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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출신 나해철 시인이 쓴 ‘영산포’의 한 구절로 현재 영산강의 모습을 가장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영화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지금은 빈 등대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바로 이곳이 영산강의 현주소다.
과거 영산강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영산강 하면 가장 먼저 영산포를 떠올릴 것이다. 내륙에 자리한 유일한 등대가 있고, 일제강점기엔 수탈의 전진기지로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했기 때문일 것이다. 흑산 앞바다에서 올라오는 모든 수산물의 집산지로서 광복 후엔 호남경제의 중심에 서 있었던 곳이다. 그뿐만 아니다. 남도의 젓줄이라는 비옥한 영산강변에서 나는 풍부한 농산물은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홍어 삭는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영산포 선창. 선창의 기능을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지만 이곳 사람들은 홍어와 젓갈을 팔면서 옛 영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전혀 발전 가망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선창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시인의 말처럼 눈물의 소금기가 쌓여 높아진 강심을 낮춤으로써 옛 영산강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덕분이다. 이른바 영산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4대강 살리기의 첫 삽을 뜬 뒤 이곳 주민들은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생태복원뿐 아니라 녹색성장 토대 기대”
영산강뱃길복원추진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치권 씨는 “하구둑이 생기기 전에는 영산강 어디에나 웅어, 장어, 복어, 숭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은 물론 재첩과 대하 등 조개류도 많이 나와 풍족한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최악의 수질오염으로 어업을 못하는 것은 물론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하루빨리 강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과거 영산강의 수심이 9m 정도를 유지할 때는 많은 배들이 들어와 항구의 기능을 다해 번영을 누렸다는 이야기와 함께 뱃길 복원만이 영산강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주장을 편다.
중국 상하이와 가장 가까운 곳이 목포인데 영산강의 수심을 높이면 나주의 청정 농산물을 목포로 운반해 군산, 평택, 인천 등 대도시로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또한 수심이 1m도 채 못 되는 강바닥을 준설하면 오염된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남권 기업들의 물류비가 절감되고 역사문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홍어 판매업을 하고 있는 김영수 씨는 “영산강 뱃길은 30여 년 전까지 이용했던 주운(舟運)을 복원하는 것이지 육지를 파내는 운하공사가 아니다. 영산강의 제방을 헐고 선창을 복원해 홍어젓갈 배가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영산강 살리기의 타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영산강으로 흘러드는 샛강 살리기 사업과 환경기초시설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번 사업이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추진된다면 영산강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농업과 관광경제 등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녹색성장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영산강 생태하천에 거는 기대를 등대가 새로운 불빛을 발산하는 데 두고 있다.
영산강을 생계 수단으로 이용했던 많은 사람들은 이수, 치수, 환경의 조화로 영산강이 하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거기에 하천생태계와 하천문화의 보전을 통해 역사관광 사업의 활성화로 사람 사는 맛을 느끼는 동네로 변하기를 소망한다.
서울의 한강처럼 주민을 위한 여가공간을 제공해주고 더 나아가 생물에게 친근하면서 인간에게 쾌적한 공간을 안겨주는 자연 그대로의 영산강을 원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고향을 지키고 살아가면서 옛 영화를 먹고 사는 그들에게 영산강의 등대는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서고 있다.
글·김준 나주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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