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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선박 위험 노출 정상운행 차질




우리 항공기와 선박 등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교란신호를 받아 무력화되는 현상이 보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오전 6시14분, 처음 항공기의 GPS 위성신호에 교란이 발생했다. 이후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사이,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오산, 태안 등 중부지방 상공을 날거나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이착륙하는 일부 항공기에 장착된 GPS가 교란 현상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7백여 대에 가까운 항공기가 GPS 교란으로 피해를 봤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우리 국적항공기뿐만 아니라 외국 항공기와 미군 군용기도 피해를 보았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해경 경비함, 상선, 여객선 등도 GPS 장치가 정상작동하지 않았고, 특히 동해와 서해의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는 소형 어선들이 GPS 신호 교란으로 표류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교란신호를 추적한 결과 북한 개성 부근에서 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교란전파를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2개 기관을 통해 북한에 항의했다. 또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항의 서한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보냈다. 정부는 항의서한에 ‘GPS 교란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서 이를 즉각 중단하고,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항의 서한의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GPS 전파 교란 발생 이후 아직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는 GPS를 보조장치로 활용하기 때문에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관성의 변화로 이동거리를 산출하는 ‘관성항법장치(INS)’, 지상송신국 전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전 방향 무선표지 장치’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파 교란이 계속 이어지면 항공기와 선박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는 GPS 교란 발생 당일인 28일 오전 9시34분부터 각 항공사에 “GPS 전파 교란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담은 항공고시보(NOTAM)를 발령했다.

선박에는 해상교통문자방송(NAVTEX)을 통해 “인천항 주변에서 GPS 미작동, 오작동에 대비하라”는 안내문자방송을 보내고 있다.

또 GPS에만 의존하는 소형 어선이 월선(越線)을 하지 않도록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조업 중인 소형 어선에 대해서는 별도의 경고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고가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의 GPS 신호를 교란하는 전파를 발신하는 상대의 전파를 원천적으로 무력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ㆍ곽창렬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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