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선물’에 ‘정(情)’을 담아 보낸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눈에 보이는 선물로 대신 보낸다는 뜻이 담겨 있음이리라. 사랑하는 연인끼리,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상대에 대한 마음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전달하고픈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국가원수끼리의 선물 교환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더욱이 외교 현장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이들이 주고받는 선물에는 그 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 국가원수의 선물에 남다른 의미가 부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일반 국민들이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외국 정상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공직자윤리법과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하고 국고에 귀속하도록 규정돼 있어 외국 정상들이 증정한 선물은 모두 대통령기록관에 옮겨 보관해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실은 “대통령과 그 가족이 국가적 차원의 공무와 관련해 외국 또는 외국인에게서 받은 선물 중 미국화폐 100달러 이상 또는 국내 시가로 10만원 이상인 선물은 공직자윤리법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에서 관리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 수행 중에 받은 선물은 개인적 선물이 아닌 공적 의미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가 맡아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잘 보관하는 데 치중했다면, 현 정부 들어서는 다양한 경로로 국민에게 선보이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인터넷 홈페이지(www.archi ves.go.kr)를 통해 사진과 함께 공개함으로써 국민 누구나 그 물품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 ‘청와대 안내 > 청와대 소개 > 국빈이 남긴 선물’ 코너를 통해서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볼 수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받은 선물의 경우 대표적인 몇몇 선물을 청와대 관람 통로에 진열해 청와대를 방문한 국민이면 누구나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받은 선물을 전시하는 것은 국민과 함께 선물에 담긴 의미를 공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청와대는 이 대통령 재임 중 외국 정상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대통령 선물을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국가기록원에 이관돼 보관 중인 선물을 청와대가 대여 형태로 빌려 전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 대통령이 받은 선물의 진가를 높이고 국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노력이 진행중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상들이 준 대표적 선물 9가지를 <Weekly 공감> 카메라에 담았다. 이 중 몇몇 실물은 청와대 관람 통로에 전시돼 있어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관람을 원하는 사람은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에 들어가 신청하면 된다.
글·구자홍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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