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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발표한 이후 에너지·자원 분야의 국제협력 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5월 10~14일 이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순방한 것은 이를 분명히 입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두 나라와의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에너지·자원 분야의 ‘실질협력’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역내 자원외교’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두 나라 정상과 친분을 돈독히 한 것도 의미 있는 수확이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석유, 우라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대표적인 자원부국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멘델 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다수 화학 원소를 보유하고 있어, 중앙아시아 내 최대 자원국으로 꼽힌다. 정부가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와 함께 중앙아시아를 ‘자원개발 4대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11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서페르가나, 취나바드 지역을 포함한 5개 유전·가스전에 대한 신규 탐사권을 확보했다. 또 수르길 가스전·플랜트사업 금융 양해각서, 침칼타사이 몰리브덴·중석광 탐사 계약, 나망간·추스트 탐사계약 의정서 등 16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에 서명했다.






13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이 포함된 ‘양국 간 실질적 협력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또한 발하슈 석탄화력 발전사업 협력협약서와 함께 잠빌 해상광구 석유탐사사업 및 보셰콜 동광 개발, 광물자원 공동개발 협력 등에 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는 ‘이 대통령식 자원외교’의 두 가지 대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의 기술, 경험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큰 자원부국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정해 철저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윈윈한다는 것. 특히 기술과 자본을 가진 우리나라와 부존자원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이 ‘윈윈’이 가능한 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순방 동선은 치밀한 ‘자원외교 맵’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며 “러시아를 시작으로 남미, 오세아니아,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로 이어진 이동경로는 원(圓)에 가까운데, 이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 ‘환 벨트 자원외교’”라고 소개했다.

두 나라 정상과의 친분을 돈독히 한 것도 이번 순방의 큰 성과 가운데 하나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깜짝 공항 영접’으로 파격 의전을 선보인 데 이어 2박3일 동안 이 대통령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2006년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대통령으로부터 명예서울시민증을 받은 일, 지난해 2월 이 대통령 취임식 때 수석 귀빈 자격으로 참석했던 점 등을 거론하며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주요국 몇몇 정상만 체험했던 ‘대통령 별장 사우나’ 기회를 이 대통령에게 제공했다. 카자흐스탄에선 ‘사우나 비즈니스’ ‘사우나 외교’ 등의 신조어가 생길 만큼 사우나가 정상 간 친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13일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이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전날 ‘사우나 회동’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정상 간 신뢰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제 카자흐스탄이 우라늄을 한국에 수출만 할 것이 아니라 리서치 단계에서부터 협력해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제안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정상 간 신뢰가 없으면 현안을 원만히 풀어나갈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에 양국 정상과 쌓은 깊은 신뢰는 실무적인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의 ‘기업 해외민원 해결사’ 역할은 이번 순방에서도 계속됐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마치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경제사절단장’ 같은 역할을 했다”며 “정상회담에 앞서 수행 경제인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기업인들의 요구를 일일이 들은 뒤 회담에서 이를 관철시켰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실무적 차원에서 추진하기 힘든 내용을 정상 간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사우나 회동 때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자국에 진출한 우리 건설회사(동일하이빌)의 실력을 추어올리자 이 대통령은 “말로만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는 농담으로 핵심을 전달했다.

한·우즈베키스탄 경제인 오찬에서는 “그동안 투자에 망설였던 (한국) 기업인들은 이제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면서 “여기 카리모프 대통령께서 이렇게 자신 있게 약속하고 있는데 나중에 다른 얘기 하는 사람들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좌중에 폭소가 터졌지만 어떤 협정서나 외교적 수사보다 호소력 있는 말이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신아시아 구상에 대한 양국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신아시아 구상은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아시아 모든 국가의 번영을 위해 역내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를 “시의적절한 맞춤형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이번 순방이 이 대통령이 올 초 천명한 신아시아 구상 실천을 위한 첫걸음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대(對)아시아 외교지평을 넓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에 이뤄진 회담들과 관련해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결과가 갖는 선언적 의미보다 확실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자원부국 중앙아시아 땅에 심은 씨앗, 즉 우리의 자본, 기술, 노하우가 창출할 시너지가 자못 기대된다.

글·대한민국정책포털(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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