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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1월 22일 대통령직속 위원회로 설치된 기구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64)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장관을 포함한 13명의 장관급과 민간 전문가 47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의 홍보 노하우를 잘 아는 대기업의 핵심인력도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다.

월급을 전혀 받지 않는 비상근직이지만 어윤대 위원장은 몹시 바쁘다.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한다. 그 바쁜 일과 시간을 비집고 들어가듯 4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백병원 옆에 있는 국가브랜드위원회 사무실에서 어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막 끝낸 참이었다. 최근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김연아 선수 이야기부터 꺼냈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죠.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국가가 김연아 선수를 위해 무엇을 해줬느냐 반성하게 됩니다. 선수 개인과 가족은 노력하지만 우리나라 체육시스템이 세계적인 스타를 키울 환경과 배경을 갖췄느냐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괴감을 느껴요.”

첫 질문부터 예상이 빗나갔다. 어 위원장은 총장 시절 고려대를 ‘막걸리 민족 대학’에서 ‘와인 글로벌 대학’으로 격상시킨 ‘브랜드 연금술사’가 아닌가. 그런 그의 입에서 김연아 선수와 관련하여 ‘뷰티풀 코리아’라든지 스토리텔링산업에 접목시켜 뮤지컬이나 영화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술술 나올 줄 알았는데 ‘반성문’부터 먼저 나왔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가브랜드를 홍보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잘사는 나라에서 사랑받는 나라로 가야 하는데 정말 사랑받을 수 있도록 기본이 변해야 합니다. 요즘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실체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할 일입니다. 선진 사회시민으로서의 시민의식, 다문화사회에서 다른 민족 문화나 종교를 존중하고 세계적 표준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지 가시적 성과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 위원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역할을 전략이나 목표 달성보다는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는 데 두고 있었다.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일까. 지난 3월 17일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1차 보고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비전을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부족한 점을 비전으로 정한 것일까.

“그동안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고 살았죠. 그러나 그것이 우리나라 국민성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이었는데 6·25전쟁 이후 급속히 성장하게 되면서 어느 날 깨어보니까 잘살게 된 겁니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잠자기 전에 못 살던 것만 생각하고 있는 거죠. 이제는 잘살고 있는데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수준보다 휠씬 낮습니다. 평균 수준만 되더라도 배려하는 국가로 대접받을 텐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그러지 못했거든요. 6·25전쟁 때 유엔군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때 참전한 에티오피아에 대해 우리가 무슨 도움을 주었습니까. 우리 경제 수준에 상응하는 지원을 후진국에 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2015년까지 ODA 자금을 지금보다 3배로 늘리겠다고 합니다. 5월쯤에는 후진국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할 예정입니다. 도와주겠다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죠.”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정한 비전은 비록 우리나라의 ‘약점’에서 출발했지만 슬로건은 ‘장점’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슬로건은 주로 관광사업적인 측면에서 사용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의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홍보하는 하부 슬로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dvanced Technology & Design Korea’는 어떨까요.”




어 위원장이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앞세우는 데는 우리나라 제품이 품질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진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우리 위원회가 하는 일이 국가의 품격,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인데 한두 가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가 특히 중요합니다. 한국 제품이 코리아디스카운트랄까 저평가되고 있어요.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지난 1월 코트라 조사에 의하면 한국 제품이 30% 저평가되고 있어요. 이것을 3% 포인트쯤 끌어올려 27%만 되더라도 우리나라 3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압축성장을 통해 달성한 기술이나 디자인 능력을 통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줄여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식경제부, 코트라와 같이 이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어 위원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에 시집온 외국 여성들이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느낌을 고국에 그대로 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외국 출신 아내들에게 한국 문화와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인데 대통령께서 보고를 받고 ‘남편들을 제대로 교육해야지…’라고 말씀하셨는데 맞죠. 남편이 외국 출신 아내를 사랑하고 잘 대해주면 시부모님을 잘 모실 뿐 아니라 친정에도 좋은 소리를 하죠.”

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브랜드위원회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은연중 내비쳤다. 사업비가 전혀 없는 위원회가 잘 굴러가는 것도 이 때문일까. 

“대통령께서 직접 하시니까 지금까지는 각 부처가 잘 협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활동했는데 그때 이미 대통령께서는 매킨지에 국가브랜드위원회 활동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켰어요. 국가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부처에 많은 독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 달에 한 번씩 대통령께 보고합니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는 국격이라는 큰 그릇을 채우기보다는 한두 군데를 선택해서 집중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방향성을 정하는 전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거지요.”

마지막으로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을 묻자 어 위원장은 입가에 웃음을 띠며 “외국인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최선”이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글·안기석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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