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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기업이 만드는 세탁비누를 볼 수 없게 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9월 27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16개 품목’을 선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탁비누 시장에서 대기업은 2012년 6월까지 철수하게 된다. 이후에는 중소기업만이 세탁비누를 생산, 판매하게 된다. 이외에 청국장, 고추장, 간장, 막걸리, 떡, 재생타이어 등이 적합업종에 선정됐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번 선정을 위해 지난 5월 중소기업으로부터 적합업종과 품목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2백18건을 검토하기로 결정했고, 이 가운데 대기업이 이미 진출한 업종은 1백34개였다.
이번 선정 결과는 45개 품목에 대한 1차 검토 품목의 일부이다.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추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자율적인 협의 아래 선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면서도 서로에게 한 발 양보하는, 말하자면 경제민주주의가 발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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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중소기업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 하고 대기업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 하는, 일종의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적합업종이라도 대기업의 진출 제한 정도는 다르다. 세탁비누의 경우 기존 대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업이양’이 결정됐고 골판지상자와 플라스틱금형 등 4개 품목은 대기업의 신규 진출을 제한하는 ‘진입자제’, 순대와 고추장 등 11개 품목은 대기업이 기존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확장자제’ 결정이 내려졌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는 확장자제 결정이 내려졌다. 대기업은 정부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자제하고 저가제품 시장에선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공격적이거나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확장자제 결정이 난 막걸리의 경우 대기업의 내수시장 진입자제가 권고됐다. 대기업은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에 전념하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내 판매를 위한 신규 자체 생산기반을 갖지 않고 현재 소유한 생산시설은 수출용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의 지역유통 및 제조업체에 대한 인수합병도 자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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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타이어도 ‘확장자제’하기로 했다. 대기업은 직접 생산을 하지 않고 반드시 중소기업에 위탁생산(OEM)하기로 했다. 자동차재제조부품 역시 대기업의 직접 생산을 통한 시장진입을 자제하고 OEM을 확대하기로 했다.
역할도 나누었다. 대기업은 고품수거와 공급, 기술개발, 시장확대, 유통망 구조개선 등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중소기업은 제품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안정화 노력을 강화해 나간다.
플라스틱금형과 프레스금형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구분된다. 대기업은 범용기술로 만들어지는 제품과 국내 판매용 및 영업용 금형시장 진입을 자제한다. 대신 제품개발용 신금형기술, 보안 및 핵심분야 등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자가 금형에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번 선정 결과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기업들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지, 중소기업이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지가 관리 대상이 된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모니터링 결과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공개하기로 했다.
글·변형주 기자![]()
“동반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과거 기업은 단일 회사의 경쟁력만으로 생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아닙니다. 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의 네트워크 경쟁력이 강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중소기업 정책 전문가다.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중소기업청 등 중소기업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모두 이해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정 사무총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도 필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텐데요. 합의점에 도달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먼저 동반성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이러한 공감대 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허심탄회하게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고 서로의 견해를 경청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양자의 입장이 절충되지 않는 경우 제3자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개자가 돼 양측의 만남을 주선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특별히 남는 품목이 있습니까.
“세탁비누입니다. 사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을 대기업이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다소 불리하더라도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위해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려줘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세탁비누를 흔쾌히 양보한 LG생활건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부와 법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복잡한 경제 현실 하나하나를 법으로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시장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법이 아니라 시장의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서 합의점에 도달하고 이를 지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결정된 합의는 법보다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스스로 만든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비판하기 전에 상황인식을 먼저 해야 합니다. 오죽하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생겼겠습니까. 그만큼 중소기업의 경영 생태계가 무너졌고 급기야 양극화 현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입니다. 중소기업은 스스로 경쟁력 향상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적합업종 선정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여유를 준 것일 따름입니다. 유효기간은 3년이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고 안주한다면 적합업종 선정을 3년 이전에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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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