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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헌시안을 발표함으로써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 논의가 본격화했다. 정부 헌법개정추진지원단(단장 임상규 국무조정실장)은 3월 8일 대통령 임기를 현재 5년에서 4년으로 하고,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 1차에 한해 중임하도록 하며,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주기를 일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 시안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의 개헌시안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밝힌 개헌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밑그림이다.

개헌시안은 모두 6개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통령 4년 연임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임기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선출방식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 △대통령 궐위에 대한 확인 △개정헌법 시행시점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개헌안 시안에 대해 3월 15일 학계·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 각계 여론을 수렴해 단일안을 만들어 빠르면 이달 말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헌안이 공식 발의될 경우 1987년 10월 9차 개헌을 통해 마련된 현행 헌법은 20년 만에 손질을 보게 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의미 = 1987년 6·10 민주항쟁을 통해 탄생한 현행 헌법은 장기독재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대통령 5년 단임 조항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2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단임 조항의 효용성 문제가 정치담론으로 본격 제기되면서 이번에 수술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학계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단임제의 한계를 꾸준히 제기하면서 연임 또는 중임제 개헌을 통해 국정의 효율성과 책임성,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여기에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가 거의 해마다 치러지다시피 해 고비용 정치구조가 혁파되지 않고 있는 현실도 이번 개헌의 동인을 제공했다.

대통령의 임기단축과 동시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키 맞추기를 통해 생산적 정치구조의 토대를 마련,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려 한다는 게 이번 개헌시안 발표의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올해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크게 조정하지 않고 임기 일치를 위한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2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국회의원 임기주기 일치 = 시안에는 차기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주기를 일치시키기 위한 3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제1안은 2012년 2월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 차차기 대통령 및 국회의원 당선자가 임기를 함께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잦은 선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동시선거를 실시하되, 올해 12월 대선과 내년 총선은 예정된 정치 일정에 따라 실시함으로써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대선과 총선 시기를 2월로 정한 것은 현행처럼 대선을 12월에 실시함으로써 정기국회 운영의 어려움에 따른 국회 기능 마비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이 안의 경우 동시선거를 실시하면서도 국회의원의 임기 시작 시점은 선거와 같은 달인 2012년 2월 28일로, 대통령은 한 달 뒤인 3월 31일로 규정했다. 대통령직 인수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 국회가 원구성을 먼저 하도록 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인사청문회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안은 첫 번째 안과 동일하되, 차차기 대선(2012년 1월)과 총선(2012년 2월)의 시차를 1개월 뒀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동시선거가 국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몰표’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권력 독점’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측면이 적용됐다.

3안은 개헌의 취지를 당장 내년부터 적용해 차기 대선과 총선을 내년 2월 동시에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차기 대선과 총선 시기를 건드려야 하는데다 현직 국회의원의 임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민감성을 더한다. 이 경우 현행 헌법에 따라 현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직 국회의원의 임기 단축을 통해 차기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내년에 한해 2월 25일부터 동시에 시작하도록 했다.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선출 = 헌법개정시안은 현행 헌법에 ‘대통령의 사고 등에 따른 궐위 확인’ 조항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정부가 제출한 궐위 확인서를 헌법 해석에 있어 최종적 권한을 가진 헌법재판소가 확인한 때에 궐위한 것으로 보도록 하는” 궐위 확인 절차와 주체를 명문화했다.

대통령이 궐위했을 경우 궐위한 대통령 임기의 남은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이면 현행 헌법 71조에 따라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토록 했다.

궐위에 따른 후임 대통령 선출 기준을 1년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정부는 △1년 동안 두 대통령을 선출하는 번거로움과 정치·사회적 비용 등 국력낭비 요소를 최소화하고 △국정의 연속성과 기존 정책의 마무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권영일 기자









 “각 당이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개헌의 내용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것이 합의가 되거나 신뢰할 만한 대국민 공약으로 이루어진다면,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나 국회에 넘길 용의가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가 헌법개정시안을 공개한 후 ‘헌법 개정시안 발표에 즈음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해 각 정당과 예비 대선후보와 협상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당과 대선후보 희망자들이 책임 있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개헌의 내용과 추진 일정 등에 대해 대화하고 협상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 합의나 공약에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까이 단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도 제안한 내용의 개헌은 반드시 발의하고 통과시킨다는 것이 당론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제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 맞춰 개헌안을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번에 제안하는 개헌안이 지고지선도 아니고 완벽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불일치라는 정치적 이해 상충구조를 해소시키지 않고는 향후 어떤 개헌 논의도 할 수 없는 정치구조 때문에 1단계 개헌을 통해 본격적 개헌 논의의 첫 관문을 열어놓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개헌 논의를 거부하는 정당과 정치 지도자, 그리고 언론에도 적극적인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4년 연임제를 통해 대통령과 여당이 임기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면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헌법개정시안 발표에 즈음한
특별 기자회견 모두발언 요지


대통령 단임제는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정치를 훼손하고, 국가적 전략과제 추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불일치에 따라 전국단위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선거 때마다 ‘정권 심판론’이 제기되고 정치적 갈등과 혼란이 심화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켜 국정 혼란과 갈등 요인을 제거하고, 대통령과 국회가 보다 책임 있게 국정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

이 개헌안을 제안하는 이유는 1단계 개헌을 통해 개헌의 장애요인을 제거함으로써 향후 대한민국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합의하는 본격적 개헌 논의의 첫 관문을 열어 놓자는 것이다.
역사와 국가발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부가 내놓은 헌법개정 시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대화를 촉구한다. 책임 있는 공당과 정치 지도자라면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를 위해서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새로운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이 문제들에 대해 제 정당과 대선후보 희망자들이 책임 있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제 정당 대표 및 대선후보 희망자들과 개헌의 내용과 추진 일정 등에 대해 대화하고 협상할 뜻이 있음을 밝힌다. 각 당이 당론으로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개헌의 내용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것이 합의가 되거나 신뢰할 만한 대국민 공약으로 이뤄진다면 저는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와 국회에 넘길 용의가 있다. 다만 이 합의나 공약에는 차기 대통령 임기를 1년 가까이 단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도 제가 제안한 내용의 개헌은 반드시 발의하고 통과시킨다는 것이 당론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이 제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가 없다면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 맞춰 개헌안을 발의토록 하겠다. 제 정당과 대선후보 희망자들이 진지하고 책임 있게 임하여 이른 시일 내에 신뢰할 만한 대안이 국민 앞에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헌법개정시안 문답풀이

● 대통령 임기와 1회 연임 표현
노무현 대통령은 당초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는데 ‘중임’이란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 ‘대통령은 1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대통령을 연이어 두 번 하는 것 외에도 연임만 아니라면 나중에 또 다시 한 번이나 그 이상 대통령을 더 할 수도 있다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임’ 제한이라고 표현했다.

● 대통령 궐위 시의 후임자 임기
대통령 궐위 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 규정을 두는 이유는. 
▶▶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임기주기)를 계속 일치시키기 위해서다. 재임 중인 대통령의 궐위 등으로 실시한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보궐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임기의 남은 기간’ 중 재임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 대통령·국회의원의 임기(임기주기) 일치와 선거
제1안과 제2안에서 동시선거 규정을 2012년부터 적용하는 이유는.
▶▶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총선은 이미 예정돼 있으므로, 예정된 정치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헌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특히 현 17대 국회의원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에 정치적 유·불리 등을 둘러싼 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1안과 제2안에서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약 1개월 이상 연장되고, 차기 국회의원 임기는 3개월 정도 단축되는데 문제는 없는지.
▶▶ 차기 대통령과 차기 국회의원의 임기 조정은 개정 헌법 부칙에 규정을 두고 있으며 사전에 국민의 의사로 임기 조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과 국회의원에만 한정해 1회적으로 연장 또는 단축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본다.

● 대통령 궐위 시의 후임자 선출 여부와 권한 대행
국회 간선 등 다른 대안은 고려하지 않았는지.
▶▶ 국회 간선제의 경우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실질적으로 정권교체가 되므로 국정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대통령의 궐위에 따른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국무총리 권한대행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대통령 사고 등에 있어서의 궐위 확인
대통령 유고 시 확인 규정을 두는 취지는
▶▶ 대통령이 사망, 사임, 탄핵결정, 기타의 사유로 더 이상 직무 수행을 수행할 수 없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시점에 궐위한것으로 보아 보궐선거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헌법상 명확한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 개정 헌법의 시행 시점
개정 헌법의 시행을 공포한 날로 한 이유는.
▶▶ 헌법 시행일을 공포일로 할 경우 보궐선거와 보궐 대통령의 임기에 관한 규정과 총리 권한대행 규정을 바로 시행할 수 있으므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임기주기) 일치를 위한 개헌 취지를 즉시 관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정헌법을 공포한 날부터 시행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 현 대통령이 차기를 건너뛰고 나중에라도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헌법개정시안에 의하더라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여 연이어 당선되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1회 중임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현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다시는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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