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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열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국가를 위하는 소명의식 없이 감독기관에 어떻게 보일까만 생각하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경영을 못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못 자는 민간기업 CEO처럼 여러분도 개혁을 해야 합니다.”

4월 18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공기업 CEO들에게 “소명의식을 갖지 않고 안주하면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공공기관 조직을 개혁할 자신이 없는 기관장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도 밝혔다.

공공기관장 71명과 관계부처 장관 등이 함께한 이날 워크숍에서 이 대통령은 공기업 선진화 추진 실적과 해당 기관들의 애로사항 및 현안을 청취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사회자로 나선 오연천 서울대 교수는 “나라가 있어야 공공기관이 존재할 수 있듯이 공공기관이 있어야 CEO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공공기관 선진화를 위한 CEO의 임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특히 “공기업 선진화가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내년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를 우리나라의 대표적 개혁소프트웨어 상품으로 선진국에 소개할 수 있다”고 화두를 제시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 발표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종합해보면, 1백29개 공공기관 2만2천명의 인력을 감축키로 했다. 이는 공기업 전체 인력의 12.7퍼센트에 해당한다. 산업은행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24개 기관의 민영화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 등 41개 기관을 16개 기관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또한 4대보험 징수를 통합하고, 가스산업에 경쟁을 도입하는 등 기능조정도 22건에 달한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인턴을 1만2천명 채용하고, 초임 인하를 통해 채용시장의 공정 경쟁여건을 조성하는 데 2백69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선진화 추진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원 감축의 경우 1백29개 기관에서 2만2천명을 줄이기로 했는데 4월 17일 현재 91개 기관에서 1만4천명을 줄이는 절차를 완료했다. 나머지 38개 기관 8천명은 5월 말까지 줄일 예정이다.

민영화와 지분매각의 경우 24개 대상기관 중 13개 기관이 이사회 의결 등 내부절차를 완료했고,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전반적인 시장여건 악화에 따라 매각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36개 기관을 16개 기관으로 통합하는 기관 통합의 경우 친환경상품진흥원과 환경기술진흥원이 환경산업기술원으로 통합됐고, 코레일 트랙과 엔지니어링, 전기 등이 코레일 테크로, 코레일 개발과 네트웍스가 코레일 네트웍스로 통합해 출범했다. 이로써 7개 기관이 3개 기관으로 통합됐다. 특히 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상품진흥원은 선진화 발표 이전부터 자율적으로 통합을 추진해 단기간 내에 통합기관을 출범시킨 우수사례로 꼽혔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진흥원 등 3개 기관을 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하는 등 18개 기관을 8개 기관으로 통합하는 것은 법 통과 후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고,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등 11개 기관을 5개 기관으로 통합하는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관 폐지의 경우 5개 대상 기관 중 노동교육원과 코레일애드컴 등 2개 기관의 폐지를 완료했다.

한편 대한주택공사가 사내근로복지기금 36억원을 자율적으로 삭감하고, 그 재원으로 국민임대주택 거주 주부사원 1천명을 고용한 것이 공기업 선진화의 주요 우수 추진사례로 꼽혔다. 수출보험공사는 노사 협의를 통해 임직원의 성과급을 반납하고 초임 삭감을 추진해 고통분담에 앞장선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노사 협의를 통해 가장 먼저 정원과 조직을 일시에 감축한 한국수자원공사도 우수 공기업 선진화 사례로 꼽혔다. 이밖에 코트라(KOTRA)는 청년인턴 1백명을 선발해 이 가운데 근무성적 우수자 25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어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공기업 선진화의 한 부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청년인턴 채용의 경우 1분기까지 1만2천명 채용목표 중 1만1천명을 채용해 목표 대비 진도율이 92.2퍼센트를 기록했다. 대졸초임 인하는 초임 연봉 2천만원 이상 2백69개 공공기관 전체가 인하 방침을 결정했고, 이 가운데 86개 기관이 보수규정 개정을 마쳤다.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공기업 선진화 성공이 CEO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에 달려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눈에는 공기업 선진화가 아직도 미흡하게 비칠 수 있다는 자성도 있었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리더십 문제와 관련해 ‘CEO들이 낮은 자세로 진정성을 갖고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이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울러 저위험·고보상 체계의 공기업 임금은 공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고용시장의 왜곡까지 야기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이런 맥락에서 대졸초임 인하는 잡셰어링보다는 저위험·고보상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데 많은 참석자들이 의견을 같이했고, 일부 참석자는 중·장기적으로 연봉제 확산과 성과급 비중 확대 등 공기업의 전반적인 임금체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바람직한 노사관계 형성을 위해 승진이나 임금 인상 등을 개인별 실적과 연계하는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워크숍에서 김황식 감사원장은 공공기관 감사 과정에서 파악된 방만경영 사례와 도덕적 해이 등을 지적하며 향후 공공기관 감사방향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개선 실태’ 감사 결과 방만경영에 대한 개선이 여전히 미약하며, 이러한 사례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노사합의를 빙자한 탈법적 노사관계, 감독관청의 방관적인 태도 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법과 원칙의 확립’ ‘국리민복’의 감사 운용기조를 확립하고, 선진화 계획 이행 실태와 탈법적 노사관계를 상시 점검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내년도 특별감사를 예정하고 있으며 향후 방만경영 사례가 적발되면 ‘경영진 해임 요구권’을 적극 행사하고,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간에 설치된 ‘감사결과 예산반영협의회’를 활용해 부당하게 인상된 금액이 있는 경우 그 이상의 예산삭감을 유도하는 등 ‘실질적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현 시점을 공기업 선진화 2기로 규정하면서 2기 핵심 과제로 ‘3대 거품 빼기, 노사관계 선진화, 일류서비스로의 진화’를 제시했다.

3대 거품 빼기에는 생산성에 비해 부풀려진 ‘보수, 직급과 조직, 사업구조’의 3대 거품을 제거해 이른바 ‘신의 직장’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방만경영을 견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박 수석은 노사관계 선진화에 대해 국가경쟁력 강화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노사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만큼 선진적 노사관계를 당부했다. 또 공공기관 행태에 대해 공무원보다 더 관료적이라는 비판을 소개하면서 서비스 품질의 끊임없는 향상과 민간이 할 수 없으나 국민이 원하는 기능과 사업을 모색할 것 등을 주문했다. 

워크숍을 개최한 기획재정부는 “이번 행사는 특별한 형식 없이 공공기관 기관장과 주무부처, 민간 전문가가 모두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공기업 선진화 방향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주요 공기업들이 선진화 과정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선진화 추진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정리·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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