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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평택세무서 박영문 재산1계장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보상금에 대한 세금문제를 풀어달라는 국방부 부지확보팀의 요청이다. 오랫동안 경작해 오던 이주민들이 토지를 수용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양도소득세까지 내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부지확보팀이 박 계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그가 맡고 있는 업무 때문.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등의 세원관리를 하는 것 외에 박 계장에게는 ‘현장파견 청문관’이라는 제2의 직함이 따라 다닌다.
세금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직접 찾아가 문제점과 건의사항을 듣고 세정에 반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국세청이 지난 2005년 9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납세자 세정참여 제도다.

박 계장은 국방부 부지확보팀 실무자를 통해 현지 주민들의 불만 중 세금과 관련한 것이 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직접 현장으로 나가 주민들의 오해를 풀어주기로 했다.
국방부 부지확보팀이 운영하는 주민지원상담소를 세무 상담소 전초기지로 정하고 마을회관과 노인정 등 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찾아가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시켰다.
하지만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일대일 상담하기란 어려웠다. 그래서 부지확보팀 실무자와 담당직원들과 의논을 통해 주민합동설명회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설명회의 주요내용은 토지수용 관련 재산세 감면과 비과세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박 계장은 “보상금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쏟아내 괜한 짓을 하지 않았나 걱정도 했다”면서 “하지만 잠시 후 이 같은 생각은 기우에 그쳤다”고 말했다. 30분쯤 지나자 상황은 급반전됐다. 삿대질까지 했던 주민들이 안정을 되찾고 청문관이 설명하는 내용을 받아 적으면서 질문도 이어졌다. 차갑기만 했던 주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어느새 녹아내리고 있었고 대다수가 토지수용에 긍정적인 태도로 변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모(55)씨는 “8년 이상 내가 직접 농사지은 땅이라면 양도세가 비과세된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보상금을 다 내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라며 “이런 설명이 없었다면 반발이 더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부지확보팀 관계자도 “세무상담을 통해 이주민의 반발이 상당히 누그러져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장파견청문관 제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에 도움되게 올바른 세무정보 제공
현장파견청문관은 또 새로 바뀐 법령이나 제도에 대한 올바른 세무행정 정보도 제공해 납세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도우미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전광역시에 본사를 둔 서일건설 이진형 관리과장은 일용직 지급조서 제출이 올해부터 의무화되자 난감했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자신의 소득이 파악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협조가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전세무서 홈피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알아보려 했으나 이마저 도움이 안됐다. 그러다가 우연히 ‘현장파견청문관’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했다.

대전세무서 주을규 세원관리3과장과 이경한 현장파견청문관은 인터넷으로 접수된 이 과장의 애틋한 민원을 접하고 충남 공주에 있는 건설현장으로 찾아왔다. 주 과장은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이 과장에게 전해주며 정책취지와 신고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 과장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소득이 파악되면 세금만 더 내는 것 아니냐며 협조가 잘 안됐다”면서 “하지만 청문관에게 왜 제출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근로자들에게 취지에 대해 이야기 해주자 협조가 잘 이뤄졌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가하면 충남도의회 이수연 총무계장은 “연말정산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던 정보들을 알게 돼 뜻깊었다”며 “종합부동산세, 현금영수증 제도, 근로장려세제 등 주요 국세 정보도 알려줘 다시한번 납세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호평했다.

국세청이 이처럼 현장파견청문관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앞으로 납세자를 국세행정의 주인이자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섬기는 자세’의 실천으로써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을 달성하기 위한 의지로 보여진다.
한편 국세청이 2005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현장파견청문관 제도를 운영한 결과, 6498건의 애로사항을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세무서에는 983명의 현장파견청문관이 활동하고 있다.            

권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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