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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7월 3일 취임 후 1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정부 공식초청으로 방한한 반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한승수 국무총리 내외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반 총장은 환영 인사를 통해 “작년 1월 취임 후 18개월 만에 정든 고국을 찾아와 국민들께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하다”며 “좀 더 일찍 찾아와 국민들께 인사드렸어야 했지만 지난 1년간 시급한 국제문제를 처리하느라 늦어져 국민들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레바논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펼치고 있는 동명부대에 파견될 장병과 간담회를 갖고 우주인 이소연 씨와 만난 뒤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등 첫날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서울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내일의 리더로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포용하면 세계를 바꿀 수 있고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면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날 30여 년간 국가에 봉사하고 우리나라 외교 발전에 기여한 점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에 힘쓰고 있는 공적 등으로 서울대에서 명예 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날 저녁 반 총장은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1년 8개월 전에 살았던 ‘집’을 둘러본 뒤, ‘정들었던 공관을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초청해준 데 감사드립니다’라고 방명록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방한 이틀째를 맞이한 7월 5일, 반 총장은 ‘친정’인 외교통상부를 찾았다. 외교부 직원들도 1년 8개월 만에 다시 청사를 찾은 반 총장을 맞아 환호했다. ‘한국인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한 반 총장과 함께 외교가가 축제 한마당을 벌인 셈이다. 특히 한국 외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꿈을 현실화시킨 때문인지 외교부 사람들은 마음껏 기쁨을 공유했다. 이어 반 총장은 유 장관을 만나 “유 장관(당시 1차관)은 외교부 장관으로,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회담을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운을 뗐다.

회담을 마친 반 총장은 외교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장인 청사 18층 회의실에 반 총장이 나타나자 직원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로 ‘돌아온 장관’을 맞이했다. 화사한 꽃다발까지 받은 반 총장은 시종 즐거운 표정이었다. 반 총장은 이어 자신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축하하기 위해 청사 2층에 마련한 엠블럼(유엔 상징에 만국기를 나열한 형상) 앞에서 유 장관 등 간부직원 및 유엔 고위인사들과 기념촬영을 갖고 청사를 떠났다.

반 총장은 방한 3일째인 지난 5일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찾았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 직후인 2006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고향을 방문한 것이다. 600∼700명에 달하는 환영인파의 환호 속에 차에서 내린 반 총장 내외는 곧장 마을 뒷산 중턱에 모셔진 부친과 조부의 묘소를 찾아 직접 향에 불을 붙이고 큰 절을 올렸다. 백발이 성성한 반 총장의 모친 신현순(86) 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남편 묘 앞에서 “사무총장 된 큰아들이 왔어요”라고 오열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어 반 총장은 청주로 향했다. 청주대학교에서 열린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들려주면서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꿈과 포부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한국전쟁 세대인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젊은 여러분을 보니 거의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온 것 같다. 대학 1학년이던 1962년엔 흑백 텔레비전, 벽에 꽂는 전화기가 전부였고, 컴퓨터는 없었고, 인터넷으로 세계와 통교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린 포부와 이상을 가졌었다. 우리 세대는 전쟁을 거쳤지만 평화를 향한 커다란 희망을 간직했다.”

그는 충주고 3학년 재학 당시 대한적십자사 주관 전국학생영어웅변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미국 백악관을 방문,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운 사실을 언급하며 “열심히 공부하면 뭐든지 가능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로 올라와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만찬에 참석해 유엔활동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동참과 지원을 재차 호소했다.

반 총장은 6일에는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그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관련,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들어서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김 장관과의 조찬 회동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방한 행사를 마무리하고, 7월 7일 오전 G8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도야코로 떠났다.

한편, 정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이 정부 및 기업, 정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 환기된 같다”면서 “국력에 비해 미흡한 국제사회 기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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