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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2020 수정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합참1차장제 신설이다. 국방개혁법 23조는 합참은 합동전을 수행할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추진된 것이 합동군사령부의 신설이었다.

대한민국 국군의 최고 사령관은 대통령이다. 이러한 대통령이 유사시 작전부대를 잘 지휘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군령 보좌)이 합참의장이 해야 할 고유 임무다. 그런데 대통령은 군사작전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육해공군의 작전부대를 지휘할 대리인을 정해놓았는데, 이것이 한국군에서는 바로 합참의장이었다.

하지만 유사시 한 사람(합참의장)이 대통령에 대한 군령 보좌와 합동군사령부 지휘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둘을 나눠야 제대로 된 위기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국방개혁법은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23조를 신설했다. 합동군사령부 설치 근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국방개혁법은 67만명인 한국군을 50만명으로 줄이면서 과학화·기술화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다. 따라서 합동군사령관과 합동군사령부를 설치하면 병력 감축이라는 입법 취지를 훼손하게 된다. 법 정신을 살리면서 합동군사령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에서 찾아낸 해법이 바로 합참차장을 1, 2차장으로 나누는 것. 수정안은 합참의장은 대통령에 대한 군령 보좌를 하고, 합참1차장은 합동군사령관 역할을, 합참2차장은 기존의 합참차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참1차장은 신설하지만 합동군사령부는 별도로 만들지 않는다. 작금의 합참에는 육해공군의 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작전본부가 설치돼 있으므로 합참1차장은 이 본부를 합동군사령부로 활용한다. 그리고 합참2차장은 ‘전략(戰略)기획본부’와 ‘전력(戰力)발전본부’를 이끌고 합참의장을 보좌한다. 합참1차장은 합동군을 지휘하는 합참의장이 하던 중요한 일을 떠맡았으므로 대장을 보임한다.


국방개혁안을 실행하고 예정대로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면, 육군에서는 대장 보직이 두 개 줄어든다. 1군과 3군이 통합해 지작사(地作司)가 되면서 대장 보직이 하나 줄고, 전작권 전환으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연합사 부사령관 자리가 사라져 또 한 자리가 없어진다. 사라지는 육군의 대장 보직 중 하나를 합참1차장으로 살린다는 것이 수정안에 담겨 있는 복안이다. 반면 합참2차장은 해공군 출신의 중장(대장도 가능하다)이 맡게 된다.

육군 구조 개편에도 변화가 있다. 국방개혁 원안은 현재 9개 지역군단-1개 기동군단-4개 기능사(수방사, 특전사, 항작사, 유도탄사) 체제인 육군을 4개 지역군단-2개 기동군단-4개 기능사 체제로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수정안은 기능사 중 하나인 수방사를 지역군단으로 개편해 5개 지역군단-2개 기동군단-3개 기능사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북한 급변사태 같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 육군 병력을 1만7천여 명 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단 수도 원안보다 4개 정도 덜 줄이게 됐다.

수정안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측면도 있으므로 전력증강사업에 들어가는 예산 규모를 축소했다. 원안은 2020년까지 6백21조 3천억원을 투입해 전력을 증강하기로 했으나 수정안은 22조 줄여 5백99조 3천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전력증강사업의 집행 연도가 조금씩 뒤로 늦춰졌다. 해·공군은 장비로 무장하는 기술군인 만큼 전력증강사업의 단위가 커 해·공군의 전력증강사업들을 조금씩 미뤄 집행하기로 했다.


 

해병대는 육군과 유사한 부대인지라 원안은 4천명을 축소하기로 했다. 해병대 감군은 서해 5도를 지키는 부대와 서부전선을 지키는 부대에서 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계속된 미사일 발사 위기에 따라 발생할지도 모를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수정안은 서해 5도를 지키는 해병부대 감군은 2020년 안보상황을 평가해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해군과 공군 조직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국방개혁 원안은 해군의 항공전력을 확충해 항공전단을 항공사령부로 증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수정안은 전력증강 예산이 축소돼 해군 항공전력 증강사업이 늦춰짐에 따라 항공전단 체제로 그대로 가기로 했다. 공군은 육해군에 대한 공중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으므로 원안에 있는 전술항공통제대대를 수정안에서는 전술항공통제단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래전은 육해공군이 유기적으로 연결해 싸우는 네트워크 중심전이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있어야 동일 표적에 대해 중복 사격을 하는 오류가 줄어드는데, 이를 위해서는 육해공군을 하나로 엮는 국방정보화를 이뤄야 한다. 합참1차장이 이끌 합동작전본부가 합동군사령부로 기능하려면, 반드시 이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수정안은 네트워크 중심전을 펼칠 수 있도록 전력구조 설계를 다시 하기로 했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그리고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을 감시하는 능력도 보강하기로 했다. 이러한 감시 장비에는 무기가 달려 있어 북한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 이를 제압하는 행동을 바로 할 수 있다. 적정(敵情)을 감시하는 장비가 적을 무력화하는 역할까지 하기에 이를 영어로 센서 투 슈터(Sensor-to-Shooter)라고 한다. 수정안은 이 기능을 하는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 같은 장비를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수정안에는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나라로 활동하기 위해 육군 특전사 예하 여단을 조정해 언제든지 해외 파병을 할 수 있는 1천여 명 규모의 상비부대를 만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부대는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부대로 활용된다. 그리고 추가 파병과 이미 파병돼 있는 부대와의 교대 등에 대비해 같은 규모로 예비부대를 편성해 놓기로 했다.

국방개혁은 상비군 규모 축소를 전제로 하는 만큼 예비군 능력을 상비군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수정안을 토대로 ‘정예화된 강군’을 만들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포부다.

글·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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