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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됐던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문화재가 돌아온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은 11월 8일 전화통화를 갖고 도서 관련 협정문안과 도서 반환 범위에 합의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양국 장관은 협정문안에서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 1천2백5책(冊)을 인도(반환)하고 ▲협정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도서를 인도하며 ▲양국 간 문화교류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11월 14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화재 반환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마에하라 일본 외상은 11월 9일 <조선왕실의궤> 등 문화재를 한국에 인도하는 협정을 현재 개회 중인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이들 문화재는 빠르면 올해 안에 돌아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반환에 합의한 도서는 조선시대 국가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 1백67책 전부,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인 <대전회통> 1책, 상고 때부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의 문물제도를 총망라한 <증보문헌비고> 99책, 규장각에서 반출된 도서 9백38책이다. 이들 도서는 현재 일본 왕실의 사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번 도서 반환은 1965년 한일 문화재 반환협약 당시 궁내청 소장분 8백52점을 포함해 모두 1천4백32점을 반환받은 데 이어 두 번째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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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선왕실의궤>는 조선 왕실의 즉위식, 관혼상제 등의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자세히 기록한 것으로 2007년 6월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귀중한 문화재다.
하지만 당초 관심을 모았던 조선 왕조의 제왕학 강의인 <경연도서>와 대한제국 황실도서관이 소장했던 <제실도서>는 반환 목록에서 제외됐다. 조선총독부를 통한 반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협정문안을 놓고 한국 측은 소유권이 한국에 있다는 입장에 따라 ‘인도’가 아니라 ‘반환’이라고 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으나 일본은 ‘인도’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양측은 ‘반환’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를 인도한다’는 표현을 쓰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11월 9일 국무회의에서는 돌려받는 문화재를 놓고 ‘반환’이냐 ‘인도’냐는 토론이 오갔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우리 것을 (일본이) 가져간 것이니 당연히 반환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일본 입장에선 인도라고 해도 우리 입장에선 반환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번 도서 반환은 일본의 강제병합 1백 년을 맞아 지난 8월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발표한 담화를 착실히 이행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한일 우호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로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문화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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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 총리는 8월 10일 담화에서 한일강제병합을 통절한 반성과 진심으로 사죄하며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거쳐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인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을 펼쳐온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는 11월 9일 서울 조계사 중앙신도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재 환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환수위는 2006년 창립 이래 4년간 한일 양국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남북 불교계, 지방자치단체 등과 뜻을 모아 문화재 환수운동을 전개해왔다.
환수위 사무처장 혜문스님은 “<조선왕실의궤>는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에 포함된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에 의거해 돌아오는 것이므로 한일 관계에서의 분명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제실도서>, <경연도서>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우리가 유통 경로를 입증하지 못했고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의궤의 경우 환수위가 4년 동안 일본 외무성에 지속적인 반환을 요구했고 국회 결의안도 2차례나 채택했다. 
환수위는 문화재 환수도 중요하지만 환수 이후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문스님은 “의궤 역시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지만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서둘러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수위는 11월 8일 국회에 ‘일본 궁내청에서 되찾은 의궤 국보지정 청원’을 제출했다.
우리 정부는 광복 후 60여 년간 해외 유출 문화재 반환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7천5백여 점의 문화재를 회수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우리 문화재가 해외에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청이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는 10만7천8백57점이고, 일본에만 6만1천4백9점이 있다.
1970년 11월 14일 제16차 유네스코 총회의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은 “외국 군대에 의한 일국의 점령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강제적인 문화재의 반출과 소유권의 양도는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술국치 1백 년이 되는 올해 국보급 유물인 <조선왕실의궤> 등 해외 반출 문화재가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혜문스님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강탈 문화재 환수가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궤는 일본 궁내청, 즉 천황궁이 소유하고 있던 문화재인 데도 수년간 노력으로 가능해졌다”며 “북관대첩비, 실록, 의궤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우리의 노력 여하로 결정될 문제이지 법적 한계를 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역설했다.
글·이혜련 기자
*권(卷)은 내용(주제)상의 한 묶음, 책(冊)은 물리적으로 종이를 묶은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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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