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월 15일 서울 신라호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마주했지만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의 분위기는 썩 밝지 않았다. 6차 회담이 주는 무게 탓일까.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 등 참석자들의 얼굴은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당초 6차 협상은 미국의 무역구제 분야 양보수준이 윤곽을 보이면 한국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자동차 배기량 기준 세제 개선과 다국적 제약회사의 보험약가의 결정 과정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후 미국은 다시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폭을 결정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구제 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사실상 거부함으로써 협상진행은 오리무중으로 빠졌다.

미국 측의 거부이유는 우리의 제안이 미국 반덤핑법·상계관세법 등의 개정을 필요로 하며,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하는 한 한국 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의회는 미국산 쇠고기 뼛조각 문제로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6차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 쟁점을 합의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핵심 쟁점에 대한 ‘빅딜’은 다음달 7차 협상부터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큰 진전이 없는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위생 검역 회의는 열지 않는다. 만나 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은 “이견을 좁혀 협상을 최종 타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6차 협상에서 일반 쟁점들을 마무리한 뒤 다음달 열리는 7차 협상부터 핵심 쟁점을 놓고 빅딜을 시도해 3월 말까지 협상을 타결짓는다는 전략이다.







10년 후를 대비하는 한국의 전략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박사는 “이번 협상은 10년, 50년 후 한국을 준비한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가난의 굴레를 벗고 민주화를 이룬 한국을 세계 많은 사람들은 ‘아시아의 샛별’로 불렀다. 그랬던 한국이 최근 점점 그들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급부상으로 우리 경제는 상대적으로 빛을 잃었다.

정부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FTA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중국과의 FTA 협상도 올해 중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항해는 험난하기만 하다. 미국은 FTA협상에서 우리의 시장개방을 요구하면서 자국시장은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습이다. 이 같은 미국의 태도는 ‘더 받아내겠다’는 고도의 전략을 깔고 있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쌀·자동차·의약품·쇠고기·서비스·투자 등 전방위적인 미국의 공세에 비해 미미하기 그지없는 무역구제 요구마저 거부하면서 그걸 축소하거나 대체를 요구한 것은 사실상 다른 분야에서 ‘더 내놓으라’는 간접적 압박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 역시 판을 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선진화와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세계 최강의 시장인 미국과 FTA를 체결하려는 한국. 반면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에서 서비스와 농업 분야의 시장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있어 한·미 FTA 협상이 좌초하거나 난파될 위험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미 FTA가 앞으로 어떤 항로를 항해할지 6차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Interview 


 “시련은 있어도 끝까지 머리 맞댈 것 ”

   백두옥 한·미 FTA 무역구제반장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미국 무역대표부가 계속 협상하겠다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끝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미 FTA 무역구제반장인 백두옥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 조사총괄팀장은 6차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김 팀장은 미국 측이 법 개정 사항이라도 우리의 무역구제 요구를 들어줄지 말지는 현재로선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경제부 이원태 관세제도과장, 외교통상부 김영재 1등 서기관과 함께 핵심 의제로 떠오른 무역구제팀을 이끌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동안 미국 측과 막후 접촉을 했나.
“미 의회보고서의 진의를 파악하고자 카운터 파트인 존 헨더슨 무역구제담당 국장에게 편지를 썼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2시간 반 동안 통화했다고 들었다. 아직까지 미국 측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미 의회보고서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미 무역대표부가 미 의회와 우리 측 주장을 서로 모순되지 않게 접목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문안이나 새로운 내용을 우리가 제시한다면 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측의 요구사항을 의회 보고서에 적시했고, 또 우리와 계속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명백히 했다.”

무역구제조항이 타결 안되면 협상자체가 물 건너간 것인가.
“그렇진 않다. 두 나라 협상단이 합의만 한다면 법 개정 사항이라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역구제 때문에 협상 자체가 결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역구제와 다른 사항, 자동차 등과의 ‘빅딜’가능성은.
“내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협상 수석대표나 통상교섭본부장 차원에서 고려할 사항이다.”

우리 요구사항의 문구를 수정하면 미국이 받아들일까.
“미국이 그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가 내용을 다소 변경했다고 해서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계속 검토해봐야 한다.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나타날 문제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인도. 이를 두고 “This is India”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영국 BBC 방송에서는 흥미 있는 특집 하나를 방영했다. “세계 최고를 향한 경쟁(Race to the Top of the World)” 이라는 제목 아래 인도와 중국의 현주소,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비교했다. BBC 방송은 인도는 11억 인구로 대표되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경제허브로서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디아(Chindia)’란 이름으로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잠재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는 최근 3년간 8%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8%대 후반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산층 덕분에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6918억 달러로 세계 10위다. 인도 국가응용경제연구위원회는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은 전체 인구의 25~30%인 2억8000만 명 안팎으로 파악한다.
앞으로 4년 뒤, 2010년이면 세계 4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2020년 세계 GDP의 8.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1차 상품 양허안 교환
정부는 올해 안으로 인도와 FTA를 체결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와 인도는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CEPA) 체결을 위해 지난해 모두 4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 이달 10~12일 인도에서 열린 5차 협상에서는 상품과 투자분야에서 협정문안에 합의하는 등 큰 진전을 이뤘다. CEPA는 상품교역·서비스교역·투자·경제교역 등 경제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협정으로 실질적으로 FTA와 동일한 성격을 갖는다.
윤호춘 KOTRA 뭄바이 무역관장은 “CEPA가 발효되면 10%이상의 원가절감은 물론 두 나라 간 교역량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는 실행관세율이 평균 29%에 이르는 고관세 국가이다. 따라서 CEPA가 체결되면 인도 시장은 한걸음 더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인도 교역은 지난 2003년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과 인도의 무역규모는 90억 달러. 올해 100억 달러 돌파는 물론 130억~140억 달러도 가능해 보인다.  인도의 최대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의 베누고팔 두트 회장은 “2010년까지는 양국 교역규모가 150억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정도면 한국이 인도의 5~6위 무역파트너가 된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만 두 차례 현지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도 지난해 말 인도행 비행기를 탔다. 인도 가전시장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2위를 달리고 있다. 

권영일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