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유치지역지원특별법」 3월31일 공포 예정
■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투표 의무화
■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유치지역에 이전
■ 국고보조금 인상 및 주민 우선 고용제 도입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이하 원전센터)를 건립하려는 정부의 행보가 빨라졌다. 여론의 향배도 일단 정부에 우호적이다. 2003년 부안사태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은 센터 건립이 원전 폐기물 처리 문제를 항구적으로 해결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유치지역지원특별법)」은 3월31일 공포가 예정돼 있고, 포항시·울진군·영덕군·군산시 등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원전센터 유치를 위해 활발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전센터 건립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정부의 유연한 정책 대응이 그 배경이다.
과거와 달리 원전에서 사용한 작업복·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과 사용 후 연료인 고준위 폐기물을 분리해 처리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이다. 중저준위 폐기물센터 유치 지역에는 향후 고준위 폐기물센터를 건립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방침도 우호적 지역 여론의 원인이다.
원전센터 건립은 지난 19년간 무수한 갈등과 방황을 겪었다. 1990년대 안면도, 2003년 부안사태에 이르기까지 갈등은 조정은커녕 증폭되기만 했다. 지역 주민을 충분히 설득하는 데도 실패했고, 투명한 정책 진로를 제시하는 것에도 실패한 결과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임시 저장 시설이 2008년 포화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선정 작업과 인허가, 시설 점검, 시설물 건립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만만치 않다.
정부가 원전센터 건립을 위해 보이는 행보는 파격적이다. 그만큼 이 사안의 중대성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초점은 3가지다. 첫째, 정부는 유치 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법적으로 담보했다. 둘째,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의무화하는 등 민주적 절차를 보장했다. 셋째, 2004년 12월 원자력위원회는 사용 후 연료(고준위) 관련 시설의 추가 건설 금지를 의결하고, 특별법에서 이를 명문화했다.
특별법에서 제시한 유치 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 규모는 대단히 크다. 우선 특별지원금 3,000억 원을 지급하고, 반입수수료(50억∼100억 원)도 지역 경제에 지속적으로 투입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의 유치 지역 이전을 명문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증대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혜택이다. 아울러 특별회계, 국공유재산의 대부, 국고보조금 인상, 주민 우선 고용 등 각종 특례제도의 도입도 제시하고 있다. 특별회계로 처리되기 때문에 선정 자치단체에 대한 정부의 교부금이 감액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폐기물 처리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대담한 정책 지원이 나온 것이다.
그간의 지원 제도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법적 명문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건설 초기 단계에 지원금이 집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입수수료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처분 시설의 운영 단계에서도 지속적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올해 안에 유치 지역이 선정되는 타임 스케줄로 볼 때 원전센터 유치를 기대하는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영덕군 원전센터 유치위원회’(위원장 이선우)는 지난 3월21일 영덕 군의회에 ‘원전 폐기물 저장고 유치’를 위한 주민투표와 부지 조사 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다.
[B]주민투표 의무화[/B]
이번 청원에는 원전 수거물 관리센터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인 남정면 주민의 30%가 넘는 1,030명과 8개 읍·면 주민 1,284명이 서명했다. 영덕군 유치위원회 이선우 위원장은 “장기간 침체 상태인 영덕군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반대와 찬성이 팽팽한 만큼 일단 주민투표에 부쳐보자는 것이 유치위원회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원금의 활용을 둘러싼 주민 간의 갈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과거 ‘반경 5km 이내 지역에 대한 지원’ 규정이 이번 법안에는 빠져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지원금이 군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상반기 ‘신시도’에 원전센터 유치운동을 벌이다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로 포기했던 군산시도 센터 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시작했다. 시 차원에서는 이미 유치 추진을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18일 시 간부 60여 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중저준위 원전센터, 양성자 가속기, 한수원 본사 유치 작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군산시의 고위 관계자는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나 직원들의 현장 견학이 끝나면 내부 의견을 모아 유치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법이 제정·공포됨에 따라 유치 지역 지원위원회 구성을 통해 유치 지역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원위원회는 총리를 위원장으로 관계 중앙행정기관장 및 자치단체장 등을 위원으로 하며 위원회 산하에 실무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지원 사업을 관할하는 소관 행정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유치 지역의 지원 계획과 세부 시행 계획을 각각 수립하도록 해 지원 계획의 집행력을 담보하기로 한 것이다.
주무부서인 산자부도 센터 건설 문제로 부산하다. 지난 1월 태스크포스팀이었던 원전사업기획단을 정식 조직으로 바꾼 것도 산자부의 긴장감을 반영하는 사례다. 1과 2팀 체제에서 4개 과로 확대해 센터 건립 과정에서의 여러 난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3월11일 출범한 부지선정위원회는 한갑수 산업경제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각계의 명망 있는 민간 전문가 17인이 망라됐다.
대학 교수로는 오연천(서울대 행정대학원)·홍두승(서울대 사회학과)·김경민(한양대 정외과)·조동성(서울대 경영학과)·장호완(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황주호(경희대 원자력공학과)·김숭평(조선대 원자력공학과)·이상은(아주대 환경·건설·교통공학부) 교수 등 8명이다. 언론인으로는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이광호 KBS 해설위원, 온기운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이찬휘 SBS 문화과학부장 등 4명이며 그밖에 강훈 법무법인 바른법률 변호사,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 신부용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간 원전 건설과 운용에 비판적이었던 시민단체에도 위원 추천을 요청했으며, 추천 결과에 따라 김천주·신부용·정광모 씨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B]“선정위원회 독립성 보장한다”[/B][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
산자부 정승일 방사물폐기물과장은 부지선정위의 활동 반경과 임무를 이렇게 요약했다.
“정부와 사업자의 일방적 사업 추진은 이제 안 한다.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선정위원회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부지를 선정한다. 적합성 검증, 주민투표 대상 지역 선정과 투표 관리, 최종 후보지 선정을 주도할 것이다. 정부는 이들의 독립적 활동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현재의 저장 용량과 폐기물 발생량 추이를 고려할 때 중저준위 폐기물은 2008년, 사용 후 연료는 2016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포화를 지연시킨 것은 임시 저장고를 추가 건설한 이유도 있지만, 발전소 운영 기술 향상과 초고압 압축 등 관리기술 개선으로 폐기물 부피와 발생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3월17일 원전 시설물 지역의 주민과 공생공영하는 ‘지역공동체경영 중장기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실천에 들어갔다.
올해까지는 재원 확보와 정책 방향 정립 등 지역 공동체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2008년까지는 지역 개발과 지역문화 진흥 등 지역 활성화를 중점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지역 개발 지원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일체감과 원전 수용성 정착에 주력하기로 했다. 2016년 포화상태에 이르는 고준위 폐기장 건설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원자력 발전의 지속적 활용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이해와 공동 번영이 필수 요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본사에 지역공동체 경영 전담 부서를 신설했고 지난해 6월부터는 사내에 ‘지역사회봉사단’을 창설해 원전 관련 시설이 들어선 지역 주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원전센터 건설은 중저준위 원전 수거물을 한곳에 모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사업이다. 유치 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폐기물 관리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센터 건설과 운용의 핵심이라고 할 것이다. 부지선정위원으로 위촉된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국가가 책임지는 사업이라도 불의의 실수와 잘못이 없도록 지역 주민과 국민 모두 철저하게 감시하고 감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IGHT]임천우 객원기자[/RIGHT]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조석 산업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장은 요즘 가장 예민한 시기를 보내는 관료 중 한 사람이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을 강조한다. 정부는 주민의 입장을, 주민은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강력한 반대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 사회 갈등의 해법이 도출된다고 믿는다. 그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안전성이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는 믿음도 아울러 피력했다.
-원전센터를 유치하겠다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주민 지원 대책이 피부에 와 닿는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그냥 약속만 했던 것을 법으로 확실히 규정했다는 것이 큰 변화다. 특별법 제정으로 지역 주민의 신뢰를 얻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
-3,000억 원의 지원액은 상당한 거금이다. 어떻게 쓰이게 되나?
“기본적으로 자치단체의 재량에 달려 있다. 관광 진흥, 지역 개발, 농수산물 판로 확대 등의 큰 테두리가 정해져 있지만 자치단체가 지역 실정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원전을 통해 풍족한 전기를 쓰면서도 폐기물처리장을 만들지 못해 애를 먹는 것은 모순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부가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당위성만을 너무 앞세워 주민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절차는 투명하다. 아주 투명하다. 모든 국민에게 절차와 지원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국민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에 따라 주민의 반응이 다르다.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는데….
“찬성 쪽이 많은 지역, 반대가 많은 지역, 팽팽한 지역 등으로 나뉜다. 결국 민주주의적 절차, 다수결의 원리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 주민의 의사를 엄정하게 확인하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처리가 진짜 큰 문제다.
“이번 법안의 초점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지역에 대한 지원이다. 사용 후 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백지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하겠다.”
-원전센터가 본인의 집 바로 옆에 들어선다고 해도 상관없나?
“물론이다. 나는 그 안전성을 확신한다. 원자력 발전은 우리나라 전력의 40%를 공급한다. 그 대가로 우리는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할 책임이 있다. 폐기물 저장고 부지를 선정하지 못하면 또 임시 저장고를 지어야 한다. 지난 2000년 영광에 임시 저장고 인허가를 받는 데도 4년이 걸렸다. 그것 자체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고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