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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학교폭력의 특징 중 하나는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가 없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해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지 못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드러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고자질한다는 친구들의 비난과 ‘왕따’를 걱정해 억울하더라도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부모끼리도 ‘자녀 장래를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합의’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교사들마저 “아이들은 주먹다짐을 하며 커야 한다”며 학교폭력을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사이에 우리의 학교폭력은 갈수록 집단화·흉포화·조직화됐다. 지난 3월1일부터 부산지방경찰청에서 4개월간 시범 실시한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이런 학교폭력을 뿌리뽑겠다는 경찰의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2004년 하반기 부산시 중·고교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학생의 23%가 학교폭력 피해자였다. 그 중 절반 가까이가 교내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추진한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사업이나 경찰이 시행한 ‘학교담당경찰관’ 제도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처음 실시한 부산경찰청의 고민은 적지 않았다. 먼저 추진 방법이 문제였다. 학사업무가 바쁜 교사에게 이런 업무까지 맡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경찰관을 학교에 상주시킬 수도 없는 노릇.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이 바로 배움터 지킴이였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선진 각국의 배움터 지킴이 제도를 검토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학교경찰’, 캐나다의 ‘학교협력경찰’, 호주의 ‘학교상주경찰’과 중국·홍콩·뉴질랜드 등의 스쿨폴리스 제도가 참고 대상이었다. [B]퇴직 경찰관·교사 참여, 3개월 시범운영 [/B] 마침내 부산경찰청이 내린 결론은 학생 지도와 범죄 예방 활동에 전문적인 경험을 가진 퇴직 교사와 퇴직 경찰관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2005년 2월14일 부산경찰청은 퇴직 경찰관과 퇴직 교사를 활용한 배움터 지킴이 제도를 자체 혁신과제로 선정했다. 이후 부산경찰청과 교육청 간부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최초로 양 기관 혁신대책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배움터 지킴이 제도가 제안돼 시민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범학교를 선정하는 데서 또 문제가 생겼다. 학교폭력이 많은 문제학교로 찍히는 것을 우려한 학교 측의 기피로 희망 학교가 두 곳밖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교육청과 협조해 제도의 취지를 다시 설명한 끝에 어렵사리 7개 시범학교를 선정했다. 초등학교 1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3곳이었다. 이때부터는 일사천리로 일이 풀려나갔다. 시범요원을 선발할 때는 많은 사람이 무료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그 덕택에 우수 요원을 가려 뽑을 수 있었다. 또 실무지식과 도덕성을 고루 갖춘 저명한 강사들을 초빙해 이들 요원을 교육했다. 이후 4월29일 부산경찰청은 시범학교에서 학생·학부모·교사 등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배움터 지킴이 발대식을 갖고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3개월 동안 본격적인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 배움터 지킴이 요원들은 학교마다 2인1조로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에 순찰과 상담, 교통지도, 유해업소 단속 같은 다양한 활동을 폈다. [B]11월부터 140개 교에서 확대 실시 [/B] 배움터 지킴이 요원들은 깨끗한 양복 정장에 베이지색 중절모를 쓰고 흉장을 달았다. 이런 복장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편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제복은 요원들의 소속감도 이끌어 냈다. 부산경찰청은 시범운영기간이 끝난 7월7일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교육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토론회도 열었다. 여기서 나온 현장의 의견은 모두 향후 대책에 반영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운영 도중 여러 가지 문제점도 불거졌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학교에 외부인이 상주함으로써 교권이 침해된다는 비판이었다. 그래서 배움터 지킴이 요원들은 순찰과 선도, 상담 활동을 주로 하고 지도교사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또 배움터 지킴이 요원이 비행·폭력학생을 발견했을 때는 해당 학교의 자치위원회에 넘기는 등 학교장 감독 아래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배움터 지킴이는 교권 침해 우려를 없앴고 오히려 교사의 업무를 보완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예산 확보였다. 제도를 시범운영하면서 무료 자원봉사자로 요원을 선발했지만 최소한의 식비와 교통비는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그 예산이 따로 없었다. 때문에 부산경찰청은 부산시와 시의회를 여러 차례 방문해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 추경예산 6,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배움터 지킴이의 법적 권한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 문제는 2004년 7월 말 시행된 「학교폭력대책법」에 ‘학교장 위촉시 학교 내 선도활동이 가능하다’는 규정으로 풀었다. 석 달 동안의 시범운영 기간이 끝난 후 이 제도는 의외의 성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해 하던 학생들이 시범운영이 끝날 무렵에는 배움터 지킴이가 계속 학교에 있게 해 달라고 조르는 통에 교사들이 이를 달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또 요원들의 연락처를 단축키로 저장해 휴대전화로 문자상담과 감사를 표시하는 학생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산경찰청 배움터 지킴이 관계자는 “부산지역 여학교에 자주 출몰하던 변태 남성인 일명 ‘바바리맨’을 검거하는 데도 학생들과 배움터 지킴이 요원의 협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용의자를 본 여중생이 급히 배움터 지킴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요원들이 추적,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배움터 지킴이 제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이제는 학부모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부산경찰청장과 배움터 지킴이 기획팀에 감사 전화를 하면서 정부 예산이 없으면 급식비를 올려서라도 전면 실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언론 보도 또한 처음에는 우려와 비판적 반응이 많았으나 시범운영을 통해 이런 성과가 나오자 긍정적 보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지난 9월30일 열린 제1회 정부혁신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정부혁신 최우수 사례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았다. 경찰청은 최근 이 제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인 정음리서치에 제도의 효과, 전면 시행 여부 등 22개 항목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에서도 대부분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이 제도를 올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지방경찰청별로 10개교씩 시범학교를 선정해 이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한 학교에 퇴직 경찰관 1명, 퇴직 교사 1명씩을 전담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총 420명의 배움터 지킴이를 선발해 전국 140개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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