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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취약계층 주택 개보수 정화수 할머니 집




경기도 평택의 한 농가주택. 78세의 정화수씨와 초등학교 6학년 된 손녀가 함께 거주하고 있는 아담한 집이었다. 손녀는 10년 전 부모가 이혼하면서 친할머니인 정씨와 함께 살고 있다. 인근에 거주중인 정씨의 큰아들 역시 4년 전 뇌수술과 폐수술을 받으면서 딱히 수입이 없는 실정이다. 4년 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정씨는 생활지원금 29만원과 노령보험금으로 손녀딸을 뒷바라지하며 살고 있는 형편이다.


평택 시내에서 약 8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에 위치한 정씨의 집은 정씨가 이곳으로 시집을 온 60년 전부터 줄곧 거주해 왔다는 오래된 주택이었다. 내부는 오래된 창문과 단열이 되지 않는 벽 등으로 외풍이 심했지만, 난방비를 아끼느라 손녀가 집에 있는 저녁 시간과 새벽에만 간헐적으로 난방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개·보수를 맡은 LH공사는 오래된 창호를 이중새시로 교체했고 방과 주방 사이에는 중문을 설치해 주방의 냄새와 냉기를 차단했다. 이것만으로도 난방비 지출이 절감됐다.

정씨는 “예전에는 동절기마다 월 30만원 이상의 난방비가 나와 생활비 지출에 부담이 됐는데, 개·보수를 마친 지난 겨울에는 그 절반에도 안될 정도의 난방비가 나왔다”며 “추워서 방에서 꼼짝도 않던 손녀딸이 거실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흡족해했다.

정씨의 집에서 단열 못지않게 심각했던 부분은 천장의 대들보 파손이었다. LH공사 차상우(경기지역본부/주거복지부) 대리가 처음 방문할 당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고 전한다. 담당자가 보여준 공사 전 사진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었다.

정씨의 주택이 있는 곳은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불과 4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특히, 이곳은 안성천의 잦은 범람으로 기지의 표준고도를 높이기 위한 공사와 기지 이전을 위한 여러 가지 지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25톤짜리 대형 공사트럭이 지나다니고 있다.

대들보와 함께 집 외부의 담벼락도 대부분 파손돼 있는 상태였는데, 주택이 도로와 인접해 있어 대형 트럭의 잦은 이동이 그 손상을 더 심화시킨 것 같다.

주택의 외벽이 심하게 갈라져 초등학생의 주먹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벌어져 있었고, 마당의 바닥 균열 또한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울퉁불퉁하게 갈라져 있었다. 천장에 달린 전등갓도 덤프트럭이 지날 때마다 집이 흔들려 떨어져 깨질까 우려돼 전등갓을 모두 벗겨 놓은 상태였다.


LH공사는 최대한 안전을 유지하면서 천장의 파손된 대들보를 연결하고, 지붕의 하중으로 인한 건물 붕괴를 막기 위해 철제 구조물 보강하는 한편 도배와 장판을 새로 깔아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또 떨어지기 직전이던 싱크대도 깨끗한 느낌의 흰 싱크대로 교체했다.

갈라지고 깨져 있던 개·보수 전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이루어진 변화다.

병중에 있는 큰아들과 객지를 떠도는 작은아들, 그리고 남겨진 손녀딸과 함께 가족의 시름과 아픔을 오롯이 짊어지고 살던 정씨의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비록 주택의 외부까지 말끔히 수리된 것은 아니지만 말끔하고, 따뜻하게 변화된 집 내부를 살펴보면서 정씨는 큰 짐을 내려놓은 듯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집 같은 곳에서 살게 됐구나’ 하는 마음뿐이지요. 이렇게 큰 복을 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LH공사의 다음 주택 개·보수 가정은 가족 모두가 장애인인 장애인 가정이라고 한다. ‘사랑의 집 고치기 천사’는 또 어떤 모습으로 그들을 웃음 짓게 할지 궁금해진다.

글과 사진·조은영 (공감코리아 정책기자)


국토해양부가 시행 중인 자가주택 개ㆍ보수사업은 사회취약계층 중 노후화된 자가주택을 보유한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6백만원 내외의 주택 개·보수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래된 창문을 교체하거나 새시 설치를 지원해 주는 ‘그린홈 정책’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8천 가구에 총 5백11억원이 지원됐다. 자가주택 개·보수를 희망하는 세대는 해당 시·군, 읍·면·동 건축 관련 부서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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