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국가인권위원회는 4월 10일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공동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주년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민관이 함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적 이행을 위해 지혜를 모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 행사였다. 이날 토론회장 곳곳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자리를 잡고 기조발제는 물론 자유토론 과정을 진지하게 지켜봤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인정숙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권익증진과장은 그간의 정부 노력과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다양한 계획들을 설명했다. 인 과장은 “지난 1년여 동안 정부는 공무원, 복지시설장 대상 교육 및 사업주 대상 설명회 개최, 법령 설명을 위한 교육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홍보와 교육에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인지도와 국민적 관심이 비약적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1, 2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41.1퍼센트, 비장애인의 62퍼센트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15개 부처 및 기관들로 구성된 정부합동대책반을 통해 장애인 관련 정책 각 분야의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등 일원적 관리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본래 취지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두번째 발제자인 조형석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팀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진정사건 접수 및 처리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조 팀장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불과 9개월 동안(2008년 4월 11일~2008년 12월 31일) 접수된 진정사건(6백45건)이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후 6년간(2001년 11월 25일~2008년 4월 10일) 접수된 사건 수(6백30건)를 초과했다. 진정사건 중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대상 사건은 2백81건으로 전체 사건의 56퍼센트였고, 이 중 62.6퍼센트인 1백76건이 권고, 조정, 합의, 조사 중 해결 등으로 권리구제를 받았다.
조 팀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향후 과제로 장애인차별 조사 범위의 확대, 장애인차별 시정 정책에 대한 적극적 검토를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차별 시정을 위해서는 사후적인 차별 구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방안은 장애인차별에 대한 사회 각 구성원의 인식을 개선해 차별을 사전 예방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장애인차별 시정을 위한 인권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광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법제부위원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으로 나타나는 변화와 향후 전망 및 과제’와 관련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이후의 실효성 확보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정당한 편의제공 시행에 따른 공공기관의 지원, 특히 민간 및 사회기반 조성을 위한 제도 마련과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상충되는 관련 법률들의 개정과 국가기관이 지원하고 시민단체가 모니터링을 하는 시스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사례개입 과정과 법률지원 과정 등을 공유해 더 많은 인권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장애인차별 개선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향후 인권활동의 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김성주 객원기자
| 장애인공무원 67퍼센트 “공직생활 만족도 높다”
행정안전부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공직 내 장애인공무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장애인공무원의 공직 전반에 대한 만족도 및 장애에 따른 차별 경험 등을 물은 이번 조사에는 중앙행정기관 장애인공무원 3천7백74명(2008년 12월 31일 기준) 가운데 4백1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7.2퍼센트(2백75명)가 공직생활 전반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분야 중 ‘직장 내 상사나 동료와의 인간관계’ 및 ‘능력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 제공’에 대한 만족도가 각기 81퍼센트, 69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반면 ‘재활·치료 등을 위한 건강관리 배려’ ‘보조공학기기·편의시설 등 직무환경 조성’은 각기 48퍼센트, 46퍼센트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공직 내에서의 장애인 차별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3퍼센트(3백81명)가 ‘없었다’고 답했고, 업무수행 때 장애 때문에 생기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79퍼센트(3백25명)의 응답자가 ‘없다’고 답했다. 이밖에 장애인공무원의 인사관리 개선의견으로는 이동성과 정기적 치료기관 등을 고려한 희망근무지제의 적극적 실시, 장애인 고충상담 창구 마련 등이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조사와 함께 중앙행정기관 장애인공무원 3천7백74명에 대한 실태 조사도 함께 벌였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관별로는 지식경제부 정보통신 협업업무, 국세청 세무업무 등 집행적 성격을 띠는 4개 부처에 절반 이상(57.5퍼센트)이 분포돼 있고, 직종별로는 일반직과 기능직이 각기 54.9퍼센트, 24.9퍼센트로 전체 장애인공무원의 80퍼센트(3천12명)를 차지하고 있었다. 직급별로는 일반직과 별정직 가운데 6급 이하 하위직이 전체의 90퍼센트로 나타났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인이 69퍼센트(2천5백86명)로 가장 많았다. 장애 정도로 보면 경증장애인이 84퍼센트(3천1백65명), 중증장애인은 16퍼센트(6백9명)였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우리나라 전체 등록 장애인 중 중증장애인 비율(43퍼센트)과 비교할 때 고용률이 저조한 중증장애인의 공직 진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

“우리 사회에서는 ‘자폐’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써요. 장애로 고생하는 것은 생각지 못하고 사회적 병리현상이 있을때 너무 쉽게 ‘자폐적’이라는 말을 사용하죠.”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대표변호사이자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의 김용직 회장은 자폐인에 대한,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중 한명이다.
2006년 창립한 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자폐성 장애인의 권리옹호 및 인식개선 사업 등을 펼치는 단체다. 2005년, 자폐성 발달장애인을 다룬 영화 <말아톤> 덕분에 자폐에 대한 인식이 고조된 것을 계기로 이에 고무된 열의 있는 자폐성 장애인 부모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사랑의 말아톤2’ 연구위원회에서 태동했다.
자폐성 장애는 자기주장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임에도 일반 지체장애인들과 같은 형태로 교육이 실시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적합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또한 언어 등의 장애나 집착 행위 등으로 근로현장에서도 우선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등 직업을 가질 기회도 거의 없어 실질적으로 가장 큰 차별을 받는 장애 유형이다.

김용직 회장은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으로서, 또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둔 부모로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여전히 더 많은 부분에서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회의 편견 해소와 인식 개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기존 차별금지조항도 의무조항으로서 강력히 지켜져야 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상충되는 제반 법률의 개정도 빨리 이뤄져 장애인들이 개별 법률의 집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안 받게 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신체적 장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때문에 자폐성 장애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또다시 소외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현행법은 ‘장애인은 자신의 생활 전반에 관하여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폐성 장애인과 같은 지적 장애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규정을 활용해 자신의 권리침해를 구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기초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연금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김 회장은 장애인차별금지와 관련한 법과 제도 정비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을 깨뜨리는 근본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김성주 객원기자

| 서울 정인학교 김명옥 교사 “차별금지법 덕에 선생님 됐어요” |
|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서울 정인학교에서 새내기 교사로 일하는 김명옥 씨는 스스로를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으로 정의한다. “처음 교원임용시험을 봤을 때는 점자에 익숙하지 않아 많이 힘들었죠.” 2007년까지 교원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험문제는 점자로만 제공됐기 때문이다. 줄곧 비특수학교에서 듣기 방식에만 의존하다 뒤늦게 점자를 익힌 김 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 시험은 쉬이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 실력이 아닌 ‘시험 방식’ 때문에 좌절을 맛본 김 씨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다른 시각장애인 32명과 함께 임용시험을 위한 장애인의 ‘정당한 편의’를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곧바로 서울시교육청에 시정권고를 내렸고, 이를 받아들인 서울시교육청은 시각장애인 응시자에게 점자 대신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고, 시험시간도 1.5배 늘렸다. 이러한 개선책을 통해 현재 김 씨를 포함한 3명의 시각장애인이 특수학교 교사가 될 수 있었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없었다면 과연 제가 선생님이 될 수 있었을까요?” 당연한 권리주장임에도 현실적인 혜택을 받게 된 것에 대해 ‘행운’이라고 얘기하는 김 씨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으니 이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법을 넘어 스스로 권리주장조차 할 수 없는 장애인들까지 고려하는 품 넓은 권리구제법이 됐으면 한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더욱 적극적인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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