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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만 국군의 벗 <국방일보> 편집국을 가다




 

세계일주를 하는 세 가지 방법. 첫째, 자비(自費)로 간다. 둘째, 해군사관생도가 되어 4학년 때 세계일주를 하는 함정에 탄다. 셋째, <국방일보> 기자가 된다. 그리고 해군사관생도 세계일주 함정에 함께 탄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에서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주로 군을 대상으로 취재한다. 이 때문에 <국방일보> 기자들은 색다른 취재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부럽다고요? 천만의 말씀. 요즘은 그나마 함정 규모가 충무공이순신함(4천 톤급) 정도로 커졌지만 이전에는 1천5백 톤급 함정을 타고 석 달 동안 세계일주를 했죠. 항구에 머무는 것은 잠시뿐이고 계속 바다 위를 오가다 보니 멀미에, 스트레스에 환상이 싹 사라진다니까요.”
 

9월 21일 오후 <국방일보> 편집국에서 만난 김가영(38) 기자는 “장기 항해의 고충 때문에 요즘은 보름이나 한 달가량 함정에서 취재를 한 다음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다”고 전했다. 여성인 김 기자가 해군 함정에 타게 된 것은 최근 여군이 증가하고 해군 함정에 샤워실, 화장실 등 여성전용시설이 구비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해군 함정뿐 아니다. 잠수함과 전투기 탑승은 물론 포연이 자욱한 포격장과 마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처럼 언제 지뢰를 밟을지 모르는 비무장지대의 GP(경계초소)까지도 취재한다. 일반 언론사 기자들은 접근이 불가능한 곳까지 취재가 가능한 점에서 <국방일보> 기자들의 자부심이 크다.

 


 

하지만 고충도 적지 않다. 얼마 전 전투기에 타려던 한 기자가 공군 조종사들이 받는 중력가속도를 견디는 ‘G (Gravity)테스트’를 하던 중 목 디스크를 다쳐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고 김 기자는 귀띔했다. 특히 사진기자들은 수시로 포탄 파편이나 화염에 노출되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들이 위험한 취재를 무릅쓰고 지면 제작에 임하는 것은 오랫동안 <국방일보>를 사랑해온 애독자들 때문이다. 현재 매일 15만 부가 발행되는 <국방일보>는 군부대에 13만6천 부가 배포돼 분대당 2부가 들어간다. 나머지 1만4천 부는 예비역 대령 이상 군 전역자, 정부와 언론사 등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무료 배송된다. 개별적으로 구독을 희망하는 독자들에게는 우송료(월 4천원)만 받고 배송해준다.
 

정남철(50) 취재팀장은 “분대당 2부가 들어가다 보니 병사들이 돌려보게 되어 아마 열독률로 따지면 국내 신문 중 최고일 것”이라며 “최근 군사와 무기 분야에 관심을 갖는 마니아 계층이 늘면서 국내 유일의 군사전문지인 <국방일보>를 개인적으로 신청해 보는 독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수한 전문인력’도 <국방일보>의 자랑이다. 한 예로 군사기획 취재를 담당하는 김병륜(38) 기자는 전쟁사나 무기 관련 전문지식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학창시절부터 각국 전쟁사에 심취했다는 김 기자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자료를 읽기 위해 영어는 물론 일본어와 러시아어까지 공부해 관련 대형 사건이 터지면 러시아어 인터넷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취재해 어느 기자보다 발군의 기사를 써낸다는 것이다.
 

<국방일보>는 어지간한 국내 신문 못지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1964년 11월 16일 타블로이드판 2면의 지면으로 발간된 <전우>가 <국방일보>의 시초다. 이후 1968년 11월 16일 <전우신문>으로 제호를 바꾸었다. <전우신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히 쓴 글씨를 제호로 사용했다. <전우신문>이 <국방일보>로 바뀐 것은 1990년 3월 1일부터다.
 

정 팀장은 “‘전우’가 지금 우리 군의 종합적인 면모를 담기에는 좀 그릇이 작다는 지적에 따라 개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일보>는 현재 매주 월~금요일 닷새간 12면으로 발행되고 있다. 국방홍보원은 <국방일보> 외에도 방송(국군방송TV, 라디오) 등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국방일보> 취재기자는 모두 22명. 국방야전 8명, 군사기획 3명, 문화칼럼 4명, 사진 7명 등이다. 취재기자와 별도로 편집과 교열 기자 16명.
 

지면 구성은 군 관련 뉴스가 전 지면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병사들과 세상을 이어주기 위한 국내외 뉴스, 휴식과 교양을 위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뉴스 등을 함께 싣는다.

 


 

정 팀장은 “<국방일보> 역시 다른 언론처럼 독자 처지에서 생각하고 독자를 위한 지면 제작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병들의 제대 후 취업 고민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좀 더 많이 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방일보>에 연재된 기사 가운데 화제가 된 것도 많다. ‘추억의 내무반’ 코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가수 조영남 씨 등 사회 명사들이 자신들의 군생활을 솔직히 털어놓아 인기를 끌었고, 이 내용은 <성공하고 싶다면 군대에 가라>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이 밖에 ‘신병영 풍속도’ ‘보병 무기 이야기’ ‘한국의 병서’ 등도 인기를 모았으며 특히 ‘곰신(군대 간 애인을 둔 여성을 지칭)’들이 쓰는 ‘곰신들의 수다’에는 모든 병사들이 마치 자기 애인인 듯 애정을 보내 병영 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국방일보> 남상문 편집인은 “국방부 기관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국방 이슈를 보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국내 유일의 국방전문지라는 자부심, 전문인력에 자부심을 갖고 새 소식에 목말라하는 병사들에게 매일 건강하고 맑은 물을 공급한다는 기분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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