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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략포럼 2010’ 한국 미래전략 논의



 

“향후 한국이 계속 성장하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융합과 콘텐츠가 필요하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6월 8, 9일 양일간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세계전략포럼(WSF) 2010’ 둘째 날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곽 위원장은 ‘G20 체제와 한국의 미래전략’이란 제목의 연설을 통해 “선진국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는 틀을 깨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노동과 자본에 충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도 포럼 첫날 곽 위원장과 같은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계산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세계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달려 있다”며 한국의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기대했다. 다음은 두 사람의 기조연설 주요 내용.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더라도 노동과 자본의 패러다임을 바꾸면 저성장의 틀을 깰 수 있다. 바로 ‘퓨전(Fusion)’과 ‘컨버전스(Convergence)’, 우리말로 ‘융합’이다. 즉 노동과 자본공급에 있어 해외 인력이나 자본을 적극 끌어들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빈손으로 출발해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성공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현재 가구당 소득의 20~50퍼센트를 사교육에 지출하는 등 우리의 장점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저 출산율로 향후 노동력 공급이 우려되고 있다. 자녀 사교육비로 돈을 다 쓰고 나니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후대책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면 반드시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고만 보지는 않는다. 최근 노동에 있어서는 복수 국적을 인정하는 법이 통과됐고, 자본에 있어서는 아부다비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하는 등 ‘융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개혁이 성공하고, 우수한 해외 ‘휴먼 캐피털(인적 자본)’을 유인하는 등 퓨전과 컨버전스에 적극 나선다면 ‘선진국=저성장’이란 틀을 깰 수 있다.

향후 우리나라가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에 있어서는 ▲콘텐츠 ▲미디어 ▲3D를 어떻게 엮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과거 30년을 현재와 비교하면 가장 많이 변한 것이 기술이다. 정부가 기술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 미래는 민간이 선도해야 한다.

영화 <아바타>의 경제적 가치는 서울 강남아파트 3천4백 채, 현대자동차 아반떼 16만 대, 아시아나항공 1년 매출과 맞먹을 정도다. 앞으로 5년 후 앱스토어는 7배, 스마트폰은 11배, 3D는 10배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콘텐츠를 뒤흔든 추세가 앞으로 10년은 갈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제조업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콘텐츠는 사회 분위기가 자유로운 우리에게 경쟁력이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의 예만 봐도 우리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지만 중국은 시장경제임에도 정치적 규제가 있다. 콘텐츠에 따라 10년 후 우리나라 10대 대기업의 순위가 모두 바뀔 것이다.
 

 

5개월 뒤 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G20은 G7을 대신해 국제경제의 공조를 논의하는 세계경제의 장(場)이다. G20은 세계 인구의 3분의 2, 생산량의 10분의 9를 차지한다.

한국이 이번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경제의 동향과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국제 번영을 이끄는 동력이며 세계경제의 성장 여부를 볼 수 있는 가늠자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발전과 성장으로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 세대 안에 빈곤에서 탈출한 모델이 되고 있는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의 가교가 될 수 있다.





 

의장국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경제의 회복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균형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러한 과제 달성을 위한 몇 가지 도구를 보자. 첫째, G20 그 자체다. 논의를 조율하고, 합의된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도구다. 둘째, 법치주의 확립이다. 자본주의야말로 가장 역동적인 체제지만 힘 있는 소수가 법을 조작하면 지지를 잃을 수 있다. 셋째, 자유로운 통상정책이다. 보호주의는 큰 과오가 될 수 있다.

국지적 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 공조는 습관이 돼야 한다. 이는 경제영역뿐 아니라 안보에도 적용된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에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다.

구소련의 해체로 북한은 혼자가 됐다. 중국도 경제가 개방돼 북한에 대해 같은 길로 가야 한다는 압력을 줬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문제는 변화가 주는 이익을 취하되 그에 따른 위험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화해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사라지는 추세다. 일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예측 가능한 한반도 상황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앞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해도 북한 정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수년에 걸쳐 한국 정부는 우호적이었지만 북한은 안보위협을 가했다.

북한은 세계 규범을 따라야 한다. 북한은 그 안에서 생존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 더 강해질 수는 없다. G20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과 한국이 걸어온 다른 길의 차이에 주목할 것이다. 우리도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북한사회에 인도적 요구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관계 개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다음 행보를 알 수 없는 북한의 태도는 한국과 미국에 정책적 딜레마를 야기한다. 딜레마를 해결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한국의 성취를 가려서는 안 된다. 한국은 세계의 중심에 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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