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올해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15년이 된 날이다. 1992년의 한·중 수교는 2차대전 종전 이후 40년 이상 지속해왔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마무리짓는 역사적인 일이었다.

수교 후 양국은 급속한 관계 발전을 이루어왔다. 1992년 수교 당시 대 중국 교역총액이 63억7000만 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1180억 원 규모로 19배가 늘었다. 무역뿐만 아니라 인적교류도 활발히 이뤄졌다.

1992년 13만 명에서 2006년 482만 명으로 37배나 늘었다. 또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숫자도 70만 명을 헤아린다. 2006년 기준으로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수출·투자·방문 대상국이 됐다. 우리나라 또한 중국의 세 번째 교역대상국이다. 이처럼 한·중 두 나라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국정홍보처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공동주최하는 ‘동감한국(動感韓國)(Dynamic Korea) 행사가 지난 8월 22,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년 전 한국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비공식회의에서 제안돼 이뤄졌다. 이 행사에 앞서 지난해 중국은 한국에서 ‘감지중국, 한국행(感知中國·韓國行)’ 활동을 펼친 바 있다. 행사 첫날인 22일 저녁 톈안먼(천안문) 광장에 위치한 인민대회당 3층 연회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축하 메시지가 전해지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축하메시지에서 “한·중 양국은 수교 1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교역·투자·인적 교류에서 세계에 유래없는 비약적 발전을 거듭, 명실상부한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무역규모 20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0만 명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동감한국’ 행사는 이러한 양국의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정치 경제 학술 IT 문화예술 체육 등 다방면에 걸쳐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류를 확대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도 축하메시지를 통해 “양국은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빠르게 발전되어 정치적으로 서로 신뢰하며 경제적으로 호혜하고, 인문적으로 서로 배우는 기뻐할 만한 관계가 형성됐다”며 “‘동감한국’ 행사가 중국 인민들에게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보여주고 양국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고 축하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개회사에서 “‘동감한국’ 행사는 1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해온 양국 관계의 결실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일 뿐 아니라 향후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공동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상호 이해와 협력의 자리”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우리 측에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을 비롯해 김하중 주중한국대사, 김병섭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이, 중국 측에서는 순시아오위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부주임 등이 참석했다.


양국 고위관계자, 정책 교류의 장 열어
같은 날 베이징 시내 신흥중심가인 동방신천지 광장에서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영상전도 개막됐다. 국정홍보처가 주관한 사진·영상전은 한류, 첨단 과학기술, 여수 세계박람회, 한·중 수교 15년사를 주제로 23일까지 진행됐다.

23일에는 ‘한·중 정책포럼’이 열려 중국 고위관계자들과 학자들이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행정효율화, 전자정부 구축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적극적인 정책교류 의사를 교환했다. 또한 한·중언론포럼에서는 양국 언론인들과 학자들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언론의 역할 △베이징올림픽 개최와 양국 협력방안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언론의 미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이벤트와 함께 한·중 양국의 정책을 집행하는 고위관계자와 전문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정책·언론 포럼을 개최, 실질적인 정책교류의 첫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포럼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동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연구실장은 “토론회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엄청나서 놀랐다”며 “한·중 양국의 정책 목표와 지향점이 유사점이 많은 만큼 정부와 민간 차원의 이러한 정책 교류가 앞으로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선민 기자



 




매주 금요일 저녁 서울 내자동 주한중국문화원에서는 얼후(二胡)강좌가 열린다. 나이나 직업 등에서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는 19명의 남녀노소 수강생들이 ‘취미삼아’ 중국 전통악기를 배우는 강좌다.   

이들이 비교적 생소한 얼후를 배우게 된 계기는 대부분 중국 여행 등에서 접한 얼후의 소리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강생 중 ‘어른’에 속하는 이희두(56 회사원) 씨는 “중국 여행을 갔다가 중국 전통문화와 우리 전통문화의 깊은 관련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중국문화를 알고 싶어 중국어, 태극권과 함께 얼후도 배우기 시작했다. “얼후가 동양적인 깊은 맛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면서 “어렵지만 천천히 익히고 싶다”고 배우는 즐거움을 느긋한 표현에 담아낸다.

여대생 노현리(22) 씨는 중국 상하이에 연수를 갔다가 함께 간 언니가 얼후를 배우는 바람에 덩달아 조금 배웠다. 두 줄만 가지고 풍부한 소리를 내는 게 재미있어서 돌아와서도 계속하게 됐다. “기분이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소리가 잘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이상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몇 년 사이 국내에서 얼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 여행이나 영화, 음악 등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덕분이다. 특히 얼후가 ‘중국의 바이올린’이라고 불리면서 전통음악으로 또는 현대적인 퓨전음악의 다양한 형태로 소개됐고 국내 대중음악에도 등장할 정도가 됐다.

얼후는 ‘두 이(二)’에 ‘오랑캐 호(胡)’를 쓰는 것에서 보듯 ‘두 줄의 오랑캐 악기’라는 뜻의 이름이다. 본래 말 위에서도 연주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든 북방 유목민족의 악기인 것이다. 당나라 때 중국의 악기로 변신하면서 오래 전부터 중요한 전통악기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똑같이 생긴 악기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해금이다. 단 두 줄에다 활로 문질러 소리를 내는 것이 쌍둥이 같다. 얼후가 고려시대 우리나라에 전해져서 해금이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의 얼후가 그 때의 얼후가 아니고 해금도 그 때의 해금은 아니다. 각각 민족문화의 특성에 맞게 발전하면서 조금씩 달라져 오늘의 형태에 이른 것이다.


모양은 마치 쌍둥이 … 음색은 딴판 
중국문화원에서 얼후를 가르치는 강사 김지은(28) 씨는 본래 해금을 전공한 국악학도였다. 중앙대 국악관현악과를 다니다 2000년 스승의 권유로 중국에 유학, 얼후를 배웠다. 그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얼후와 해금을 오갔고 결국 얼후와 해금 두 악기를 모두 다루는 연주자가 됐다.

김씨는 얼후와 해금을 오가면서 음악을 통한 중국과 한국의 교류에 천 년이 훨씬 넘는 역사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또 똑같은 악기가 중국에서는 얼후로, 한국에서는 해금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발전한 것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얼후는 쇠줄을 사용하면서 마치 바이올린 같이 현대적인 악기로 변화했다. 울림이 커지고 깊은 소리를 내며 현대적인 서양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대중적인 악기가 된 것이다.

반면 해금은 명주로 꼬아 만든 줄을 사용하는 전통을 고집하면서 독특한 음색을 지키고 있다.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있고 깊이와 변화가 풍부한 소리로 해학적이거나 한스러운 느낌까지 잘 표현한다. 두 악기 모두 현대음악과 잘 어우러져 인기를 얻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은일, 김애라, 꽃별 등의 연주자들에 의해 현대적인 감각의 해금 소리가 대중들을 매혹하고 있다.

중국을 자주 오가면서 양국의 문화를 접하는 김씨는 양국 사람들이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요즘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고 한류가 넓게 퍼져나가는 게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 ‘뿌듯한 느낌’이 들지만 반한류 움직임도 있고 또 드라마를 통해 본 한국의 일면을 가지고 전체의 모습인 양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중국 여성들이 ‘사랑이 뭐길래’ 같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서는 남편 말에 아내가 꼼짝 못하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줄 아는 걸 보면 웃다가도 걱정이 될 때가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며칠 여행을 다녀와서는 중국은 그저 ‘지저분한 나라’라고 착각하면서 중국의 크기와 깊이나 잠재력 등을 잘 보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교류에는 수 천 년이 넘는 역사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중 수교 이후 두 나라가 가까워지면서 얼후를 배우는 한국 사람도 생기고 중국 유학생이 한국에 오기도 한다. 그러나 폭넓고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글 김병훈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