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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호>국무조정실, 4대 폭력 추방 종합대책 시행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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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종류의 폭력은 인간성을 파괴하고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린다. 역대 정부의 노력에도 우리 사회의 폭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난제로 남아 있다.
각종 폭력의 배후에는 물질만능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과 극심한 이기주의, 가정의 유대 약화 등 고속 경제성장의 부작용 또한 폭력 발생의 배경이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및 합법을 가장한 기업형 조직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활한 정보 유통의 사회, 정보기술(IT) 최강국의 이면에도 어두운 그늘은 있다. 사이버 매체와 정보지를 통한 폭력행위가 심각한 인권침해를 초래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폭력과의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난 3월15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해찬 국무총리는 한국사회의 폭력을 4개 분야로 설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집중적 노력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정부가 지목한 4개 분야의 폭력은 학교폭력·조직폭력·사이버폭력·정보지폭력이다.

정부의 이런 노력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이미 상당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성적표는 이렇다.

 

학교폭력

지역상담 네트워크 구축···7,770개 학교 활동 중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경찰청이 지난 11월25일 배포한 ‘배움터 지킴이 워크숍’ 자료집에 담긴 학교폭력 희생자들의 유서와 일기는 보는 이들에게 엄청난 슬픔과 충격을 안겨 줬다.

2002년 4월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괴로워하다 투신자살한 A군(당시 15세)은 “나를 괴롭히는 인간들, 남이 자는데 먼지 묻은 과자를 입에다 넣고…, 사람 좀 괴롭히지 마라”는 글을 남겼다. A군은 “내가 귀신이 되면 너희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로 친구와 사회에 대한 강한 원망을 나타냈다.

혀가 짧아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놀림받다 지난 1월 스스로 목을 맨 B군(18)은 “친구 하나 없고 난 너무 바보인가 보다. 멸시를 받는 것이 내 운명인가 보다”라며 처절한 절망감을 일기에 담았다. B군은 “마음속에는 언제나 증오의 감정과 상처뿐. 이 속에서 헤어나기란 목숨을 끊는 것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글을 남기고 채 피우지도 못한 짧은 생을 접었다.

정부는 이 같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문제 학생에 대한 대대적인 선도 방안을 마련해 학교폭력의 원인을 근절하기로 했다. 지난 9월부터 지역 교육청에 전문 상담교사 308명을 선발해 배치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전국 중·고등학교에 배치된 상담 자원봉사자도 4,399명이나 된다. 사생활 침해 우려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원하는 학교에는 CCTV도 설치했다. 현재 732개 교에서 1,474대의 CCTV가 가동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학교폭력 관련 자원봉사를 하는 학부모 조민정(38) 씨는 “학교폭력의 실태는 심각하지만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년 말까지 이 같은 자원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다.

지역사회 상담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도 큰 수확이다. 전국 7,770개 교에 학교-청소년상담원-지역사회복지관-전문의료원-자원상담봉사센터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이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지역사회의 역량까지 총동원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의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단호하다.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지난 11월부터 70개 교에서 시행 중인 ‘배움터 지킴이’를 내년 3월부터는 전국 100개 교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 밖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겨울방학 동안 학원가 및 청소년 유해업소 등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과 단속활동을 강화하며, 학생·학부모·유관기관 간 체계적인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경찰과 교육당국의 적극 대처를 독려하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피해자 지원시스템 개선, 선도 및 상담제도 개선에 손을 댄다. 그리고 2007년에는 학교폭력 추방 정착을 목표로 관련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직폭력

폭력조직 자금원인 사설 도박장 근절

 요즘 폭력조직은 대체로 5∼6명 단위의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참여정부 들어 전례 없이 강화된 검·경의 단속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활동 영역과 범위가 정해져 있어 수사기관에 노출되기 쉬웠다. 강력부 검사들도 “점조직은 조직 전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실체를 확인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일단 한쪽을 뚫은 뒤 옆으로 수사망을 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폭력조직의 행태가 지능화하면서 검찰은 내부적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들에 대한 물샐틈없는 관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8월 조직범죄연구회(회원 45명)를 출범시켜 전국 주요 조직폭력사범 485개 파 9,200여(9,200) 명에 대한 수사정보를 입력해 중점관리하고 있다. 이 중 180개 파 폭력배 350여 명을 ‘검찰 특별관리 대상 조직폭력배’로 선정해 상시 감시체제에 들어갔다. 전국 620여 개 업소도 ‘조직폭력배 관련 업소’로 구분해 불법 수익금이 폭력조직 자금원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검찰이 조직폭력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정보시스템을 ‘조폭 X파일’로 부르기도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적 조직에 비해 무명인 신흥 조직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조직폭력은 이권을 중심으로 모인다. 가장 심각한 곳이 요즘 늘고 있는 사행성 사설 도박장이다. ‘게임장’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곳곳에서 성행하며 사행심을 조장하고 탈세나 조직폭력배 개입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곳이다.

1차 특별단속은 경찰청이 문화관광부 등과 공동으로 11월21일부터 2개월 예정으로 실시 중이며, 이후에도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을 펼칠 방침이다. 중점 단속분야는 불법 기기 개·변조, 불법 환전, 불법 상품권 유통, 등급분류 미필 게임물,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 중 사행성이 높은 게임물, 불법 제작·유통업체 등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사행성 짙은 게임을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사행성 게임 심의 전담기구 지정을 비롯해 게임기에 인증칩(게임 이력 자동확인 기능) 내장 의무화, 일반 게임장(성인용 게임장) 허가제 도입, 일반 게임장 심야 영업시간 제한, 경품 취급 기준 강화 등 법령 정비 및 제도 개선을 완료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주부 김윤아(36) 씨는 최근 자신의 동네에 생긴 사설 도박장 운영에 반대하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사설 도박장 운영 자체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그 주변의 조직폭력배 활동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령 제정이 조속히 완료돼 사행성 도박장 난립과 조직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 김씨의 소망이다.

검찰과 경찰은 2007년까지 조직폭력배 자료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국제 조직범죄에 대해서도 획기적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이버폭력

제한적 실명제·분쟁조정제 도입

사이버폭력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명 인터넷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의 한 갤러리에서 발생한 ‘성폭행 논란’이 그 대표적 사례다.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 여고생이 정기모임에서 만나 알게 된 한 중학생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주장의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촉발됐다. 수많은 네티즌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게시판에 몰려와 이 남학생에게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은 두 사람의 아이디와 실명, 휴대전화번호, 사진, 개인 미니홈피 주소 등 신상정보를 마구 올렸다. 그러나 나중에 이 사이트가 조사한 결과 ‘성폭행’을 비롯한 내용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결국 사건에 휘말린 두 사람에게 상처만 남겼다.

비슷한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명 ‘개똥녀’사건, 서울대 도서관 폭행사건 역시 개인에 대해 익명의 다수가 신상정보·욕설 등 사이버 폭력을 가해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다양한 대책을 도입해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기로 했다. 정부가 밝힌 정책 의지는 단기간의 캠페인성 정책이 아니다. 정보통신부의 담당 공무원은 “사이버폭력 근절은 인터넷문화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시금석이다. 사명감을 갖고 철저히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관련 법 개정 움직임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정부는 지난 11월18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4대 폭력 근절을 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제한적 실명제 ▷사이버폭력 분쟁조정제도 ▷사이버폭력 임시 조치제 등을 도입하고 인터넷 포털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파성이나 파급효과가 큰 대형 인터넷 사업자는 반드시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절차를 두어야 한다.

정부는 또 사이버폭력에 대한 신속한 구제를 위해 당사자 간의 협의로 이뤄지는 사이버폭력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임시 조치제를 통해 사이버폭력 피해자가 요청하면 가해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2007년까지 정보화역기능센터를 구축하고 사이버 명예시민운동을 활성화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2007년 상반기부터는 ‘e-Clean Korea’ 행사도 매년 시행한다.

 

정보지폭력

‘찌라시’시장 붕괴로 정보 유통시장 정상궤도

정부가 본격적인 불법 정보지 단속에 나선 것은 지난 4월1일부터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5일 법무부 장관·정보통신부 장관·경찰청장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사설정보지를 통해 근거 없는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생산·유통됨으로써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므로 단속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애초 6월30일까지 단속활동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에서 단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대통령선거가 있는 2007년 12월까지 기간이 연장됐다. 8개월이 지난 현재 정부의 단속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효과는 물밑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우선 그동안 10여 업체가 난립 양상을 보이던 사설 정보지 업계가 일거에 붕괴됐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던 사설 정보지가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과거와 달리 정보통신부가 단속에 합류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아무 통제 없이 유통되던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 큰 효과를 본 것이다.

정부가 개인 업체뿐만 아니라 증권거래소 등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한 것도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한 이유다. 그동안 사설 정보지는 증권거래소를 통로로 증권가 등에 유포됐던 것이 일반적 행태였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기관은 기관과 직접 관련된 것이나 경제정책과 관련된 사항 외에는 정보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기업 정보팀도 일대 변화를 겪고 있다. 한 달에 30만∼5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사설 정보지를 받아 보던 소규모 기업이나 협회 등도 정보지 구독을 아예 끊었다. 한 대기업 정보팀 관계자는 “정보 수집이 절실하지 않은 기업은 사설 정보지 단속을 계기로 정보업무 자체를 없앴다”고 말했다.

주로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정보 모임’도 대부분 와해됐고, 활동을 계속하는 모임도 최근에는 감시의 눈길을 피해 광화문이나 명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사설 정보지 근절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꾸준히 정책을 밀고 나가면 반드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다.                                                        

한기홍 객원기자

 

‘배움터 지킴이’ 이렇게 활동한다

[SET_IMAGE]6,original,right[/SET_IMAGE]경찰청이 ‘스쿨폴리스’를 ‘배움터 지킴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바꾼 것은 지난 11월1일이다. 인터넷 공모를 통해 이 같은 새 이름을 붙였다.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퇴직 경찰과 교사 각 1명씩 2명이 1개 조로 학교에 배치돼 학교장의 감독 아래 학생 생활지도를 보조하는 제도다. 배움터 지킴이 요원들은 교통비와 식비를 지원받는 외에는 자원봉사 형태로 활동한다.

지난 11월1일부터 인천 남인천여중에서 배움터 지킴이로 활약하는 가정주부 안소영(45) 씨는 “학교폭력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단 한 명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안씨는 학교 배움터 지킴이 출범과 함께 새로 참여한 140여 명 가운데 유일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학부모다. 안씨가 이렇게 배움터 지킴이로 나선 것은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아들 때문이다.

안씨의 아들 김모(15) 군은 지난 3월 이른바 ‘짱’이라고 불리는 학생으로부터 수없이 구타당한 뒤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김군은 20여 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학교로 돌아갔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안씨의 가슴을 태웠다.

“누군가 제대로 중재했더라면 피해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가해자도 더 큰 상처를 입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안씨의 말이다.

안씨는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간 동안 남인천여중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교폭력 예방과 단속활동을 벌인다. 안씨는 “단 한 번이라도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학교폭력은 사후 해결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경찰청은 학교폭력 피해학생 학부모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가장 잘 안다는 판단 아래 내년 3월 학부모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1월1일부터 제주대 사대부중에서 배움터 지킴이로 활약하는 송창은(58) 씨는 퇴직 경찰관이다. 송씨는 지난 6월30일 30여 년간 몸담았던 경찰공무원에서 퇴직한 후 한동안 등산 등으로 소일하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배움터인 학교로 출근한다.

송씨의 하루 일과는 등교 지도에서 시작해 하교 때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일이 혹여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어 학교 내부보다 학교 주변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송씨는 “퇴직 후 무엇을 할까 고민했는데 경찰에서 요청이 와 무척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주저없이 응했다”고 말했다.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전문가와 당사자 그룹을 자원봉사단으로 묶어 활동하게 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의 활동은 가혹한 단속보다 ‘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가해 학부모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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