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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1호기 정밀 안전점검 받는다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은 지난 4월 21일 브리핑에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한 한수원의 결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고리 1호기의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하되,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리 1호기(부산 기장군)에 대한 점검은 일본 대지진 및 원전 사고를 계기로 지난 3월 말 구성된 전국 21개 원전 점검단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직원들이 맡는다. 원전 점검단은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윤철호 KINS 원장은 “세부 점검 계획이 세워지면 분야에 따라 새로운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우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민단체 등의 점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원전 안전 규제 당국의 점검을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경우는 없다”며 “점검 결과 보고서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므로 이견이 있다면 그때 충분한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전문가 참여와 관련해서는 “이미 수년 전 고리 1호기 ‘계속 운전’ 심사 때 7개국에서 파견된 IAEA 전문가들이 현장 확인까지 했고, 당시 자신들이 언급한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메일까지 최근 보내왔다. 따라서 IAEA에 또 점검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교과부 등 원전 안전 규제 당국은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원전 일제 점검 결과를 4월 말쯤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고리 1호기 정밀 안전점검이 새로 시작됨에 따라 이 결과까지 함께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종합 발표하기로 했다.



고리 1호기의 수소제어장비인 PAR(피동촉매형 수소 재결합기)이 신고리 3~4호기용이라 호환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장비는 캐나다의 AECL이 고리 1호기용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더구나 고리 1호기의 수소와 신고리 3~4호기의 수소가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디에 갖다 놓아도 다 제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증기발생기 세관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증기 발생 효율을 위해 가능한 한 얇아야 하는 부품으로, 얇다고 지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특히 이 부분은 철저하게 내진성 검사가 이뤄지는 곳”이라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차관과 윤 원장은 모두 “지난 4월 12일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 전력선 차단기 고장과 원자로 정지 사고는 단순 부품 결함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2007년 6월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정부의 승인을 받아 2008년 1월 17일 10년 일정으로 재운전에 들어갔다.


정밀 안전점검을 받기 위해서는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수력원자력 김종신 사장은 지난 4월 20일 과천 지식경제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로부터 고리 1호기 원전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받은 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최종 확인된 후에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리 1호기는 전원계통 고장으로 지난 4월 12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고리 1호기가 정밀 안전점검을 받기로 함에 따라 재가동 시기는 상당기간 늦춰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수명연장을 위한 점검 때 6개월간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이번 정밀진단이 지진이나 지진해일에 대비한 점검만 한다면 일주일 만에 끝날 수도 있지만, 기존의 점검 내용까지 다시 확인할 경우 한 달 이상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점검 결과에 따라 재가동이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

고리 1호기는 설계 당시 강진, 지진해일 등에는 거의 대비를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정밀 안전점검을 통해 그동안 상상하지 않았던 재해에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재해방지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원자로의 안전설비 같은 하드웨어 측면뿐 아니라 작업자의 교육상태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전기계통에 대한 점검이 최우선 과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비상시 대응절차와 조직 운영체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고리 1호기는 가동 중단에 따른 하루 손실이 5억2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으로 치면 1천8백88억원에 해당된다. 설비용량이 58만7천킬로와트인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1.09퍼센트를 차지한다. 연간 발전량은 인근 부산 시민이 3개월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에 해당된다.


현 시점에서 고리 1호기가 정밀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전력공급에 당장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냉방기 가동 등으로 전력수요가 최고치에 이르는 여름철까지도 재가동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한전은 전력수요 최고치의 경우 예비전력이 4백만킬로와트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리 1호기(용량 58만7천킬로와트)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 예비전력은 3백40만킬로와트대로 떨어진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고리 1호기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 가구당 연간 2만5천원 정도의 전기료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와 같은 양의 발전을 하기 위해 화력발전소에서 LNG(액화천연가스) 등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연간 약 5천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발전단가가 원자력은 kWh당 40원 수준인 반면, LNG는 3배가 넘는 1백25원이기 때문이다.

글ㆍ서일호 기자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4월 20일자(106호) 9쪽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초읽기’ 기사 관련입니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는 4월 15일(금) 오후 6시를 기해 1호기 재가동을 밝혔고, 15일 밤 마감 직전 고리원전 당직실에 확인 취재한 결과 “교과부 최종 승인만 남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재가동 초읽기’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는데, 17일(일) 재가동은 무기 연기됐고 안전점검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 사실을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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