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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자 처벌 높이고 인터넷에 신상 공개




 


이른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아동 대상 성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두순 사건은 지난해 12월 가해자인 조두순(57) 씨가 등교하는 8세 여자 어린이를 등굣길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 가 목 졸라 기절시킨 뒤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 어린이는 조 씨의 증거인멸 시도로 신체 일부가 심하게 훼손되는 큰 상해를 입었다.
 

대법원은 지난 9월 24일 조 씨에게 징역 12년형(출소 뒤 7년간 전자발찌 부착, 열람정보 5년 공개)을 확정 선고했다. 당시 판결문은 조 씨가 알코올 중독 및 행동통제력 부족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형법 제10조 2항 등을 들어 감형의 사유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형량이 너무 가볍다’ ‘감형의 사유가 설득력이 없다’는 여론이 들끓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성범죄자에 대해 거세 시술(폴란드, 체코), 종신형(미국), 사형(이란) 등으로 강력히 다스리는 외국에 비해 우리의 처벌 기준이 관대하다는 여론에 따라 전문가들은 종합적인 성폭력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정부는 10월 8일 ‘아동 성범죄자 처벌과 사회적 감시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총리실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는 여성부, 법무부,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6개 관계 부처 및 기관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회의 결과 정부는 성범죄자 격리를 강화하며,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을 조속히 추진하는 등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주요 대책을 보면 △성범죄자의 양형 기준과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높이고 △성범죄자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제도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아동 성범죄 사건 조사 시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며 △등·하교 도우미와 상담전문교사 배치를 확대한다는 것 등이다.

 


 

먼저 법무부는 조두순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성범죄자 양형 기준을 높이는 법안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형법의 성범죄자 양형 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자에게 성폭력으로 부상을 입히면 기본 형량으로 징역 6~9년, 가중 처벌이 필요한 경우 징역 9~11년을 선고하는데, 이 기준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현행 15년인 유기징역의 상한선을 더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타 범죄자에 비해 높은 반면 실형 선고율이 40퍼센트에 못 미치고 가석방까지 감안하면 사회 격리효과가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에 발생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1천8백39건 중 42.1퍼센트인 7백74건이 벌금형에 그쳤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경우도 30.5퍼센트인 5백62건이나 됐다.
 

이를 감안해 이번 대책에서는 검찰이 성범죄자의 형량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 항소하고, 감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성범죄자의 전자발찌 부착 기간도 현행 10년에서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선고유예나 집행유예, 가석방 출소자에게만 부과하던 보호관찰 명령을 전자발찌 부착자에게 부과하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다. 전자발찌, 즉 ‘성범죄자 전자감독 제도’는 지난해 9월부터 도입된 것으로 성폭력 전과자는 발찌.와 함께 휴대전화와 비슷하게 생긴 교신장치를 지니게 돼 있어서 이상 징후가 생기면 즉시 담당 보호관찰관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통보되는 것이다. 전자발찌의 위력은 컸다. 법 시행 이후 1년간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총 4백72명 가운데 1명만이 성폭력 범죄를 다시 저질렀는데, 이는 전자발찌 미부착 성폭력범의 재범률(35.1퍼센트)에 비해 크게 낮다.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흉악범 관리도 강화된다. 지난 7월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흉악범 얼굴 등 공개를 위한 특정 강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의 입법이 적극 추진된다. 흉악범의 신상 공개 여부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재범 방지 등을 감안해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 각국에서도 공익상 필요할 경우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관행이 일반적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흉악범 유전자(DNA) 정보 수집과 활용을 위한 법 개정안’을 11월 중 국회에 제출한다. 이 법안은 특정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혈액, 모발 등 DNA 감식을 위한 시료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는 것으로, 현재 법제처 법안 심사를 마친 상태다.

 


 

또한 내년부터는 20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해당 청소년의 법정대리인, 학교장 등만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서에서 검색할 수 있다.
 

어린이들 주변의 안전망도 강화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등·하교 상황을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휴대전화 통신사의 ‘안심 알리미’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며, 현재 40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맞벌이가정 아동에 대한 등·하교 도우미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연말까지 어린이 놀이터, 공원 3천5백55개소에 설치할 폐쇄회로(CC)TV를 11월 안에 조기 설치한다.
 

전국 초등학교 1만1천2백59개교 중 55퍼센트인 6천2백46개교에 CCTV를 연내 설치하며, 당초 2012년까지 전국 초등학교의 70퍼센트까지 CCTV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내년까지 앞당기기로 했다.
 

학교에는 전문 상담교사를 현행 7백79명에서 1백4명 더 늘려 배치하며,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한다. 현재 10개소인 여성부 산하 아동성폭력전담센터인 해바라기아동센터를 16개 시도에 확대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해바라기아동센터는 13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의학적 진단 및 평가와 응급 구조, 신고, 소송 등 법적 지원을 수행하는 곳이다.
 

성범죄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한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사건 수사 시 어린 성범죄 피해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전문가 참여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에는 여성부와 경찰청 주관으로 설립된 성폭력지원센터인 원스톱센터 16곳이 운영 중인데, 이들 모든 센터에 전문가 참여제가 확대 시행된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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