이들과 자주 접하면서 뭐 더 잘해줄 게 없나 찾게 됩니다.”
부천시니어클럽의 서지영 복지사는 할아버지,할머니 지도사들의 역할에 대해 학부모와 장애 청소년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이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YMCA 강사와 인솔교사 1명이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르신 지도사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안전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서 복지사는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성실함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장애아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교사가 자주 바뀌면 힘들어한다.
어르신들은 한 번 시작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이 일에 동참하려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은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오신 분들입니다. 1년에 한 번 면접을 통해 뽑습니다.”
부천시니어클럽은 지난해 6월 65세 이상 된 30분의 어르신들을 장애청소년 체육지도사로 선발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팀을 이뤄 장애청소년 체육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통상 일주일에 두 번, 각각 6시간 정도 아이들을 돌보고 월 20만 원의 보수를 받는다.
노인 지도사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즐겁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잘 따르고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흐뭇해진다고. 이들은 “나이는 단순히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며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