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 5월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묵리 시궁산 입구에는 여기저기 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10여 분 가파른 산을 오르자 삑∼ 하는 호각소리와 함께 “내려간다”는 고함이 잠들어 있는 산을 흔들어 깨운다. 그리고는 ‘휙∼, 쾅, 퍽’ 하는 굉음이 이어진다.
산 중턱에 모아놓은 나무를 도르래가 달린 쇠줄에 묶어 나르고 있었다. ‘역시 2000년대 나무꾼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군’ 하고 생각하며 인사를 건넸다. 깔끔한 복장, 노란 안전모자, 하얀 장갑이 인상적이었다. 고운 초록의 새순이 가득한 산 저쪽에선 잘린 나무를 어깨에 메고 산을 내려가는 나무꾼도 있었다.
“엄마 이것 좀 같이 옮겨요” “알았다. 기다려라, 내 곧 가마.” 여자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용인에서 활동 중인 78명의 대원 중 29명이 여성이다.
잡풀이 우거진 산에서 나물을 뜯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바로 이곳의 멋진 나무꾼들은 ‘숲 가꾸기 사업’ 등으로 잘린 나무를 옮기는 산림청 바이오매스 수집단원들이다.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매스가 뜨고 있다
지구 환경오염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바이오매스’가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매스란 생물체를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특히 부존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전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숲’이다. 숲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새로운 에너지원이나 수입 PB(개량목재: 천연목재에 물리적·화학적 처리를 하여 보다 우수한 성질을 갖게 한 가공목재)의 대체로 외화절약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산림청이 바이오매스 사업에 발벋고 나서
산림청이 지난 3월부터 경기도 용인, 충남 아산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바이오매스 수집단’은 산물(山物), 즉 산에 흩어져 있는 나무를 수집하는 인부들이다.
1개 시범 지역 당 50명씩 모두 400명이 오는 11월까지 활동한다. 단원에게는 하루 수집 목표량(0.8㎥)이 부여돼 있다. 0.8㎥는 길이 1.8m, 지름 16㎝ 원목 17개에 해당한다.
용인시의 경우 3월 5일 발대식을 갖고 한 달여 간 용인터미널 앞산의 나무들을 수집했으며 지금은 시궁산 일대에서 나무를 모으고 있다. 수집된 목재의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원목으로 온전한 게 있는가 하면, 겉이 부패돼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나가는 오래된 나무 부스러기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재활용 가능한 산물들이다.
크게 산업용과 연료용으로 활용된다. 첫째, 목재에 고온을 가해 얻은 나무섬유를 접착제로 붙여 만든 MDF 원료나 PB(파티클 보드)로 재생산된다. 남은 목재는 화목(火木), 즉 연료로 재활용된다. 용인시 바이오매스 수집단의 경우는 ‘빈터코리아’라는 보일러 업체에 전량 팔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0만㏊ 숲가꾸기로 발생하는 산물은 250만㎥. 수거율은 평균 10%다. 90%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1㏊당 60만 원이나 되는 수집비용 때문이다. 그러나 방치된 부산물은 산불과 병해충 확산 등 대규모 재해의 원인이 된다. 바로 버려진 나무를 수거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다.
올해 44만㎥(5t 트럭 8만 8000대분)를 수집할 계획이다. 목재 1㎥에서 나오는 열량은 중유 68ℓ의 분량으로 중유 15만 드럼(115억 원)의 대체 효과가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수입된 PB(합판 등)는 6만㎥로 약 1302억 원어치다. 모두 버려져 있는 나무로 대체 가능하다. 산림청 목재이용팀의 강신원 사무관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우리의 산을 가꾸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지만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5년 만에 일자리를 찾았다”며 웃음짓는 이일수(58) 씨처럼 거의 모든 대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어려워했던 사람들이다.
용인시 산업정책과 정현용(28) 씨는 “수집단원들 중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커다란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사업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힌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
모녀 나무꾼 정재동·이화순 씨 |
|
이씨가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올 3월부터다. 어머니 정재동(58) 씨 대신 바이오매스 수집단 신청을 하려고 왔다가 젊은 사람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와 함께 지난 3월 19일부터 활동 중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가했다는 그녀는 보통 직경 20∼30㎝, 길이가 1m 안팎의 나무를 열심히 나르고 있다. “처음에 산에서 일을 한다니까 식구들, 특히 남편이 반대가 심했다”면서 “어머니랑 함께 한다고 하니까 마지못해 승낙했다”고 말한다. 남들은 운동 삼아 산을 오르는데 이렇게 뜻있는 일도 하고 건강뿐 아니라 ‘돈’까지 챙기니 이야말로 1석3조라고 한다. 어머니 정씨도 “집에 있느니 무료했는데 딸과 함께 좋은 공기를 마시고 일도 하니 요즘은 밥맛도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졌다”고 거든다. 밝고 건강해진 이씨를 보며 남편이 어깨도 주물러주는 등 외조가 지극정성이라고 한다. 모녀가 함께 일하며 밝게 웃는 모습에서 희망찬 우리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