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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국제질서를 이끌고 있는 선진·신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내년 한국에서 열린다. 9월 25일(현지시각)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차기 정상회의 개최지를 한국으로 결정했다.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모두 모이는 것은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더욱이 정상들은 그동안 부정기적으로 열렸던 G20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해 우리나라는 정례화된 G20 정상회의의 첫 개최지가 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G20 정상회의 직후 G20기획조정위원회를 발족하고 그동안 내년 G20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해왔다.
우리나라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과거 국제기구의 원조를 받던 빈민국가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원조를 받았던 국가에서 이제는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세계 중심국가로 확실히 올라섰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세계 경제공조체제 구축 과정에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의 이견을 조율하는 비중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고, 성과도 컸다. 세계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심각한 무역 불균형 문제를 체감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미국 등 선진국이나 중국 등 신흥국 모두 자국의 처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양쪽을 모두 아우를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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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신흥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중재자로 나서자 양쪽 모두 우호적으로 반겼다. 최빈국에서 불과 50년 만에 선진국으로 진입 중인 한국이야말로 신흥국과 선진국 양측의 처지를 모두 고려해 조율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G20 소속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를 결정한 것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이해를 조율하는 장(場)을 마련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무리 없이 반영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재자, 균형자, 조정자라는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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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G20의 최대 목표인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대표적인 국가라는 점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로 경제가 급락했다가 단시일 내 회복한 뒤 이번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IMF 등 국제기구는 물론 위기에 처한 각국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올해가 경제위기 탈출에 매진하는 해라면 내년에는 출구전략을 논의하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불균형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의 경험은 신흥국들에게 좋은 선례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위기극복 노하우를 전수하고,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국제적 위상이 급격히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G20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99년 선진 7개국(G7)과 신흥경제국인 한국,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유럽연합(EU) 의장국이 참여해 창설됐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퍼센트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속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처음엔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다가 지난해 11월 정상회의로 성격이 격상됐다. 이후 G20 정상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올해 4월 런던,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정상회의를 가졌다.
G20는 처음엔 주로 글로벌 경제 안정과 관련한 주요 이슈를 놓고 권고안을 채택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상회의로 격상되면서 재정정책 공조에서부터 금융규제 문제까지 구속력을 갖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구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국제질서를 이끄는 주도권이 기존의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G20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브라질, 영국과 함께 G20 공동의장국으로 선임되면서 G20에서의 발언권을 키웠다. 내년엔 대표의장국 역할을 맡게 된 데 이어 정상회의까지 개최하게 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한편 9월 24일과 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의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국과 흑자국 간 경제 불균형 해소, 경제위기 주범인 금융사 규제와 감독 강화,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지배구조 개혁, 출구전략 공조, 보호무역주의 타파와 지구온난화 대응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IMF와 세계은행(WB)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IMF의 중요한 역할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IMF의 신뢰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에 대한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은행의 개혁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의 투표권이 형평성 있게 배분될 수 있도록 지분개혁이 이뤄져야 하며 IMF처럼 지분 검토를 주기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IMF와 다자개발은행들을 통해 새롭게 마련된 재원들이 주로 개도국과 신흥경제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는 일이 중요하므로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선진국과 외환보유액에 여유가 있는 국가들은 새롭게 배분된 특별인출권(SDR)의 일부를 빈곤감축 성장촉진 신탁기금에 넣어 저소득국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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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