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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르틴 페레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은 8월 30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한·페루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해 3월 양국이 첫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 중인 품목에 대한 관세를 모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대표는 페루 대통령궁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한·페루 양측은 상품, 무역규제, 위생 및 검역(SPS), 원산지, 통관,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지적재산권, 경쟁정책,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등 총 25개 분야에서 매우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에 합의했다”고 공표했다.
 

이번 FTA 협상 타결로 향후 양국 간 교역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컬러TV, 세탁기, 냉장고 등의 수출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FTA를 맺은 두 번째 중남미 국가인 페루는 한국과의 농수산물 교역에서 수출 증대를 기대하게 됐다.

페루 측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페루 관세율 9퍼센트)와 관련해 대형차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중형차에 대한 관세는 5년 내, 기타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10년 내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우리의 대(對)페루 자동차 수출 규모는 연간 9천7백만 달러로, 전체 대페루 수출 총액 중 가장 큰 비중(16.2퍼센트)을 차지하고 있다.





 

페루 측은 이 밖에도 컬러TV(페루 관세율 9퍼센트)에 대한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세탁기(17퍼센트)는 4년 내, 냉장고(17퍼센트)는 10년 내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의 수출 규모는 컬러TV 9백90만 달러, 냉장고 2백63만 달러, 세탁기 25만 달러다.

이번 FTA 협상에서 페루 측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오징어에 대한 우리 측 관세(10∼22퍼센트)는 5∼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수입액이 큰 냉동·조미·자숙(삶은) 오징어는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내에 철폐한다.

또 우리로서는 수입이 불가피한 항목인 커피 관세(2퍼센트)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아스파라거스(20∼27퍼센트)는 3년 내, 바나나(30퍼센트)에 대한 관세는 5년 내에 철폐한다.
 

우리 통상 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양허(시장 개방) 제외 ▲농산물 세이프가드 ▲계절관세 ▲장기 관세철폐 기간 설정 등 다양한 예외적 수단을 확보해 국내 농수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인삼류, 명태 등 1백7개 품목을 양허 제외했고, 여타 2백2개 민감 농수산물은 10년을 초과하는 장기 관세 철폐 항목으로 돌리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학교급식 조달 예외 조항’에도 합의해 학교 급식용 식재료 구매에서 우리 농산물 우선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양국의 관세 감축으로 자국 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상품에 대한 관세를 최혜국대우(MFN·통상 등에서 여느 외국보다 유리한 대우 부여) 관세율까지 인상할 수 있는 양자 세이프가드 제도에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닭고기, 무당연유, 치즈, 천연꿀, 녹두, 팥 등 ‘민감 농산물’에 대한 농산물 세이프가드도 도입했다.

외교통상부 최철규 통상기획홍보관은 9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간 법률 검토작업 등을 통해 최종 협정문을 확정한 뒤 11월쯤 가서명이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 초 정식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페루 간 교역 규모는 15억6천만 달러(2009년 기준)로, 페루는 중남미 국가 중 우리의 9번째 교역국이다. 교역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페루는 최근 5년간 중남미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아연, 주석, 납, 금, 은, 동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한편 이번 한·페루 FTA 타결을 계기로 정부는 콜롬비아, 멕시코 등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남미 국가와의 FTA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협상이 시작된 한·콜롬비아 FTA는 지금까지 3차례 협상을 가졌고 오는 10월 제4차 협상이 예정돼 있다. 또 2008년 6월 제2차 협상을 마친 뒤 소강상태에 빠졌던 한·멕시코 FTA도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을 계기로 곧 추가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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