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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10월 26, 27일 이틀 동안 북한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렸다. 우리 측에서는 김용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단장)과 김의도 남북교류실행위원(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 김성근 남북교류팀장이, 북측에서는 최성익 적십자회중앙위원회 부위원장(단장)과 박용일 중앙위원, 조정철 부부장이 각기 대표단으로 나섰다.

남북한 양측은 세 번의 전체회의와 두 번의 수석대표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11월 25일 차기 적십자회담을 열어 논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상봉 정례화, 생사·주소 확인, 서신 교환,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 사업 등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3월부터(겨울철인 12월~2월은 제외) 매월 1회 남북 각각 1백 가족씩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상봉하는 것을 정례화하고, 올해 12월부터 남북 각각 5천명씩 생사·주소 확인 사업을 실시하며, 내년 1월부터 남북 각각 1천명씩 서신 교환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했다.

또 이미 상봉한 가족들의 재상봉과 이산가족들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상시적으로 상봉하는 문제, 내년 4월에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 사업 등을 제의했다. 이와 함께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제기했다.

북측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함께 인도주의적 협력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쌀 5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서는 상봉 장소 문제가 결정적으로 풀려야 한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된 실무회담이 조속히 개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지원 요청에 대해 우리 측은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사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고 북측에 설명했다. 또 금강산 관광은 이산가족 문제와 별개이며, 상봉 정례화와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남북한의 의견차가 확인됨에 따라 우리 측은 차기 적십자회담을 열어 이번 회담에서 논의한 상봉 정례화와 북측의 대규모 지원 요구를 다시 논의하자고 제의해 북측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남북한 쌍방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의 요구를 충분히 개진한 만큼 이를 검토한 후 차기 회담에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함으로써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로 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용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북측과 협의했으나 북측이 금강산 관광 등 이산가족 상봉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를 제기해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하지만 차기 회담 일정에는 합의한 만큼 앞으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금강산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남측 방문단 1백명은 11월 3일부터 5일까지 북한의 가족을 만나며, 북측 방문단은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남쪽 가족을 만났다.

이는 지난 9월 11일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제의가 있은 후 남북 간 상봉 장소 문제 등에 이견이 있었지만 3차례에 걸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끝에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6박7일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은 각각 2백명의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 교환 및 생사확인 회보서 교환, 최종 명단 교환을 통해 상봉 대상자를 각각 1백명씩 선정했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해 9월 이후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지속된 이래 처음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산가족 1세대 대부분이 80, 90세 이상 고령으로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1년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번 상봉에서도 남측 대상자 1백명이 모두 70세 이상이며 이 가운데 80대가 52명으로 가장 많고 90세 이상도 21명이나 된다.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최민규 간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기존에 17차례에 걸쳐 진행된 상봉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번 행사가 그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신호가 돼 인도적 교류협력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외에도 남북관계를 이어줄 또 다른 사업도 진행됐다.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한 첫 구호물자로 쌀 5천 톤이 10월 25일 군산항을 출발했다. 이 쌀은 중국 단둥항을 거쳐 육로를 통해 신의주로 전달된다. 이번 대북 수해물자 지원은 지난 8월 북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1백억원 상당의 수해물자 지원을 제의했고, 이를 북한이 수용해 이뤄졌다.

북한에서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호우가 내려 5천5백60여 가구가 침수됐고, 특히 압록강이 범람해 14명의 인명피해와 1만5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국제적십자연맹은 파악했다.

정부는 쌀 지원에 이어 시멘트 1만 톤(40킬로그램짜리 25만 포대), 컵라면 3백만 개, 기초의약품 등을 12월 23일까지 전달할 예정이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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