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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무엇보다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차원 높였다. 2015년부터 러시아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기로 한 점, 러시아 내 한국 물류 전용항구 설치, 한국 전용기업 공단 설치, 경제단체 간의 협력 추진이 구체화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도 자원 수출 중심에서 탈피해 첨단기술을 응용한 제품(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수출로 전환할 뜻을 밝혀, 한·러 양국의 경제협력 내용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증명하듯 방러 기간 중 이 대통령이 참석한 한·러 친선 우호를 위한 만찬,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는 예상보다 많은 러시아측 관계, 경제계 인사가 참석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행사 참석자들은 귀국 후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한번 해보자’는 활기와 의욕이 넘친 자리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명태 쿼터를 추가로 확보한 것은 순발력있는 외교가 낳은 성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수역 내 명태 쿼터 증대를 요구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이를 수락하고 실무진에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최근 4년간 4만5000톤에서 2만톤 규모로 줄어든 명태 쿼터가 다시 종전과 같은 4만톤 규모로 원상 회복될 예정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이미 명태 쿼터가 2만톤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당장 추가 어획이 허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확대된 명태 쿼터 적용 시점은 양국 간의 실무진급 후속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기간에 공식적으로 체결된 협력 양해각서(MOU)는 단기복수사증 협정, 광물자원 협력약정, 나노기술 공동협력 양해각서, 금융협력 계약 등 모두 26건이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기관이나 기업들과 맺은 MOU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경제성과는 5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방러 마지막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열린 연설에서 “이제 양국 관계는 경제협력을 넘어 문화·교육·과학기술 등 전 분야로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해가야 할 시점”이라며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러 간의 산업기술 협력시대도 본격 개막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방러 기간 동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와 ‘산업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는 1724년에 설립된 러시아 과학기술의 핵심기관으로 450개의 산하 연구소, 10만여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러시아 최고의 연구기관 집합체다.

양해각서는 △공동연구를 위한 전문가 간 교류 △양·다자 간 심포지엄의 운영 △공동연구팀 및 기관 설립 △공동 교육프로그램 운영 △기술정보·문서·연구결과 교류 △기타 상호간에 합의된 협력분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되어 온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재생에너지 등 원천기술 공동개발 추진 확대
이번 기술협력은 세계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러시아와 사업화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세계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대규모의 고급 연구 인력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세계 선도 기술로는 제트엔진, 인공위성·광전송, 신·재생에너지, 신소재·나노, 바이오, 플라스마, 특수공작기계, 로봇, 광학·레이저, 레이더 등이 꼽힌다. 또 러시아는 대외적 기술협력 의지와 개방성도 갖추고 있어, 사업화 능력을 지닌 한국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측 판단이다.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서 신규 원천기술 공동개발까지 양국 간의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2012년까지 기술도입 추진건수는 130여건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8억2000만원을 여기에 투자하고 내년에 30억원, 2010년까지 56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로 이어지는 3각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북한이 핵시설 복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의장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한 것은 향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체제를 굳힌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개방 3000’으로 대표되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를 높이고 협조를 당부했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약속받았다.

북한을 경유할 천연가스 배관 설치에는 러시아가 주도적으로 북한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한·러 양국은 조심스러운 접근을 통해 북한의 명분을 최대한 살려주면서도 북한 경제난 극복에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남-북-러 3국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경협을 구축하겠다는 중장기적 플랜을 마련한 것이다.

인적 교류 확대도 추진된다. 한·러 양국은 2010년 수교 20주년에 즈음해 국민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으고 젊은층의 교류를 원활히 해 미래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공감을 이뤄냈다.
또 서로 ‘한국의 해’, ‘러시아의 해’를 선정하기로 하고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사증 발급 간소화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문화, 학술·청소년·체육 분야의 교류를 넓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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