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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에서의 선박 운항이란 주차장에서의 자동차 주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현재 설계대로라도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의 입출항이 가능합니다. 자동차라면 ‘주차하고, 문 열고 하차하는데 걸리적거림이 없는’ 상태지요.”
국방부가 최근 실시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2차 시뮬레이션 책임연구원인 한국해양대 이윤석(42) 교수는 제주도의 시뮬레이션 추가 실시 요구에 대해 “제주 민·군복합항 시뮬레이션은 어느 전문가가 재실시하더라도 같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를 지난 3월 8일 제주시에서 만났다. 제주 지역 관계자들에게 2차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제주를 방문한 길이었다.
이 교수가 이끄는 해양대 시뮬레이션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말까지 국방부 의뢰로 민·군복합항에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30여 차례에 걸쳐 선박운행 시뮬레이션 용역을 맡아왔다.
제주도의 요청대로 추가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입력 변수’ 입니다. 제주도는 국무총리실의 기술검증위원회 결과가 나오기 전 2차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어 기술검증위의 검증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지난해 8월부터 제주도 민간TF팀이 1차 시뮬레이션에서 입력된 선회장 길이, 풍속, 횡풍압 면적 등을 명확하게 설정해 쟁점화해
왔습니다. 환경변수와 함께 선박 모델도 중요한데, ‘15만톤급 규모의 크루즈선’이란 점도 명시돼왔습니다.”
그렇다면 기술검증위가 건의한 ‘풍속(초당 14미터), 횡풍압 면적(1만3천2백23평방미터), 항로법선 교각(航路法線 交角) 30도 적용과 항만구조물 재배치와 예인선 배치’가 모두 반영됐다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2차 시뮬레이션에서는 검증 항목마다 가장 큰 값을 입력했습니다. 한마디로 좀더 어려운 여건에서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입출항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본 것이죠. 풍속은 초속 10미터, 12미터, 14미터를 시행해 봤고, 풍향도 북풍·북동풍·남서풍을 모두 적용해 보았습니다. 선박모델인 퀸메리2호의 제원에 대한 보다 정밀한 자료를 구해 적재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횡풍압도 가장 많이 받는 경우까지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동안 선회장 길이가 1.5L(선박 길이의 1.5배)이냐 2L이냐가 가장 큰 논란이 되어왔는데요.
“2차 시뮬레이션 결과 1.3L까지 선회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퀸메리2호를 비롯해 15만톤급 이상 규모의 크루즈선이 7대 운항되고 있는데, 이들의 조정 성능은 일반 화물선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뛰어납니다. 이들 초대형 크루즈선박은 선수·선미에 추진기를 장착하고 있어 자력으로 횡이동이 가능하고 선회도 용이합니다. 특히 1미터 단위로 정교하게 이동하는 해양탐사선 등에 적용하는 ‘다이나믹 포지셔닝 시스템(DPS)’과 유사한 조정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비교해 일반 화물선이 ‘전륜구동’이나 ‘후륜구동’이라면, 15만톤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은 ‘사륜구동’인 셈이죠.”
선박운행 시뮬레이션에는 왜 그렇게 긴 기간이 필요하나요?
“선박운행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해기사의 교육과 훈련을 위해 규정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장비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먼저 3차원 영상이 제공되는 시각 장치가 필요하고, 시뮬레이션 모델 선박과 동일한 항해장비과 환경을 갖춘 구조물(MOCK
UP)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준비에만 두 달가량 걸리고, 시뮬레이션 작업에 한 달 정도 소요됩니다.”
실제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최소한 2백10도 이상의 시야가 확보된 넓은 공간에서 항해사가 가상환경 속에서 선박을 운항해 입출항을 합니다. 실제 선박 운항과 거의 흡사합니다.”
선박 운항의 안전 여부에 대해 어떻게 판정을 내리는지.
”이번 2차 시뮬레이션 결과는 해상 교통안전, 선박 운항과 관련된 최고전문가들로 자문위원단(12명)을 구성해 함께 연구결과를 판독했습니다. 국제 인증을 받은 4곳의 국내 시뮬레이션 연구용역 기관의 ‘책임자급 진단사’들을 다수 포함했습니다. ‘책임자급 진단사’란
국토해양부가 자격 기준을 정한 해상교통안전진단 전문가들로, 국내에 저를 포함해 15명가량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가 참여해도, 혹은 다른 기관에서 실시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일각에서 아직도 2차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해 공사 반대가 거센데….
“그동안 제주 민·군복합항을 반대하는 분들,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들과 연구 결과를 공유할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무산돼 아쉽습니다. 2차 시뮬레이션에 제주도가 참여했다 하더라도 환경 요소와 대상 선박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어 결과는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학생들의 실습선 선장으로서 제주 민·군복합항에 입출항하게 될 크루즈선의 안전 운항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책임감을 갖고 도출한 결과에 대해 관계자와 제주도민 여러분이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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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