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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양성우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국민의 나라가 되는 꿈을 꾼다. 이 꿈은 결코 헛꿈이 아니다. 알다시피 한국인들은 무슨 일이건 목표를 세운 뒤에는 기어코 그 목표를 앞당겨 이뤄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 국민이 앞다투어 책읽기를 생활화하고, 나아가서는 밥 먹듯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국민의 나라를 만드는 목표를 분명히 세운다면 그 뜻을 못 이룰 리 없다고 믿는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마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자연히 ‘책벌레’라는 별칭이 붙게 될지도 모른다. 얼마나 멋진가. 책벌레 한국인!
 

책벌레 한국인의 세상을 상상해보면 눈앞에 떠오르는 장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여기저기 도서관 앞에 인기 영화 상영관 앞보다 더 길게 줄이 늘어선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시험공부가 아니라 책을 읽으러 온 사람들이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도 지친 얼굴로 조는 것이 아니라 행여 짧은 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책을 읽는다. 먼 길 가는 고속버스나 기차 안에서도 마찬가지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마 젊은이들로 붐비는 대도시 중심가도 한산해질지 모른다. 그들은 피가 뜨겁기에 책을 읽으려는 열의도 남보다 더해, 길거리를 배회할 시간을 아껴서 책을 읽는 데 골몰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도 사귀고 책을 통해 연애도 할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틀림없이 술보다는 책을 권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버릇을 들이려 애를 태우고, 밤늦도록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비록 상상일지라도 이런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꿈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은 지난날의 궁핍했던 시절과 달리 엄청난 양의 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 많은 책을 판매하는 서점과 도서관 수도 결코 적지 않다. 출판업계도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북 페스티벌과 책의 날 기념행사 등을 끊임없이 벌여오고 있으니 우리의 독서 조건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서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주관 아래 전 국민 독서운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9월 하순 열린 ‘2009 가을독서대축제’나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우수교양도서’ 선정 작업 등을 비롯해 전국 2백여 곳과 해외 여러 지역에서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책 함께 읽자’ 캠페인 등이 바로 그런 일들의 갈래다.
 

우리는 열심히 책을 읽는 대통령을 가졌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바쁜 일정 중에도 대통령은 틈만 나면 책을 읽고, 해외순방 중에도 어김없이 책을 들고 간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의 미래>를 읽고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 때 참고했다는 사실이 언론 등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까지도 책벌레이고, 국민의 독서 진흥을 위한 사명의식을 가진 정부가 있으니 우리 국민 모두가 책벌레가 되는 내 꿈은 틀림없이 앞당겨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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