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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웰빙 음식’ 한식(韓食)을 이탈리아의 피자나 일본의 스시처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고자 하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나라 안팎 인사들의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조리코스를 개설하고, 스타 한식조리사를 양성하는 등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도 발표됐다.
4월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미래기획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린 ‘한식 세계화 2009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아이디어와 전략이 활발히 논의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지난해 10월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한식 세계화 선포식 이후 나온 첫 결실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 3백여 명의 국내외 음식 전문가와 주한 외교사절들이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 1세션에서는 세계적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뢰의 샤를 쿠앵트로 아시아지역 부회장이 발표자로 나와 프랑스 요리의 경쟁력으로 ‘탁월함, 혁신, 전통’을 꼽으며 “프랑스는 원산지품질등급표시제(AOC)를 통해 식품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요리는 지금도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조태권 광주요 대표는 “한식은 과거 6·25전쟁을 겪으면서 문화가 아닌 생계수단으로 인식돼온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공모전 등을 통해 세계화가 가능한 한식당 모델을 만들고 자본과 조직을 가진 대기업이 선도해 한식을 고급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외 음식 세계화 성공 사례가 발표된 2세션에서는 놀부NGB 김순진 회장이 “한식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지 조사가 중요하다”며 “우리 회사는 해외 진출 전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2년간 시장 상황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국내외에서 ‘놀부항아리갈비’ ‘수라온’ 등 6백40여개 한식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또 “현지인 기호에 맞는 소스와 메뉴 개발, 한식브랜드 고급화에 힘썼다”며 “한식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조리사 파견과 브랜드 관리, 오피니언 리더 대상 홍보, 글로벌 브랜드로의 집중 마케팅 등이 해외 진출의 성공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일식 세계화의 비결을 소개한 가토 가즈타카 일본푸드서비스협회(JRO) 전무이사는 “2년 전 일본 밖의 일식당 숫자가 2만5천 개였으나 최근 4만 개로 늘었다”고 전하면서 “일식 세계화에는 정부와 민간기구의 공동사업, 특히 2007년 설립된 JRO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JRO는 해외 주요국가에 현지 조직을 설립해 일식당 간 정보 교환, 일본 식재료의 수출 촉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힌 가토 전무는 “한식 역시 정부와 민간의 전략적 제휴로 해외 진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태국의 음식세계화인 ‘타이 키친 투 더 월드(Thai Kitchen to the World)’ 캠페인 당시 주방장들의 해외 진출 교육을 담당한 수라차이 찌우 짜른 싸쿤 태국 카세사르대학 교수는 “태국음식의 성공 뒤에는 조리 전문인력의 해외진출을 지원한 정부 정책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는 태국음식의 세계화는 태국 식자재 수출에 기여했다. 음식 세계화는 음식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내놓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이탈리아 요리학교 알마(ALMA)의 안드레아 시니갈리아 교수는 “과거 이민자들을 통해 해외에 전파됐던 이탈리아 요리가 최근에는 국제요리학교에서 양성된 인력을 통해 세계화하고 있다”며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두바이 버즈알아랍호텔의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조리장은 “한국 음식은 전통에 기초를 두되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한식 장르와 한식당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천 CJ푸드빌 대표이사는 “정부 내 통합적인 한식 세계화 추진 전담 조직의 창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나정기 경기대 외식조리학과 교수는 한식 밥상 구성체계의 전환과 단품메뉴 개발을 주장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마지막 세션에서는 방문규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단장이 오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기 위한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의 세부 전략으로 마련된 이 추진 전략은 국내 4개 과제, 해외 5개 과제 등 9개 과제로 구성돼 있다.
국내 부문에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안에 외식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2013년까지 5백억원 규모의 ‘식품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한식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뢰 등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강좌 개설, 국가 공인 ‘국제 한식요리 자격증’ 도입 등 한식요리 명장 프로젝트 △특1급 호텔에 한식당을 늘리는 등의 스타 한식당 프로젝트 △입소문으로 한식을 알리는 세계 1백만인 구전(口傳) 네트워크 구축 같은 한식 마니아 만들기 프로젝트 등이 추진된다.

해외 부문에서는 △세계 김치연구소 설립 등 한식세계화 연구·개발 △한식당 고급화 등 한식 이미지 높이기 △메뉴와 조리법의 표준화 등 알기 쉬운 한식 만들기 △재외동포 네트워크 등을 통한 한식문화 알리기 △2017년까지 세계적인 한식 브랜드 1백개 키우기 등의 방안이 추진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5월 중에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한식 세계화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부인 김윤옥 여사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강잡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 중 하나로 선정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한식이 부쩍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아직 외국인들이 한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 외국의 일부 한식당에서는 한식 대신 국적불명의 메뉴가 제공되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고 지적한 뒤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한식이 되려면 안전하고 다양한 식재료가 중요하며 표준화와 현지화 노력, 맛과 향을 살리는 조리법, 전문인력 양성, 인테리어 향상 등을 통해 한식당이 한국문화 체험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경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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