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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시리즈③ 빨라진 건설현장 문화재 조사


지난 봄 한국토지공사는 경기도 화성에서 도로건설공사를 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건설공사 시 총면적 3만㎡ 이상 건설현장은 반드시 문화재 지표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문제의 도로는 지난해 7월 착공해 올 연말 완공하는 총연장 1.4㎞의 경기도 화성 태안도시 계획도로 중 일부로, 동탄 신도시와 지방도 3185선을 연결하는 마지막 구간이었다.

경기도 동탄시 능동에서 시작된 이 문제의 구간은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십자가형 도로공사 개설 부분이었다. 토공은 이곳에 십자가형 도로를 냄으로써 주민들의 지방도로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국토지공사 노헌승 현장감독은 “화성 태안도시 도로 건설은 동탄 신도시 내 도로의 연속성 확보 등 향후 이 지역 개발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공사였다”면서 “하지만 공사가 한창 마무리되는 와중에 문화재보호법상 규정한 문화재 조사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 적잖이 고전했다”고 말했다.

문화재 지표 조사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40여일. 문화재가 나온다면 당연히 공사를 중지해야 하지만 문화재가 나오지 않는데도 불필요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비용면이나 공기면에서 상당한 마이너스였다는 것.

노 감독은 “지난 7월 1일 정부의 행정절차 간소화 조치로 공사가 지체되지 않고 진행됐다”면서 “올 연말 목표로 지금은 막바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보호법상 건설사업 시행자의 의무사항인 문화재 지표 조사는 그동안 건설업계로부터 많은 불만을 사왔다. 특히 지표조사 대행기관이 부족해 조사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부담이 커지는 데다, 조사절차의 합리성이나 조사비용의 산정도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새 정부 들어 문화재청은 건설업계의 민원을 받아들여 지난 4월 문화재 조사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행정절차 간소화에 착수했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7월 1일 조사 지침을 개선하기에 이르렀다.


주택공사·철도시설공단 등 15개 업체 혜택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이에 따라 문화재 조사로 인한 시굴조사 및 사업승인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다. 종전에는 문화재 조사를 위해 사업자(공사 시행자)가 시굴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시·군·구 경유), 문화재청에 사업 시행을 요청하고 이를 받은 문화재청이 사업 시행승인서를 발급해야만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사업자는 문화재 전문가의 검토 의견서가 첨부된 시굴조사 결과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면 즉시 사업시행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절차가 6단계에서 3단계에서 줄어드니 소요 기간이 무려 47일이나 단축됐다. 문화재 조사에서 사업시행까지 걸리던 행정절차 기간이 최소 47일이었는데 지침 개정 후 시·군·구의 허가 절차가 없어지고 팩스로 문화재청으로부터 승인만 받으면 사업 시행이 가능해져 처리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유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만 사업시행자가 문화재청에 통보하면 사업승인서를 즉시 보내게 되어 있어 행정처리 기간이 사실상 0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개혁 혜택은 상당했다. 행정절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업체들의 공사 착수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토공측은 “문화재 조사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정됨에 따라 사업시행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며 “이처럼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주는 정부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조사결과 토공 외에도 지난 10월 13일 현재 주택공사, 철도시설공단,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업체에 이 같은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나타나  사소한 것 같지만, 그 효과는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건설 공사현장은 물론 보이지 않는 현장애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업 전반에 미치는 이른바 ‘덩어리 규제’를 체계화하는 ‘시스템 개혁’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 개혁’을 단행하면 파급 효과가 크고 여러 부처로 산재해 있는 핵심 규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측은 전했다.

현재 정부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통해 선정한 시스템 개혁 부문은 4개 분야 11개 과제로 △투자환경 개선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 △기업가 정신 고양 △금융산업 선진화 등이 그 대상이다.  이번에 추진된 문화재 조사제도의 개선은 ‘투자환경 개선’중 일부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이철규 홍보팀장은 “시스템 개혁은 덩어리 규제의 체계를 잡아 현장의 애로 사항을 직접적이고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개혁의 기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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