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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올림픽선수촌. 지난 여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올림픽에 이어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묵고 있는 숙소 앞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피부색과 생김새가 제각각인 전 세계 장애인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한국 숙소 앞 풀밭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신기한 얼굴로 이곳에 모여든 이유는 베이징 한인회가 한국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합동 차례 행사 때문.

장향숙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김성일 한국선수단장 그리고 이미 경기를 마친 종목 선수 20여명 등은 차례 상을 앞에 놓고 절을 하고 술을 올리며 조상의 음덕을 기렸다. 최원현 선수단 부단장은 “선수단이 나머지 경기도 잘 치르고 몸 건강하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라며 축원도 보탰다.

전 세계 장애인올림픽 선수들은 처음 보는 추석 차례상과 차례 장면을 신기한 듯 들여다보며 연신 카메라 플러시를 터뜨려댔다.

장애인올림픽 못지않게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날의 작은 이벤트는 재중 한인회가 비용과 인력을 부담해 마련한 행사. 10만명에 이르는 중국 거주 동포들의 모임인 재중 한인회는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덜할 우려가 있는 패럴림픽을 올해 주요 지원사업으로 선정해 연초부터 집중적인 준비를 해왔다.

재중 한인회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700만 해외 동포들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인회는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때로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대신해 재외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며 ‘통치권 없는 작은 정부’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한인회는 지역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NGO로서 한인 동포들의 기부금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으며, 해당지역 동포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한인회를 찾아 정보를 얻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중심단체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대다수 한인회는 기본적으로 신년하례식, 체육대회, 송년회 등을 기본적인 행사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한인 사회의 화합을 위해 문화강좌, 음악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정부나 외교당국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대표적 대학도시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한인들은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피츠버그대 본관 ‘배움의 전당(Cathedral of Learning)’에 ‘한국 문화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문화실 건립에 나선 것은 뛰어난 문화유산을 가진 한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면 공식적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 실제 피츠버그 대학에는 유럽 국가와 일본, 중국은 물론,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들도 문화실을 설치해 자국 문화를 알리고 있지만, 한국과 관련된 공간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교민들은 한인회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피츠버그 대학 총장을 면담하는 등의 노력 끝에 마침내 문화실을 배정받는 데 성공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식축구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하인스 워드, 골프 선수 최경주 등이 모금에 동참하는 등 한국 문화실 설치에 필요한 50만 달러의 기금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캐나다 연방총선선 두명의 한인 여성 출사표
해외 거주 한인이 늘어나고 한인회가 성장하면서 현지에서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사례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오는 10월 14일 실시되는 연방 총선에 두 명의 한인 여성이 출사표를 던졌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씨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포트무디 선거구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다. 연아 마틴 후보는 일곱 살 때 이민 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립대학을 졸업하고 이 대학 교육학 석사를 마쳤다. 한인 1.5세로 20여년간 교사로 일했으며, 현재는 코퀴틀람에 있는 밴딩 중학교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 다른 한인 여성은 앨버타주 캘거리의 김희성 씨, 김씨는 지난 2006년 1월 총선 당시 캘거리 센터(Calgary Centre) 선거구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다 2위로 아깝게 패했던 전력이 있다.
김 씨는 서울 출신으로 1982년 맥길 대학교 건축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다. 건축가로 일하면서 캘거리한인회와 한인라이온스클럽 등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한인회의 역사도 길어지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20대의 젊은 유학생이 한인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인회장에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버밍엄 지역 교민들은 한인회 회장으로 유학 3년차로 현재 아스톤대 2학년생인 26살의 김동욱 씨를 선택했다. 30여명의 한인이 재학하는 아스톤대 한인학생회를 설립한 그는 전임 한인회 회장이었던 50대의 주상선 씨가 “한인회는 어른들보다 젊은 사람이 맡아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한인회장을 맡아달라고 제의해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재영 버밍엄한인회는 대부분이 공무원 및 상사 주재원들이 중심으로 불과 몇 년 전에 정식 창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행사를 비롯한 한인들을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하는 등 영국 내 모범적인 지방 한인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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