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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시대 ‘OFF’ LED 시대 ‘ON’


꿈의 광원, 발광다이오드(LED·Light Emitting Diode)가 몰려오고 있다. 그 기세를 보면 가히 60년 만의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다. 1879년 백열전구가 개발됐고 1938년 형광등이 상용화한 점을 감안하면, 반세기가 흘러서야 인류는 또 다른 조명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LED는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화합물 반도체의 하나로, 수명이 백열등보다 최대 100배 길면서도 에너지 소비는 10분의 1에 불과해 꿈의 광원으로 불린다. 또 형광등같이 가스필라멘트, 수은 등 환경오염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반영구적이어서 교체와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든다. 더욱이 일반 전등이 110~220V 전류를 사용하는 데 반해 LED는 3V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감전 우려도 적다. 이뿐인가. 백열등은 투입한 전기의 90% 이상이 열로 빠져나가는 반면, LED는 90% 이상이 빛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도 적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세계 각국은 앞다퉈 LED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술 종주국인 일본은 LED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조명에 쓰이는 에너지를 2010년까지 20% 절감한다는 ‘21세기를 위한 빛 프로젝트’를 내놨다. 미국은 2020년까지 조명의 50%를 LED로 바꾼다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라이팅 이니셔티브’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 정부도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30%를 LED로 바꾸는 ‘1530프로젝트’를 내놓고 각종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세계의 기술 선진국들은 머지않아 이 차세대 산업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ED 전체 시장 규모는 45억 달러나 된다. 이 가운데 일본 기업 점유율이 36.7%로 압도적 1위다. 이어 미국(14.3%)과 독일(9.6%)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대만(3.3%)과 한국(2.5%)도 추격 중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까닭은 LED가 단순히 빛을 발하는 산업이 아니라, 절약한 전기를 탄소배출권과 연계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이기 때문이다. 가령 일본의 에너지 소비량 중 조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정에서 약 16%, 오피스빌딩에서 약 21%로 높다. 이들 조명을 LED로 바꾸면 소비자들은 남은 전기를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팔 수 있어 추가적으로 부가 소득까지 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1530프로젝트의 단계별 로드맵으로 LED 조명 보급, 고효율기기 장려금 지급, LED 핵심 원천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LED 조명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국민이 부담 없이 LED 조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LED 조명의 개당 가격이 10만~30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구매할 엄두를 못 내는 현실을 감안해 부품 국산화로 제품 단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LED 핵심 원천기술 개발 사업비로 총 266억 원을 책정해 그동안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컸던 분야인 칩과 패키지, 방열 디자인, IC회로, 모듈 등 핵심 부품 개발을 지원한다. 또 올해 7월까지 한국산업규격(KS)을 도입하고, 해당 조명을 설치하는 공공기관에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가 보급 계획을 수립한 까닭은 전 세계 LED 조명 매출이 2005년 2억 7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8억 8040만 달러로 수직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초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LED는 전기, 전자, 통신 분야 등 신호용에서부터 자동차 후면등, 피난 유도등, 전광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넓은 영역에서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은 더 큰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키움증권 LED 산업보고서는 LED 성장률이 2009년 14.9%, 2010년 15.7%로 상승하는 등 매년 두 자리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LED 조명은 성장 잠재력과 더불어 색상을 달리하는 경관 조명 연출이 손쉬워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정보기술(IT)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어 이종(異種)산업 간 개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산업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LED산업. 분명 우리 앞에도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하고 있다. 조명 단가가 높아 시장이 공공기관에 한정된 가운데 400개 업체가 난립해 경쟁을 벌이다 보니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칩과 패키지 등 핵심 부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부가 유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2900억 원을 출자해 LED 합작법인을 만든다는 2월 17일 발표는 희망적이다. 다만 대기업의 참여가 LED 시장의 파이를 키워온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방향으로 전개돼서는 안 될 것이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LED 기술은 외국 선발업체 대비 75%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계는 녹색성장을 위해 조용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린 뉴딜을 선포하면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그린 일자리 창출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부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LED 보급을 포함한 녹색국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의 LED 조명 1530프로젝트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국책사업으로 LED 개발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핵심 기술을 획득해나갈 것인지, 교육을 통해 기술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 전력소비를 줄여 녹색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LED를 선점한다면, 우리는 21세기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글·이상덕 매일경제신문 중소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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