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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예산실이 달라졌다.’
최근 관가에서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일고 있다. ‘권위적’이라는 평판을 들어온 예산실이 자세를 낮췄기 때문이다. 시각 전환의 계기는 예산실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예산실’ 프로그램이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연초부터 바쁘게 돌아간다.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다. 정부 36개 부처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1월말까지 향후 5개년 동안의 중기사업계획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예산실은 이 계획서를 검토해 중기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익년도 예산을 편성한다.
중기 재정 계획에 앞서 예산실은 각 부처의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보다 효율적인 예산 편성을 위해서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종전에는 각 부처에서 예산실을 찾아온 반면 올해는 예산실이 각 부처를 방문해 설명을 들었다. 기획재정부를 제외한 35개 부처 가운데 25곳을 방문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의 설명이다.
“부처와 예산실은 서로 입장이 다릅니다. 부처는 더 많은 예산을 원하고 예산실은 전체를
보면서 이를 조정하죠.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찾아가는 예산실’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부처와 예산실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찾아가는 예산실’은 크게 두 가지를 바꾸려는 시도다. 김 실장은 이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의견수렴 방식이 변화했다. 부처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예산실이 찾아가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더 낮은 자세로 마음을 열고 가슴으로 고객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예산 협의의 내용이 달라졌다. 개별 사업 위주에서 ‘정책 방향과 핵심 이슈’에 대한 협의로 전환됐다. 개별 사업에 앞서 전체적인 정책 방향부터 협의를 한 것이다. ‘총론’을 먼저 정하고 ‘각론’을 살피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찾아가는 예산실’을 맞은 부처들은 한결같이 ‘놀랍다’ ‘신선하다’며 반겼다. 예산실이 부처를 방문한 것도 처음이려니와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소통하려는 태도도 반갑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전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상호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김 실장은 “이런 협의 방식은 처음이어서 낯설어하기는 했지만 정책 방향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였다”며 “예산당국과 각 부처 간 신뢰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탈빈곤’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 단순히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서 이들이 스스로 빈곤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 논의됐다. 빈곤층을 중산층으로 복귀시켜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다시 빈곤층을 줄이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수급을 계속 받는 것보다 수급을 받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더 유리해지도록 ‘급여유인체계’를 개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육 문제에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큰 틀에서 보육을 복지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제시됐다. 출산을 장려해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방안도 교환했다. 특히 페이고(Paygo·Pay-As-You-Go)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페이고 원칙이란 새로운 재정 지출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기존 사업 지출을 줄이는 등 재원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 준칙의 하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저소득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확인하고 문화바우처를 확대하는 등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문화바우처는 지역과 계층 간 문화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수혜 대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47만명에서 올해 163만명으로 수혜대상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재원 마련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국가지원은 물론 민간과 기업의 기부를 받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기업의 나눔문화를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여성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여성의 일자리 창출은 불가피하다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마련했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하고 있는 ‘새일센터’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경리와 회계,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해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였다. 지난해 새일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은 여성은 10만여 명으로 전년에 비해 51퍼센트나 증가했다.
교육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신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향후 여성가족부는 고학력 여성을 위한 직종을 개발하고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를 강화하는 등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구제역 이후의 축산정책을 공유했다. 무엇보다 가축질병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견해를 함께했다. 축산업 선진화 등 축산정책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방역을 강화하고 구제역대응을 위한 연구개발(R&D)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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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